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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재주꾼, 이성희 [People :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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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양정윤

만능 재주꾼, 이성희

이성희는 이력이 독특하다. 리틀엔젤스 단원 출신,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로 활동했고 뛰어난 노래와 춤 실력으로 방송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다. 그런 그녀가 다양한 이력을 뒤로하고 골프를 시작한 계기, 골프가 주는 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_인혜정

빙판 위의 여전사, 골프채 잡다

어린 시절 이성희는 끼 많은 아이였다. 네 살 때 아이스스케이트, 여섯 살 때 아이스하키를 시작하며 타고난 운동신경을 자랑했다. 동시에 무용과 음악에 소질이 있었던 그녀는 어린이 민속무용 및 합창단인 ‘리틀엔젤스’에 입단하며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또 똑 부러지는 말솜씨와 노래 실력으로 방송 출연 경험도 많다. 그러던 중 그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다시 빙판 위에 섰고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하며 ‘빙판 위의 여전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친오빠가 현재 아이스하키 선수예요. 어릴 때 오빠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버지는 여자인 제가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어요. 오히려 골프를 하길 바랐죠. 아버지는 주무실 때도 TV를 켜놓을 정도로 골프광이거든요. 지금도 골프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세요.”
2008년, 중학교 2학년 때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 놀러 간 연습장에서 몇 번 클럽을 휘둘렀다. “그때 드라이버 샷을 200야드 정도 날려 보냈어요. 레슨 프로가 아버지에게 몰래 선수를 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죠. 그 일을 계기로 진지하게 골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성희는 명지중학교 3학년 재학 시절, 중고연맹대회에 참가하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또래보다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한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사실 처음에는 정적인 골프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골프의 매력에 빠져들었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녀는 앞으로 어떤 골퍼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퍼포먼스가 강한 밝은 이미지의 골퍼가 되길 원해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경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항상 웃으려고 노력한다. 가끔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부모에게 “성희, 오늘 잘 쳤나 봐요?”라며 물어올 때도 있다고 한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제 겉모습에서 짜증이 묻어난다면 지켜보는 골프 팬들의 마음도 좋지 않을 거예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골프를 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어요. 이왕이면 골프 팬도 즐겁게 골프를 관람하는 게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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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g 체중 불리고, 경험치는 높이고

말라깽이였던 이성희는 선천적으로 힘이 있었다. 하지만 골프에서 힘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체중이 필요했다. 따라서 그녀는 다섯 달 동안 체중을 15kg이나 불렸다. “지금도 부모님은 저를 많이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녀는 불어난 체중과 더불어 아이스하키를 통해 다져온 기본 체력, 타고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4년 만에 빠른 수확을 얻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데 이어 그해 겨울, 정회원 자격까지 얻으며 드림(2부)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하지만 그녀는 프로 데뷔 이후 2년간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조건부 시드로 2부투어 생활을 하며 전전긍긍해야 했다. 2013년에는 4개 대회에 참가해 3개 대회에서, 2014년에도 8개 대회에 참가해 절반 이상 컷 탈락해 자존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런 순간은 그녀를 괴롭혔다. “아직 많이 알지 못하는데 프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공이 잘 맞을 리 만무했다. 좋지 않은 상황은 반복되었다. “그때는 공 치는 게 두려웠어요. 스트레스가 심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죠.”
그녀는 부모님에게 몇 번이나 포기하겠다고 심정을 털어놓았지만 그들은 “오랫동안 골프를 해온 게 아니니 탈이 난 것 같다.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라며 다독였다.
그녀에게 가장 큰 문제는 또래보다 부족한 경험이었다.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빠르게 프로 무대에 합류했지만 경험치는 재능으로도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 시간이 필요했다. 2015년은 그녀의 경험치를 끌어올리는 한 해가 되었다. 18개 대회를 소화하며 다양한 코스를 체험했고 드림투어 군산CC컵 시드전에서 2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몇 가지 성과가 있었다. 비바하트배 드림투어 6차전 2위, 정규투어 시드전 예선 1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규투어 시드전은 그녀에게 가장 아쉬웠던 대회로 꼽힌다. 예선 1위를 기록하며 모두가 본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상황으로 정규투어 카드를 얻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몸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최대한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결국 홀을 다 마치지 못했죠. 뭐에 씐 것처럼 플레이도 제 맘대로 잘 안 되더라고요.”
올해 그녀는 2부투어 풀시드를 확보하며 더욱 안정적으로 기량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올해 감이 좋아요. 자신감도 되찾았고, 제 가능성도 발견한 뜻깊은 한 해였어요. 뿌리가 탄탄한 골퍼로 성장하라고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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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의 효도 철학

이성희는 늦둥이다. 언니와 아홉 살, 오빠와는 다섯 살 터울이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부모는 늦둥이에 대한 사랑이 끔찍하다.
“부모님은 제게 심장 같은 존재예요. 마지막 남은 힘을 저에게 다 쏟아붓고 계시죠.”
그들 셋은 줄곧 경기장에 함께 다닌다. 골프광인 아버지는 골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다 보니 경기 결과로 딸을 다그치는 법이 없다. 아버지는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라며 딸이 심적으로 동요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돕는다.
“매일매일 여행하는 기분이에요. 부모님이 체력이 되는 한 투어 생활을 끝까지 함께하고 싶어요. 그게 부모님의 낙이기도 하고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항상 같이 지내다 보니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어 골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현재 광운대에 재학 중인 이성희는 투어 생활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도 열심이다. “지난해 겨울 기말고사 때 리포트를 130장 가까이 제출했어요. 일주일 동안 방 안에 처박혀서 리포트 작성만 했던 게 떠오릅니다. 학교에 가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다른 분야에서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걸 배워요. 물론 기분도 전환되는 느낌이 듭니다.”
귀여운 외모에 여성스러워 보이는 그녀는 치마를 즐겨 입을 것 같지만 의외로 긴바지만 입는다. 바지가 치마보다 운동할 때 신경이 덜 쓰인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경기 때 딱 한 번 치마를 입었어요. 올해는 치마를 자주 입어볼 계획입니다. 한두 번만 입고 다시 바지를 입지 않을까 봐 걱정이지만 일단 도전해볼 계획이에요. 예쁘게 옷을 입는다면 자신감도 한층 올라가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과거 그녀의 다양한 재능을 알아본 골프 관계자들은 종종 “미디어 프로에 관심 없느냐”고 생각을 묻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성희는 말한다.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우선 투어 활동에 올인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룬 훗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골프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물론 미디어 프로도 그중 하나입니다.”
올해 그녀의 계획은 2부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정규투어로 진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드림투어 6차전 연장전까지 치렀던 휘닉스파크컨트리클럽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어요.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고 싶습니다. ‘나 해냈어’라는 자신감이 한 단계 올라서는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Lee Sung-Hee 이성희
생년월일 1994년 7월26일 신장 163cm 프로 데뷔 2012년 11월
경력 2017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예선 1위, 2016 드림투어 6차전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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