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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함께 골프를 [Feature :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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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다이제스트] 동물 위스퍼러와 멘탈 게임.

그저 그런 골프 실력을 탈피하고 싶어서 최면과 명상, 각종 책, 골프 마사지, 밥 로텔라와 지오 밸리언트와의 상담까지 안 해본 게 없는 사람이지만, 그런 나에게도 말이 퍼팅 실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말은 아무래도 억지 같았다. 하지만 정말 그것뿐이었다. 퍼팅. 말을 만나고. 다시 퍼팅. 되돌아보기. 나는 원래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말을 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말들이 두려움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책에서 읽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왕년의 선수들이 잭 니클라우스에 대해 가졌던 그런 감정. 나는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그들도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나는 그들이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안다는 걸 알았다. 나의 유일한 위안은 내가 대단히 높이 평가하는 메이저 대회 챔피언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효과를 보증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느 더운 날 아침에 나는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애리조나주립대의 스포츠심리학 교수이며 2017년 NCAA 챔피언인 여자 골프 팀의 상담을 맡았던 데비 크루스(Debbie Crews)를 따라 말 우리 옆에 있는 작은 텐트로 들어갔다. 그는 내게 세 개의 볼과 한 20년쯤 되어 보이는 한물간 브랜드의 퍼터를 건넸다. 인조 잔디에 표시된 지점에서 연속 세 번의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5분 동안 얼마나 멀리까지 거리를 늘리는지가 관건이었다.

나는 6피트까지 실패 없이 진행했고, 두 차례 실패를 한 후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끝을 냈다. 데비는 내게 짧은 질문지를 내밀었다. 그중에 “자신의 퍼팅을 세 단어로 묘사하라”는 문항이 있었다. 나는 “여유롭다, 생각이 많다, 구식”이라고 적었다.

우리에는 말 대여섯 마리가 있었다. 대부분 갈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었고, 한 마리는 버드와이저 클라이즈 데일보다 더 커 보였다. “마음에 드는 말을 하나 골라서 이걸 씌운 다음 저 문으로 데리고 나가세요.” 그러면서 데비가 내게 건넨 것이 굴레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얌전해 보이고 문 가까이에 있는(내가 바보는 아니다) 흰색 말을 눈여겨봤다. 그건 프랑스가 원산지인 페르슈롱이라는 품종의 짐마차용 말이었다. 물론 나는 그런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심지어 그 말의 이름이 넬리라는 것도 몰랐다. 다만 싱글 남자가 술집에 갔을 때의 규칙을 적용했을 뿐이다. 매력적이고, 다가가도 될 것 같았고, 퇴짜를 놓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넬리의 등은 내 어깨 높이였고 골프 카트만큼 넓었다. 굴레를 씌우면서 허둥댈 때 넬리가 고개를 숙여주는 걸 보면서 내 선택이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굴레를 씌우기까지는 한참이 걸렸지만 마침내 우리의 입구를 빠져나왔다. “자, 이제 됐다.” 나는 짐짓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잘했어!”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넬리가 암말이라는 걸 몰랐다. (그래요, 알아요.)

그런 다음 1시간 동안 넬리의 털을 빗겨주고 발굽을 들어서 씻겨주고(겁이 났다), 고삐를 잡고 레인을 오르내리면서 “이랴,” “워워”, “멈춰” 같은 주문을 외쳤다. 그렇게 걷고 있을 때 데비는 우선 고삐만으로 넬리를 이끌어 보라고 주문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말로만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 염력 같은 행위가 이 시도의 일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말이 무슨 수로 내 생각을 따른다는 걸까? 나는 고삐를 완전히 놔버렸다.

놀랍게도, 몇 걸음 만에 그런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 같은 교감이 느껴졌다. 나는 넬리를 헛간으로 데려갔다가 돌아서 나오면서 생각했다. ‘이거, 효과가 있겠는데.’ 당연히 그런 결과를 원했기 때문에 넬리가 따라오기를 바라면서 서둘러 목적지로 향했다. 내가 진짜 주도권을 쥔 걸까?

