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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본색을 드러내다 [People : 1709]

김찬, 본색을 드러내다 
KNOCKING IN DREAM WOKE ME UP

재미 교포인 김찬은 다양한 투어를 경험하며 내공을 다져왔다. 올해 그는 일본프로골프투어 2승과 함께 브리티시오픈에서 활약하며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다. 서서히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꿈의 문턱에 선 김찬을 브리티시오픈 직후 만나봤다. 글_인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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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은 지난 7월 말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는 브리티시오픈을 끝내고 귀국한 다음 날, 여독을 풀기도 전에 우리의 인터뷰에 응했다.
“세계 무대에서 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더불어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분위기를 올 시즌 쭉 가져갈 생각이에요.”
김찬은 국내에선 낯선 이름이다. 두 살 때 하와이로 건너간 그는 미국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냈고 줄곧 해외 투어에서만 활동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투어에서 실력을 다져온 그는 2011년 캐나다PGA투어인 매켄지투어에서 활동했고 2년 뒤 유럽프로골프(EPGA) 챌린지투어를 거쳐 2014년 아시안투어로 향했다. 그해 그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스쿨(Q스쿨)에서 수석 합격하며 다시 일본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3년간 JGTO 상금 순위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2015년 99위, 2016년 69위, 현재 1위(해외 메이저 대회 포함 순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그에게 특별한 해다. 지난 5월 미즈노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두 달 만에 나가시마시게오인비테이셔널세가새미컵에서 2승을 달성했다. 게다가 브리티시오픈과 US오픈, 두 개의 메이저 대회에 참가 기회도 얻었다. US오픈 일본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 카드를 손에 쥐었고 미즈노오픈 우승으로 브리티시오픈도 출전하게 되었다.
그의 외모는 개성이 넘친다. 188cm의 큰 키와 날카로운 눈빛은 한 마리 맹수를 연상케 해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 정도다. 우리는 그에게 하와이로 이주한 이유, 주니어 시절 조던 스피스와의 추억, 투어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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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는 제2의 고향이다. 아버지의 학업으로 두 살 때 하와이로 이주했다. 관광 분야를 전공한 아버지는 학업을 마친 뒤에도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말이 트이기도 전에 떠났지만 그런 것치곤 한국어를 능숙하게 한다. 그 이유는 아버지가 어린이 프로그램인 <뽀뽀뽀>의 테이프를 공수해 매일 틀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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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에 처음 골프를 접했다. 아버지가 연습장에 갈 때 한번 따라간 적이 있는 데 그때 재미 삼아 클럽을 휘둘러봤다. 볼이 클럽을 맞고 날아가는 게 신기했고 진지하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몇 달간 부모님을 설득했다. 아버지는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선수로 성장하도록 가르칠 만한 코치를 찾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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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를 찾는 데만 6개월을 보냈다. 첫 번째 코치와 라운드를 나가 동타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 그날이 우리가 결별한 날이다. 코치는 말했다. “다음 라운드에서 내가 너에게 질 것 같다. 이제 너를 놔줘야 할 때가 왔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한 지 1년 반 만에 작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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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학년 때 애리조나로 이사했다. 더 나은 환경에서 골프를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와이에서 선수로 활동하면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가 어려웠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가 주관하는 여러 대회에 참가해 포인트를 쌓아야 했는데 미국 본토에서 많은 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내 학업을 위해 애리조나로 이사했다. 중고연맹 순위가 하와이를 떠날 때 700위였는데 애리조나에서 4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올아메리칸퍼스트 팀에 뽑혔고, 2008년 캐논컵에 조던 스피스와 함께 서부 대표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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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플레이였던 캐논컵에서 조던과 같은 팀으로 활약했다. 내가 드라이버로 티 샷 하고 조던이 두 번째 샷을 핀 바로 옆에 붙였다. 내 차례가 되었고 상대 팀은 컨시드를 줬다. 그런데 조던이 컨시드를 과감히 거절했다. 그 모습에 나는 당황했고 살짝 긴장한 채로 퍼트를 시도했다. 아슬아슬했다. 볼이 홀컵 테두리를 한 바퀴 돌다가 겨우 들어갔다. 까닥했다가 실수로 이어질 뻔한 모습을 본 조던이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이래서 PGA투어에 갈 수 있겠어? 이런 건 무조건 넣어야 PGA투어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 아마 실패했다면 조던은 크게 한번 웃고 넘어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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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캐나다PGA투어에서 활동할 때 마음고생이 심했다. 당시 코치를 교체했고 1년간 레슨을 받았는데
훅 샷을 자주 냈다. 스윙이 나와 맞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80타를 넘길 정도로 성적이 부진했다. 그땐 골프채를 잡기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부모님께 그만두겠다고 선언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부모님은 “좀 더 열심히 하면 잘될 거다”라며 다독였다. 그리고 부치하먼스쿨에 방문해 네 번의 레슨을 받았고 훅 샷을 고칠 수 있었다. 그 후 EPGA투어 Q스쿨에서 수석으로 통과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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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플 때가 허리 통증이 찾아왔을 때다. 2년 전 허리 디스크로 인해 몸무게가 109kg까지 늘어난 적이 있다. 운동을 못하니 점점 체중이 불었다. 허리 치료를 위해 한국에 한 달 반가량 머물며 디스크 시술을 받았다. 그 후 친구가 운동을 권했다. 허리 주변의 근육을 단련해야 다시 부상을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하며 90kg까지 체중을 줄였다. 하지만 스윙에 힘이 느껴지지 않아 다시 5kg을 더 찌웠다. 매일 운동을 병행하며 이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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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티시오픈 연습장에서는 357야드를 보냈다. 드라이브 샷이 J.B.홈스와 버바 왓슨보다 멀리 날아갔다. “

