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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골프의 진수를 맛보다 [Travel :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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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골프의 진수를 맛보다

인도네시아는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첫 방문보다 일정은 타이트했지만 더 많은 골프장을 돌아봤다. 그리고 그 매력에 깊이 빠져들고 말았다. 모든 여행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에는 특히 더했다. 푹푹 찌는 날씨가 왠지 어색하지 않았고 캐디의 밝고 예쁜 미소가 낯설지 않았으며 자연과 한껏 어우러진 코스의 풍광이 눈에 더 들어왔다.

글_고형승 / 사진_고형승, 이승훈, 골프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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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자바, 수마트라, 보르네오 등과 같은 큰 섬과 1만여 개가 넘는 작은 섬으로 이뤄진 열도 국가다. 국토 면적은 약 190만㎢이며 우리나라의 19배 정도다. 수도는 자카르타(Jakarta)다. 인구난 약 2억 6000만 명 (세계5위). 그중 약 86%가 이슬람교이며 개신교(6%), 천주교(3%), 힌두교(2%) 순이다. 인도네시아어가 공용어이며 통화 단위로는 루피아(Rupiah)를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의 아침은 세계에서 가장 이른 편이다. 인구가 많은 만큼 교통량이 어마어마하다. 특히 수도 자카르타는 싱가포르 면적(697㎢)과 비슷한 650㎢이지만 인구는 약 1200만 명(싱가포르는 약 580만 명)에 달한다. 새벽 6시만 넘어도 도로는 차량과 오토바이가 뒤섞여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평일 출근길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움직이는 게 좋다. 2015년 말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이후 오랜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자카르타주(州) 문화관광부에서  직접 초청한 이번 팸투어에는 국내 골프 전문 기자 네 명과 여행사 대표 두 명이 참가했다. 사흘간 자바섬에 위치한 여섯 곳의 골프장을 돌아보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일행은 매일 새벽 4시30분에 기상해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며 이동했다. 매번 같은 메뉴였다. 딱딱한 빵 몇 조각과 과일 조금. 마지막 날 우리는 더는 먹을 수 없다며 도시락을 버스에 내팽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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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ONE :
보고르라야 & 센툴하이랜즈

인도네시아 베스트 코스 중 하나인 클럽골프보고르라야(Klub Golf Bogor Raya)를 가장 먼저 방문했다. 2년 전 11월에 방문했을 때는 몇 홀만 돌아도 현기증이 날 만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반바지를 챙겨 입고 코스로 나가자 습도는 여전히 높았고 온전한 정신으로 18홀을 마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햇볕은 따가웠다. 보고르라야는 호주의 설계가 그레이엄 마시(Graham Marsh)가 설계한 골프장이다. 파71, 18홀(화이트 티 기준 : 5551m)로 구성된 보고르라야는 대규모 레스토랑과 럭셔리한 라커룸이 눈길을 끈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가끔 저 멀리서 노랫소리가 들리곤 한다. 야외 테라스 형태로 만들어진 레스토랑은 수십 명이 모여 행사를 해도 될 만큼 널따랗다. 일행이 방문한 날에도 밴드 연주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는 부르는 이들이 있었다. 라커룸 역시 고급스럽다. 라커룸에는 별도의 마사지룸과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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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라야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캐디와 웨이트리스가 고객을 응대한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지는 미소와 서비스로 라운드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요즘 인도네시아에서는 개디에게 팁으로 20만 루피아(약 1만7000원) 정도를 주면 적당하다. 개인적으로는 오른쪽에 커다란 워터해저드가 있는 파3, 11번홀(152m)의 경치가 가장 아름다웠다. 시원한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해저드로부터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무더운 날씨로 축축 늘어지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홀인데 그린 좌우의 벙커를 잘 피해 공략해야 한다.
 
18번홀(파4, 356m)은 또 하나의 시그니처 홀이라 할 수 있다. 백 티 기준으로는 402m의 다소 긴 홀이다. 카트 도로가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모양새다. 화이트 티에서 앞쪽 페어웨이를 공략하려면 165m만 보내면 된다. 하지만 그린에 볼을 올리기 위해서는 240m를 날려 보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카트 도로를 넘겨 우측 페어웨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화이트 티에서 볼을 250m 이상 보낼 수 있어야 가능할 만큼 거리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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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라야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두 번째 골프장으로 향했다. 센툴하이랜즈골프클럽(Sentul Highlands Golf Club)은 남아공 출신의 게리 플레이어가 디자인한 챔피언십 코스다. 1997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은 18홀(화이트 티 기준:5170m)로 구성되어 있다. 20년 전에 문을 연 코스라 그런지 전장은 무척 짧은 편이다. 오후 들어 구름이 해를 가린 탓도 있었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골프장의 지리적 특성상 선선한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와 라운드를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전에 너무 더운 날씨에 플레이한 터라 오히려 쌀쌀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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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툴하이랜즈의 코스는 짧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 코스 곳곳에 커다란 바위가 놓여 있고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협곡 형태의 구불구불한 계류가 많다. 챔피언십 코스답게 열네 개의 클럽을 골고루 사용해야 18홀을 마칠 수 있다.