그러다가 넬리와의 교감이 끊겼다. “당신이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말은 그걸 알아차립니다.” 데비가 말했다. “말은 거울과 같아요. 말은 당신을 알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교감을 유지하고 현재에 집중하세요. 당신이 교감을 잃으면 넬리가 알려줄 겁니다.”

넬리를 우리에 넣은 후 다시 질문지를 살펴봤다. 당신이 그 말을 선택했나요? 네. 말이 당신을 선택했나요? 어쩌면.

두 번째 퍼팅 시간은 더 느려진 느낌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3m짜리 퍼팅을 세 번 성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어쩌면 내 평생 최고의 퍼팅이었다. “와, 내가 만나본 어떤 투어 선수보다 더 나은데요.” 데비가 말했다.

이번에는 퍼팅을 표현할 말로 “여유, 집중, 단호”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말 치료법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포크라테스는 승마가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기술했다. 말 보조 치료법을 히포테라피라고도 부르는 건 그 때문이다. 최근에는 심리 치료사들도 말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주로 자폐아 치료에 이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말의 지능과 친밀감 그리고 위압적인 크기는 환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효과는 자존감의 향상이다.

운동선수에게 히포테라피를 적용하는 건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 하지만 크루스는 이 방법으로 정신의 흉터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는 플레이하면서 수많은 대응 전략과 부인, 자동적인 패턴에 휩쓸리는데, 그게 정작 자신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크루스는 말했다. “말은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주의 :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는 진보 성향의 친구를 조심해야 한다. “아이고, 대단하네.” 한 친구는 내게 말했다. “이제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줘야 할 말들이 부자 골퍼들을 돕는 데 전부 동원되겠군!”)

크루스가 소속되어 있는 피닉스의 훈 카피 프로그램은 신체와 정서에 문제가 있는 아동과 성인을 상대로 시행하는 말 치료법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테라 샤드(Terra Schaad) 이사는 말이 효과적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말은 산만하지 않습니다. 늘 현재에 집중하죠. 느낌이 좋으면 앞으로 가고 그렇지 않으면 뒷걸음질을 칩니다. 말이 나에게서 벗어나는데 모퉁이에 먹을 게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또 다른 이유가 없다면 스스로 자문해보세요. 지금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샤드는 학대를 당했다가 회복 중이던 사람을 어렵게 설득해서 말에게 다가가게 한 일을 들려줬다. “그는 고삐를 씌우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집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느낌…. 그런 걸 한꺼번에 느꼈던 거죠.” 그런 종류의 소속감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샤드는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그 느낌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현재에 집중하고 몸의 작용을 감지하는 것. 그리고 그걸 말들이 도와줍니다.”