이동이 힘들었던 투어는 EPGA투어와 아시안투어였다. 그 외에 유럽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아시아는 음식이 잘 맞지 않아 고생했다. 일본은 이동하기도 편하고 음식도 잘 맞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일본 음식 중에서는 가리는 게 없을 정도다. 또 친한 선수들이 많아 외롭지 않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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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GTO에 빠르게 적응하고 향상된 자신감으로 올해 2승을 거둘 수 있었다. 상금 외에 두 대의 자동차도 얻었다. 나가시마시게오인비테이셔널세가새미컵에서는 벤츠를, 미즈노오픈에서는 포르쉐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최근 닛산 GTR을 직접 구입했다. 서른이 넘으면 이 차를 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겨우 설득해 구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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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US오픈 일본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출전할 수 있었다. 기대했지만 아쉽게 컷 탈락 하고 말았다.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린 주변이 어려워 점수를 지키려고 노력한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 실패도 다음 과정을 위한 단계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브리티시오픈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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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에서 주니어 시절 함께 활동한 저스틴 토머스를 만났다.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서로 안부를 묻느라 정신없었다. 토머스는 일본에서의 우승을 축하해줬고 PGA투어에 빨리 입성하라고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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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에서 가장 아쉽고 기억에 남는 샷은 마지막 날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다. 가장 아쉬운 샷이었다. 그린 오른쪽에 핀이 있었고 그 옆에 벙커가 위치해 있었는데 볼이 벙커에 빠졌다. 어려운 벙커인데 탈출을 시도하려다가 볼이 벙커 턱을 맞고 다시 굴러 내려왔다. 다시 샷을 해 탈출에 성공했고 파 세이브로 홀을 막았다. 만약 실수하지 않았다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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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브리티시오픈 연습 라운드 첫날이었다. 1번홀 티 샷에서 2번 아이언으로 섕크를 낸 것이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그 후부터 첫 홀의 티 박스에만 올라가면 그 생각이 떠올라 긴장했다. 연습 둘째 날은 2번 아이언 대신 3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다행히 약간 뒤 바람이 불어 정확한 공략을 할 수 있었다. 대회 첫날에는 2번 아이언으로 뒤땅을 치는 바람에 230야드밖에 보내지 못했다. 볼이 벙커를 향했지만, 다행히 빠지지 않아 보기로 마무리했다. 2라운드에서는 티 샷이 공의 5인치 뒤를 치며 헤드가 닫혀 고작 80야드밖에 보내지 못했다. 다행히 4번 아이언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두 번째 샷으로 300야드를 보내며 그린에 올려 위기를 모면했다. 그때부터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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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우상이었던 어니 엘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한 조로 플레이하게 돼 영광이었다. 체격도 좋고 스윙도 좋은 장타자로 모든 부분에서 닮고 싶었다. 그래서 어릴 적 엘스가 하와이 소니오픈에 참가하면 꼭 갤러리로 따라다녔다. 엘스는 나에게 “자신감만 좀 더 키우면 PGA투어에 올 수 있다”며 격려해줬다. 또 경기 내내 자주 말을 걸고 편하게 대해 큰 긴장감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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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기는 장타다. JGTO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다. 2015년 298.89야드(2위), 2016년 311.29야드(1위), 올해 319.88야드(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 비결은 골프다이제스트 10월호에 공개할 예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샷을 하기 전 목표를 확인한 뒤 주문을 왼다. ‘저 타깃을 맞힐 수 있다.’ 이 주문이 내 샷을 좀 더 좋게 만든다. 나에 대한 확신의 주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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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멀리 보내본 거리는 470야드. 유럽투어 때 일인데 티 샷을 435야드까지 날렸다. 당시 뒤바람이 불었고 페어웨이는 딱딱해 볼이 그린 에지까지 굴러갔다. 브리티시오픈 연습장에서는 샷 거리가 전광판에 공개되는데 357야드를 보냈다. 드라이브 샷이 J.B. 홈스와 버바 왓슨보다 멀리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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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외의 취미는 낚시와 색소폰 불기. 색소폰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밴드부에서 배우게 되었다. 마칭 밴드(Marching Band)로 활동하며 길거리 공연을 즐겼다. 낚시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많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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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안에 세계 랭킹을 100위권으로 끌어올리고 PGA투어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지금 타이밍이 좋다. 눈앞에 놓인 기회를 꼭 잡겠다. 또 국내 대회에 참가해보고 싶은데 오는 9월 신한동해오픈에 참가할 계획이다. 많은 응원 바란다.

 

 

Kim Chan 김찬
나이 27세 신체 188cm 소속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우승 JGTO투어 나가시마시게오인비테이셔널세가새미컵(2017), JGTO투어 미즈노오픈(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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