파 4,5번홀(333m)은 드라마틱한 오르막 홀로 센툴하이랜즈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다. 엘리베이티드 그린이라 핀이 앞쪽에 꽂힐 경우 상당히 까다롭다. 내리막 퍼트를 조금이라도 세게 치면 페어웨이까지 볼이 굴러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후반 9홀은 전반 9홀보다 거리가 짧지만 더 도전적인 코스다. 특히 파5인 11번과 17번홀에서는 현명하게 플레이하지 않으면 스코어를 왕창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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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TWO :
로열자카르타 & 에메랄다

둘째 날도 여전히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버스에 올랐다. 첫 번째 방문할 골프장은 자카르타 도심에 위치한 로열자카르타골프클럽(Royale Jakarta Golf Club)이었다. JMP골프디자인그룹이 설계한 코스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북,남,서 코스로 이뤄진 27홀 골프장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아시안투어 인도네시안마스터스가 열렸고 리 웨스트우드를 비롯해 어니엘스, 루이 우스트히즌, 통차이 짜이디, 양용은 등은 최고의 선수들이 이곳에서 플레이했다. 2008년에 오픈한 이 골프장은 파스팔룸을 코스 전체에 식재해 마치 카펫을 밟는 것처럼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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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티 기준 남 코스의 슬로프 레이팅은 71.2 정도이지만 대회가 열리는 코스답게 블랙 티 기준으로는 75.9에 달한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블루 티와 블랙 티에서의 플레이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세 코스 모두 9번홀은 파5홀로 세팅되어 있다. 특히 남 코스 9번홀은 왼쪽의 워터해저드로 인해 플레이가 어려운 홀 중 하나다.

탁 트인 경관과 디봇 자국을 찾아보기 힘든 페어웨이 그리고 변별력 있는 코스 세팅은 골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공해준다. 아,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라면과 김치도 우리나라 골퍼에겐 최고의 만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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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에메랄다골프클럽(Emeralda Golf Club)이었다. 이곳은 리버와 레이크 코스(이상 아널드 파머 설계) 그리고 플랜테이션 코스(잭 니클라우스 설계)로 구성된 27홀 골프장이다.

에메랄다는 1995년에 알프레드던힐마스터스를 시작으로 1997년 조니워커슈퍼투어, 2008년부터 3년에 걸쳐 열린 메르세데스-벤츠마스터스 그리고 2013년 인도네시아PGA챔피언십까지 다수의 국제 대회를 개최한 골프장이다.

클럽하우스와 코스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오전에 방문한 로열자카르타의 남성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느낌이었다. 평일임에도 이용객이 많았는데 여기저기서 한국말로 인사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따.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회원 중 45%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코스 관리 상태는 60점 정도를 주고 싶다. 2013년 이후로 국제 대회가 열리지 않는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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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THREE :
스나얀 & 다마이인다PIK

드디어 일정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일행은 자카르타 시내에 위치한 페어몬트 호텔(Fairmont Hotel)에서 묵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부지에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년에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위한 경기장을 짓는 것이었다. 공사장 한쪽으로는 공원처럼 보이는 넓은 잔디밭이 이어져 있는데 그곳이 바로 우리가 마지막 날 방문할 골프장이었다. 그곳은 스나얀내셔널골프클럽(Senayan National Golf Club)으로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있었다.
 
엎어지면 코 닿을 위치지만 역시 기상 시간은 그 전과 다름없었다. 그날은 인도네시아 부통령이 스나얀에서 라운드하기로 되어 있어 서둘러야 한다는 게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높은 빌딩 사이에 위치한 스나얀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반면 코스 전장이 4603m(화이트 티 기준)로 짧은 파69의 아담한 18홀 골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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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3홀이 전반 9홀에 세 개, 후반 9홀에 네 개다. 짧은 파4와 파5홀이 많아 버디와 이글도 노려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장타자에게는 재미가 반감되는 골프장이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페어웨이가 좁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성이 그 어느 골프장보다 더 필요하다. 가족 단위로 플레이하면 재미있을 그런 골프장임은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방문한 골프장 중 가장 인상 깊고 재미있는 골프장이었다. 자카르타 시내에 머문다면 스나얀에서 한번쯤 플레이해볼 만하다.
 
이번 팸트립은 다마이인다골프 PIK 코스(Damai Indah Golf PIK Course)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자바해 연안에 위치한 파72(6048m), 18홀 코스로 모든 홀이 워터해저드로 둘러싸여 있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한 이 골프장은 1993년에 개장했다. 그는 ‘바다의 영감(Spirit of the Sea)’이라는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해 코스를 설계했다. 그 뜻은 대부분의 홀에서 물 때문에 고생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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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 코스는 1994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네시아오픈을 개최한 골프장이다. 또 자카르타월드주니어골프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주니어 골프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골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으로 선정된 바 있는 명문 코스 중 하나다.
파4(282m), 4번홀은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홀이다. 코스 왼쪽은 워터해저드가 이어져 있다. 해저드라고 하면 당연히 인상부터 쓰게 되지만 이 4번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치 벙커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조성된 워터해저드는 정말 아름답다. 기회가 된다면 이 홀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은 꼭 찍어두길 바란다.
 
골프장 여섯 곳을 도는 사흘간의 빠듯한 일정을 마치고 일행은 저녁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쉬운 마음에 골프장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떠올려봤다. 어느 코스 하나 빠지지 않았다. 각기 다른 매력과 특징이 있는 골프장이었다. 2년 전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진한 아쉬움에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세 번째 방문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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