크루스는 상호작용을 하는 말과 인간에게 뇌파 센서를 부착한 결과 소속감이 깊어질수록 양쪽의 뇌파 패턴이 상호 보완적으로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또 이 센서를 이용해서 골퍼들이 플레이할 때 이런 집중 상태를 되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가 착용한 헤드셋은 음악이 나오는 태블릿과 연결되어 있었다. 내 역할은 의지만으로 볼륨을 낮추는 것이었고 음악 소리가 부드러워졌을 때 크루스는 이제 퍼팅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내가 어떻게 음악 소리를 낮춘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일은 실제로 벌어졌다. 나는 준비가 됐다. 루이지애나 출신인 로버트 메릴 2세는 애슬레틱모션골프의 교습가인데(그는 2015년 루이지애나미드아마추어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후에 프로로 전향했다) 최근에 크루스의 ‘최고를 뛰어넘자’ 프로그램을 완료했다. 그 프로그램에는 헤드셋과 말, 양궁과 다트가 동원됐다. 말과의 상호작용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게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한 일종의 자기실현적인 예언인지도 모르지만 내 아내한테 물어보면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할 겁니다.” 메릴은 말했다. “예전에는 힘으로 관철하곤 했어요. 수 많은 일을 벌였죠. 필요하면 사람들을 내버려둔 채 앞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무게가 2000파운드인 동물을 완력으로 조종할 수는 없죠. 교감을 갖는게 나아요. 스포츠심리학에 대한 모든 책을 읽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도 참가해봤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것들은 반창고를 붙이는 수준이었어요. 내 골프 게임의 다락방에는 늘 다람쥐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어릴 때 플레이하던 느낌이 들고 다람쥐는 사라졌습니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는 크루스의 말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다음 주에 파운더스컵에서 자신의 통산 일곱 번째 LPGA투어 타이틀을 차지했다. “트랙맨처럼 측정하고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노르드크비스트는 말했다. “하지만 모든 걸 그렇게 측정하고 대비할 수 있다면 위대한 골퍼들이 많겠죠. 가끔은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그걸 헤쳐나가야 하는데 말과의 경험은 내가 그걸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습니다. 코스에 나가면 이따금 그때 생각이 나요. ‘그때는 뭘 어떻게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그걸 헤쳐나갔잖아. 이번에도 그럴 수 있어.’”

애리조나주립대의 미시 파케이 감독은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에 이어 코치들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가시킨 후 올해 NCA A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말과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은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를테면 완벽주의자에서 회복하는 중이에요.” 파케이는 내게 말했다. “나는 걱정을 멈추지 않아요. ‘충분히 한 건가?’, ‘제대로 말한 건가?’ 그런데 말 치료를 받고 났더니(그때도 완벽한 말을 고르는 데 한참이 걸렸는데)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가만히 있어’, ‘선수들이 알아서 할 거야’, ‘말도 알아서 해’, ‘그냥 놔두면 돼’, ‘네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알고 보니 성취도가 높은 사람들은 데비의 우리에서 우두머리 수컷인 페더스를 선택했다. “넬리의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크루스가 내게 물었다. “중간?” 내가 그냥 찍었더니 그는 “꼴찌”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지 잘 배웠어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말이죠.”

넬리를 만난 덕분에 나는 더 나은 골퍼가 될까? 그보다는 더 잘 적응하는 골퍼가 되면 좋겠다. 크루스를 만난 날 나는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인내심! 코스에서 나는 도망치고 싶을 때가 많다. 플레이를 빨리 하고 서두른다. 목표가 눈앞에 있을 때나 나쁜 샷을 해서 도달할 수 없는 거리에 있을 때도 나는 서두른다. 샷의 느낌이 좋지 않을 때면 중단한다. 그걸 바로잡기 위해 나는 이런 주문을 반복한다. 견뎌내. 한 번에 한 샷씩만 해. 순간을 즐겨! 긍정적인 말로 부정적인 말을 덮었지만 산은 점점 더 높아진다.”

메릴은 내게 메사에 다녀온 후로 꾸준히 2~3타씩 좋은 스코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내 첫 라운드는 속상하게도 평소와 같은 80대 후반이었다. 그러다가 두 번의 나인 홀에서 몇 달 만에 처음으로 40타 이하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샷이 특별히 탁월했던 것도 아닌데 1언더파가 나왔다.

내가 내린 결론은 자신을 다독여서 골프 실력을 높일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몰입하고 모든 걸 쏟아 부으면서 그렇지 않은 순간의 느낌을 재현하고 알아차리는 것뿐이다. 골프 라운드는 말과 함께 걷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게 너무 선문답처럼 들려서 자신이 도달하기에는 어려운 경지처럼 느껴진다면 크루스의 이 말을 떠올려보자.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제야 말이지만 나는 넬리가 나를 선택했다고 확신한다.

글_밥 카니(Bob Carney)[GD] 말과 함께 골프를

[골프다이제스트] 동물 위스퍼러와 멘탈 게임.

