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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업계의 피노키오는 누구? [Digest : 1709]

골프업계의 피노키오는 누구?
THE POWER OF LIES

일상생활에서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호되게 비난하기도 하지만 알면서 조용히 넘어가주는 경우도 있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지만 피해를 입히려는 목적이 아닌 귀여운 거짓말은 오히려 관계 개선에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골프 업계에도 흔히 사용되는 거짓말이 있다. 지금부터 어떤 거짓말이 있는지 알아보자. 글_고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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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일러스트_셔터스톡

당신은 하루에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하는가. 인간은 의식하지 않으면 기억나지도 않을 사소한 거짓말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거짓말 그리고 남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은 하고 있거나 하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

거짓말과 관련한 과거 조사를 살펴보면 그 결과치가 천차만별(인간은 하루에 보통 200회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기준이 될 만한 조사 결과를 예로 들어본다. 영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남자는 하루 평균 여섯 번, 여자는 세 번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평생 12만6672회, 여자는 6만8796회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이 수치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결과다.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 이후 6개월간 836회의 거짓말을 했다고 꼬집었다. 하루 평균 4.6회의 거짓말을 한 것이다. 수치만 놓고 보자면 앞선 연구 결과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한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고 거짓말을 매일 그렇게 한다는 건 신뢰의 문제이기에 언론은 과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럼 거짓말은 나쁘기만 한 것일까? 독일의 심리학자 클라우디아 마이어는 “과학적 관점에서 거짓말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거짓말은 삶과 인간 존재의 일부다. 거짓말은 진화의 원동력이고 생존전략이며 일종의 사회적 윤활제다. 거짓말을 함으로써 많은 행운을 불러올 수 있다. 즉 거짓말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결속시킨다”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바 있다.

거짓말이 사회적 윤활제이며 세상을 결속시키는 역할까지 한단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물론 악의를 갖고 고의로 거짓말을 하거나 상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속이는 경우도 있지만 애교로 귀엽게 봐줄 수 있는 거짓말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라면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당신도 주말 골프를 위해 주중에는 배우자에게 뒷모습마저 아름다워 보인다고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할 때가 있지 않았던가.
이렇듯 국내 골프 업계와 필드에서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거짓말이 횡행하리라. 마이어의 주장처럼 거짓말이 진화의 원동력이 된다면야 한 번쯤 이를 파악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우리나라 골프계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골프 업계에 종사하는 다수의 전문가와 인터뷰를 통해 여러 사례를 수집했다. 그중 신선도 높은 답변으로 엄선해 별도의 공간에 풀어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재미있는 것은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에디터의 눈치를 살피며 이리저리 거짓말로 빠져나가려는 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고의 거짓말로 카운터펀치를 날린 이도 있었다. “저는 평소에 거짓말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요.”

에디터 생각!
남자가 여자보다 거짓말을 더 많이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태생이 그러하기 때문이 아닐까. 종족 번식을 위해 여자에게 잘 보여야 했고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해야만 했을 것이다. 또 부족사회에서 자신보다 힘이 강한 자로부터 가족과 식량을 지키기 위해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입에 발린 말로 경계심을 무너뜨려야 했을 거다. 이렇듯 남자는 예로부터 그런 거짓말 DNA를 물려받아 여자보다 더 거짓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닐까라는 게 에디터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더불어 인간이라는 존재가 서로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부터 거짓말은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요즘을 사는 현대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또는 상대와의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가끔 거짓말을 하지 않던가. 거짓말은 악의만 가지지 않는다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양념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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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중계의 상투적인 거짓말
“수천 명의 갤러리가 18번홀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가끔 국내 프로 골프 대회의 중계를 보면 아나운서가 상투적으로 쓰는 말이 있다. 그중 시청자가 뻔히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갤러리의 수를 언급할 때가 있다. 방송사 측에서는 대회의 흥행을 강조하기 위해 “오늘 하루 1만 명 이상이 대회장을 찾았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그 수를 두 배 이상 부풀린 경우가 많다. 또 이미 1위와 2위의 격차가 많이 벌어져 승부가 갈린 상황임에도 시청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흔히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표현을 쓴다. 이미 재미없는 승부가 되고 말았다는 걸 아나운서나 해설자도 직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골프 의류 업체의 거짓말
“그것보다는 이 의상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매출? 우리 올해 800억원 정도 올렸지.”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의류 업체에서는 전략적으로 노출해야 하는 제품이 있다. 하지만 막상 선수가 자신과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며 거부할 때는 난감해진다. 더군다나 누가 봐도 평소 패션 센스가 꽝인 선수가 그런 고집을 부리면 ‘왜 이 선수를 후원하게 됐나’라는 자괴감까지 든다. 그럴 때 업체 직원은 “이 옷을 입으면 다리가 좀 더 길어 보일 거예요. 이게 훨씬 잘 어울려요”라며 설득한다. 또 매출을 타 업체에 공개할 때 원래 매출액에서 10~20% 내외로 부풀린다. 매출 산정 기간이 브랜드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고려해서 조정된 금액을 공개한다. 모 브랜드에서 매출이 800억원이라고 한다면 업계 관계자들은 그보다 10~20% 내려서 추정한다. 용품 업계도 비슷하다.