그저 그런 골프 실력을 탈피하고 싶어서 최면과 명상, 각종 책, 골프 마사지, 밥 로텔라와 지오 밸리언트와의 상담까지 안 해본 게 없는 사람이지만, 그런 나에게도 말이 퍼팅 실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말은 아무래도 억지 같았다. 하지만 정말 그것뿐이었다. 퍼팅. 말을 만나고. 다시 퍼팅. 되돌아보기. 나는 원래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말을 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말들이 두려움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책에서 읽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왕년의 선수들이 잭 니클라우스에 대해 가졌던 그런 감정. 나는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그들도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알고, 나는 그들이 내가 두려워한다는 걸 안다는 걸 알았다. 나의 유일한 위안은 내가 대단히 높이 평가하는 메이저 대회 챔피언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효과를 보증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느 더운 날 아침에 나는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애리조나주립대의 스포츠심리학 교수이며 2017년 NCAA 챔피언인 여자 골프 팀의 상담을 맡았던 데비 크루스(Debbie Crews)를 따라 말 우리 옆에 있는 작은 텐트로 들어갔다. 그는 내게 세 개의 볼과 한 20년쯤 되어 보이는 한물간 브랜드의 퍼터를 건넸다. 인조 잔디에 표시된 지점에서 연속 세 번의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5분 동안 얼마나 멀리까지 거리를 늘리는지가 관건이었다.

나는 6피트까지 실패 없이 진행했고, 두 차례 실패를 한 후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끝을 냈다. 데비는 내게 짧은 질문지를 내밀었다. 그중에 “자신의 퍼팅을 세 단어로 묘사하라”는 문항이 있었다. 나는 “여유롭다, 생각이 많다, 구식”이라고 적었다.

우리에는 말 대여섯 마리가 있었다. 대부분 갈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었고, 한 마리는 버드와이저 클라이즈 데일보다 더 커 보였다. “마음에 드는 말을 하나 골라서 이걸 씌운 다음 저 문으로 데리고 나가세요.” 그러면서 데비가 내게 건넨 것이 굴레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얌전해 보이고 문 가까이에 있는(내가 바보는 아니다) 흰색 말을 눈여겨봤다. 그건 프랑스가 원산지인 페르슈롱이라는 품종의 짐마차용 말이었다. 물론 나는 그런 것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심지어 그 말의 이름이 넬리라는 것도 몰랐다. 다만 싱글 남자가 술집에 갔을 때의 규칙을 적용했을 뿐이다. 매력적이고, 다가가도 될 것 같았고, 퇴짜를 놓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넬리의 등은 내 어깨 높이였고 골프 카트만큼 넓었다. 굴레를 씌우면서 허둥댈 때 넬리가 고개를 숙여주는 걸 보면서 내 선택이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굴레를 씌우기까지는 한참이 걸렸지만 마침내 우리의 입구를 빠져나왔다. “자, 이제 됐다.” 나는 짐짓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잘했어!”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넬리가 암말이라는 걸 몰랐다. (그래요, 알아요.)

그런 다음 1시간 동안 넬리의 털을 빗겨주고 발굽을 들어서 씻겨주고(겁이 났다), 고삐를 잡고 레인을 오르내리면서 “이랴,” “워워”, “멈춰” 같은 주문을 외쳤다. 그렇게 걷고 있을 때 데비는 우선 고삐만으로 넬리를 이끌어 보라고 주문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말로만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 염력 같은 행위가 이 시도의 일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말이 무슨 수로 내 생각을 따른다는 걸까? 나는 고삐를 완전히 놔버렸다.

놀랍게도, 몇 걸음 만에 그런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 같은 교감이 느껴졌다. 나는 넬리를 헛간으로 데려갔다가 돌아서 나오면서 생각했다. ‘이거, 효과가 있겠는데.’ 당연히 그런 결과를 원했기 때문에 넬리가 따라오기를 바라면서 서둘러 목적지로 향했다. 내가 진짜 주도권을 쥔 걸까?

그러다가 넬리와의 교감이 끊겼다. “당신이 진심으로 대하지 않으면 말은 그걸 알아차립니다.” 데비가 말했다. “말은 거울과 같아요. 말은 당신을 알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교감을 유지하고 현재에 집중하세요. 당신이 교감을 잃으면 넬리가 알려줄 겁니다.”

넬리를 우리에 넣은 후 다시 질문지를 살펴봤다. 당신이 그 말을 선택했나요? 네. 말이 당신을 선택했나요? 어쩌면.

두 번째 퍼팅 시간은 더 느려진 느낌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3m짜리 퍼팅을 세 번 성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어쩌면 내 평생 최고의 퍼팅이었다. “와, 내가 만나본 어떤 투어 선수보다 더 나은데요.” 데비가 말했다.

이번에는 퍼팅을 표현할 말로 “여유, 집중, 단호”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말 치료법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포크라테스는 승마가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기술했다. 말 보조 치료법을 히포테라피라고도 부르는 건 그 때문이다. 최근에는 심리 치료사들도 말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주로 자폐아 치료에 이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말의 지능과 친밀감 그리고 위압적인 크기는 환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효과는 자존감의 향상이다.

운동선수에게 히포테라피를 적용하는 건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 하지만 크루스는 이 방법으로 정신의 흉터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는 플레이하면서 수많은 대응 전략과 부인, 자동적인 패턴에 휩쓸리는데, 그게 정작 자신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크루스는 말했다. “말은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주의 : 이런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는 진보 성향의 친구를 조심해야 한다. “아이고, 대단하네.” 한 친구는 내게 말했다. “이제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줘야 할 말들이 부자 골퍼들을 돕는 데 전부 동원되겠군!”)

크루스가 소속되어 있는 피닉스의 훈 카피 프로그램은 신체와 정서에 문제가 있는 아동과 성인을 상대로 시행하는 말 치료법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테라 샤드(Terra Schaad) 이사는 말이 효과적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말은 산만하지 않습니다. 늘 현재에 집중하죠. 느낌이 좋으면 앞으로 가고 그렇지 않으면 뒷걸음질을 칩니다. 말이 나에게서 벗어나는데 모퉁이에 먹을 게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또 다른 이유가 없다면 스스로 자문해보세요. 지금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샤드는 학대를 당했다가 회복 중이던 사람을 어렵게 설득해서 말에게 다가가게 한 일을 들려줬다. “그는 고삐를 씌우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집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느낌…. 그런 걸 한꺼번에 느꼈던 거죠.” 그런 종류의 소속감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샤드는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그 느낌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현재에 집중하고 몸의 작용을 감지하는 것. 그리고 그걸 말들이 도와줍니다.”