골프장의 뻔한 거짓말
“여기는 비가 안 와요.”
“이건 드시지 않으면 정말 후회하실 거예요.”
대부분 골프장이 날씨 예보만으로 전날 라운드 취소를 허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라운드 서너 시간 전에 전화를 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전화가 오면 골프장 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서울은 비가 많이 오나요? 여기는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아요. 아마 오전에만 잠깐 내리다가 그칠 것 같은데요. 일단 오세요.” 또 골프장 측에서는 레스토랑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캐디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기도 한다. 9홀이 끝나고 캐디의 이런 멘트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골프장에서는 이걸 드셔보지 않으면 정말 후회하실 거예요. 다들 드셔보고 극찬을 하시더라고요.” 그 음식을 먹지 않으면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게끔 하는 낚시성 멘트 중 하나다.

의역이 필요한 거짓말
라운드 전 : “잘 치세요.”
(의역 : “적당히 좀 하자.”)
라운드 중 : “굿 샷!”
(의역 : “나쁘지 않네.”)
라운드 후 : “수고하셨습니다.”
(의역 : “너와의 라운드가 끝나서 기뻐.”)
지나가는 골프 선수에게 : “이번엔 꼭 우승하세요.”
(의역 : “내가 응원하는 선수가 너 때문에 우승을 못하면 각오해.”)
골프 선수의 인터뷰 중 : “지금까지 후원해주신 스폰서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의역 : “돈을 줬으니 이 정도는 말해야 좋아하겠지? 내년에도 잘 부탁해요.”)
여성 플레이어끼리 : “정말 많이 예뻐졌다. 살이 얼마나 빠진 거야?”
(의역 : “돈 좀 썼니? 아님 새로 애인이라도 생긴 거야?”)
에이전트가 기자에게 : “그날은 중요한 프로암 행사가 있어서요.”
(의역 : “선수가 인터뷰하기 싫대요.”)
프로 골프 협회 직원이 선수에게 : “(라운드 끝나고 들어올 때) 고생 정말 많았어요.”
(의역 : “먹고살기가 쉽지 않죠? 다 그렇죠. 뭐!”)
골프용품 회사 광고 : “10야드 더 나가는 드라이버.”
(의역 : “그건 너 하기 나름이야.”)
대회에 초청받은 선수 : “이번 대회는 제가 어릴 때부터 연습하던 골프장에서 열리는 거라 특별히 출전하게 됐습니다.”
(의역 : “초청료와 조건이 좋아서 출전하기로 한 거예요.”)

 

너의 거짓말이 보여 !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볼이 잘 맞을지 모르겠네.”
(그리고 이어지는 파 행진으로 동반 플레이어의 염장을 지른다) _내기에 빠진 아마추어 골퍼

“호호, 남자 친구는 없어요. 연애할 시간이 없어요. 이상형이오? 전 얼굴 안 봐요!”
(그리고 얼마 후 180cm의 훈남 운동선수와 열애설이 터진다) _내숭 100단 여자 프로 골퍼

“와! 우리 캐디 언니가 지금까지 만나본 캐디 중에 제일 예쁜 것 같아.”
(그리고 자신의 손을 캐디의 허벅지 위로 슬며시 올린다) _진상 아저씨 골퍼

“기사 쓸 건 아닌데 그래서 어떻게 된 거래?”
(그리고 며칠 후 신문에 실명까지 거론한 관련 기사가 나온다) _의리 없는 언론사 기자

“저 선수요? 어디서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한 달 후 그 선수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 자료를 언론사에 뿌린다) _속내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 에이전트 업체 임원

“계약 연장은 전혀 걱정하지 말고 운동에만 전념해주길 바라. 성적이 뭐가 중요해.”
(그리고 이듬해 계약을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_뒤통수 때리는 게 취미인 후원 업체 대표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서 저희는 정말 힘들어요. 매출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연 매출 500억원 달성이라는 소식을 신문으로 접하게 된다) _목소리만 폐업 직전인 골프용품 담당자

“난 영원한 백돌이야.”
(그리고 8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며 휘파람을 분다) _백돌이가 옆집 개 이름인 줄 아는 골퍼

“우리 딸? 그 기업에서 우리나라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10억원 밑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했지.”
(그리고 1년 후 연봉 8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_1년간 후원사 없이 활동한 프로 골퍼의 허풍선이 아버지

“네가 최고야. 언제나 자신이 최고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 지금 너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여.”
(그리고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_스트레스로 암에 걸린 멘탈 트레이너

“굿 샷!”
(그리고 선수가 친 볼은 페어웨이 벙커로 들어갔다) _여자 선수의 짧은 치마만 넋을 놓고 보고 있던 갤러리

“제가 용품은 다음 주까지 꼭 보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 후로 오랫동안…) _약속을 밥 말아 먹은 골프용품 회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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