크루스는 상호작용을 하는 말과 인간에게 뇌파 센서를 부착한 결과 소속감이 깊어질수록 양쪽의 뇌파 패턴이 상호 보완적으로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또 이 센서를 이용해서 골퍼들이 플레이할 때 이런 집중 상태를 되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가 착용한 헤드셋은 음악이 나오는 태블릿과 연결되어 있었다. 내 역할은 의지만으로 볼륨을 낮추는 것이었고 음악 소리가 부드러워졌을 때 크루스는 이제 퍼팅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내가 어떻게 음악 소리를 낮춘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일은 실제로 벌어졌다. 나는 준비가 됐다. 루이지애나 출신인 로버트 메릴 2세는 애슬레틱모션골프의 교습가인데(그는 2015년 루이지애나미드아마추어에서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후에 프로로 전향했다) 최근에 크루스의 ‘최고를 뛰어넘자’ 프로그램을 완료했다. 그 프로그램에는 헤드셋과 말, 양궁과 다트가 동원됐다. 말과의 상호작용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게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한 일종의 자기실현적인 예언인지도 모르지만 내 아내한테 물어보면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할 겁니다.” 메릴은 말했다. “예전에는 힘으로 관철하곤 했어요. 수 많은 일을 벌였죠. 필요하면 사람들을 내버려둔 채 앞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무게가 2000파운드인 동물을 완력으로 조종할 수는 없죠. 교감을 갖는게 나아요. 스포츠심리학에 대한 모든 책을 읽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도 참가해봤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것들은 반창고를 붙이는 수준이었어요. 내 골프 게임의 다락방에는 늘 다람쥐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어릴 때 플레이하던 느낌이 들고 다람쥐는 사라졌습니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는 크루스의 말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다음 주에 파운더스컵에서 자신의 통산 일곱 번째 LPGA투어 타이틀을 차지했다. “트랙맨처럼 측정하고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노르드크비스트는 말했다. “하지만 모든 걸 그렇게 측정하고 대비할 수 있다면 위대한 골퍼들이 많겠죠. 가끔은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그걸 헤쳐나가야 하는데 말과의 경험은 내가 그걸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습니다. 코스에 나가면 이따금 그때 생각이 나요. ‘그때는 뭘 어떻게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그걸 헤쳐나갔잖아. 이번에도 그럴 수 있어.’”

애리조나주립대의 미시 파케이 감독은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에 이어 코치들까지 이 프로그램에 참가시킨 후 올해 NCA A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말과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은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를테면 완벽주의자에서 회복하는 중이에요.” 파케이는 내게 말했다. “나는 걱정을 멈추지 않아요. ‘충분히 한 건가?’, ‘제대로 말한 건가?’ 그런데 말 치료를 받고 났더니(그때도 완벽한 말을 고르는 데 한참이 걸렸는데)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가만히 있어’, ‘선수들이 알아서 할 거야’, ‘말도 알아서 해’, ‘그냥 놔두면 돼’, ‘네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알고 보니 성취도가 높은 사람들은 데비의 우리에서 우두머리 수컷인 페더스를 선택했다. “넬리의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크루스가 내게 물었다. “중간?” 내가 그냥 찍었더니 그는 “꼴찌”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지 잘 배웠어요.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말이죠.”

넬리를 만난 덕분에 나는 더 나은 골퍼가 될까? 그보다는 더 잘 적응하는 골퍼가 되면 좋겠다. 크루스를 만난 날 나는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인내심! 코스에서 나는 도망치고 싶을 때가 많다. 플레이를 빨리 하고 서두른다. 목표가 눈앞에 있을 때나 나쁜 샷을 해서 도달할 수 없는 거리에 있을 때도 나는 서두른다. 샷의 느낌이 좋지 않을 때면 중단한다. 그걸 바로잡기 위해 나는 이런 주문을 반복한다. 견뎌내. 한 번에 한 샷씩만 해. 순간을 즐겨! 긍정적인 말로 부정적인 말을 덮었지만 산은 점점 더 높아진다.”

메릴은 내게 메사에 다녀온 후로 꾸준히 2~3타씩 좋은 스코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내 첫 라운드는 속상하게도 평소와 같은 80대 후반이었다. 그러다가 두 번의 나인 홀에서 몇 달 만에 처음으로 40타 이하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샷이 특별히 탁월했던 것도 아닌데 1언더파가 나왔다.

내가 내린 결론은 자신을 다독여서 골프 실력을 높일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몰입하고 모든 걸 쏟아 부으면서 그렇지 않은 순간의 느낌을 재현하고 알아차리는 것뿐이다. 골프 라운드는 말과 함께 걷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게 너무 선문답처럼 들려서 자신이 도달하기에는 어려운 경지처럼 느껴진다면 크루스의 이 말을 떠올려보자.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제야 말이지만 나는 넬리가 나를 선택했다고 확신한다.

글_밥 카니(Bob Ca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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