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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의 힐링 파트너 [People :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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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다이제스트] 한국시리즈 최고령 출전 기록을 경신하며 팀이 우승하는 데 일조한 기아타이거즈의 투수 임창용을 만났다. 그는 현역 야구 선수 중 골프 실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를 꺾기 위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후배 선수들도 즐비하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라 불리는 임창용.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까지 쌓은 그는 현역 선수 중 최고참이다. 주로 마무리를 담당하던 그가 2017년에는 중간 계투로 자리를 옮겨 활약했다. 시즌 중반에 이뤄진 보직 변경으로 인해 다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데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큰 듯 보였다.

그는 20여 년 만에 다시 친정집인 기아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여섯 번째 우승이다. 가장 뜻깊은 우승으로 이번 한국시리즈를 꼽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팀 내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로서 맞이한 우승이기 때문이다. 임창용의 말이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후배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비록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다만 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우승은 후배 선수들이 모두 잘해줬기에 가능했습니다.”

사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40대에 들어선 임창용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다. 은퇴에 대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도 그 질문은 할 수 없었다.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FA(Free Agent : 자유계약) 신청에 대한 그의 말을 들으니 은퇴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FA 자격을 갖췄음에도 별도로 신청하지 않았다.

“어차피 저는 기아에서 은퇴할 거라 FA 신청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나이에 FA 신청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 몇 년 더 선수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기아에서 잘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있다 보니 부상만 조심하면 좋겠어요. 한 번의 부상이 은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40대라는 나이에도 임창용이 당장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먼저 체력적인 부분이다. 그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 또 훈련 스케줄은 최선을 다해 소화하되 크게 무리하지 않는다. 몸도 충분히 쉬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다. 그는 아직도 선발 투수로 나서면 10승은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한다(물론 기아타이거즈의 타선이 역대 최강이기 때문이라는 단서는 달았다). 임창용이 마운드 위에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에게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마무리 투수로 국내에서 300세이브, 한•미•일 통합 400세이브라는 기록도 꼭 달성해보고 싶다고 했다.

“저는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내가 던질 때만큼은 절대 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블론 세이브(역전을 허용하는 것)를 해본 사람만이 왜 이런 생각을 하며 등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어차피 게임은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서 ‘지금부터는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팀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건 다음 게임에도 악영향을 미치죠.”

야구 시즌이 끝나고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는 임창용은 요즘 골프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골프를 처음 접한 것은 스물아홉 살 때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할 때였습니다. 재활하던 시기라 훈련이 일찍 끝나면 필드로 향한 적이 많았어요. 저는 아직도 골프를 독학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엔 골프 그립을 어떻게 잡는지도 몰랐어요. 어설프게 흉내만 내며 그립을 잡으니 뒤땅이나 토핑이 발생하면 손가락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그에게 레슨을 받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재미있는 답이 돌아왔다.

“제가 말을 잘 안 들어요. 느낌대로 치는 스타일입니다. 야구도 초등학교 때 잠깐 배운 게 전부였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제 기분대로 던졌죠. 골프를 10년 넘게 해보니 ‘야구가 나한테는 쉬운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골프는 구력이 늘면 늘수록 더 어려운 스포츠예요. 라운드할 때마다 스코어가 다르고 제 폼도 바뀝니다. 또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멘탈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오히려 골프를 통해 멘탈 훈련을 하는 것 같아요.”

임창용의 베스트 스코어는 75타다. 현역 야구 선수 중에는 골프로 그를 뛰어넘는 선수가 거의 없다. 요즘엔 후배 선수들이 자꾸 도전장을 내민다며 즐거운(?)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 중에서도 넥센히어로즈의 이택근 선수가 계속 도전을 해온다고.

“이택근 선수도 골프를 잘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만 꺾으면 그래도 야구계에서는 골프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SK와이번스의 박재상이나 롯데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와도 플레이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특히 이대호 선수는 요새 골프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소문이 돌더라고요.”

그는 최근 백스윙의 크기를 줄였다. 과거에는 클럽이 넘어와 헤드가 눈에 보일 정도로 과도하게 넘기는 스타일이었지만 그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티 샷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특히 저는 티 샷이 오비가 나서 벌타를 받게 되면 집중력이 완전히 무너집니다. 볼을 무리하게 300야드를 보내는 것보다 30~40야드 덜 보내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중간한 50~60m거리를 남기는 것보다는 80~100m에서 그린을 공략하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임창용이 골프를 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바로 “재미있으니까”라는 아주 명쾌한 것이었다. 그는 골프가 생각처럼 쉬운 운동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끌린다고 했다.

“물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라운드를 나갔다가 더 스트레스를 받고 올 때도 있죠. 중간에 볼이 벙커에 들어갈 수도 있고 워터해저드에 들어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홀에 넣어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다시 뒤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에티켓과 룰에서 벗어나지 않고 목표를 하나씩 이뤄간다는 점이 어쩌면 제가 지향하고자 하는 삶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Lim Chang Yong 임창용 / 41세 / 182cm /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경력 : 해태타이거즈(1995~1998) 삼성라이온즈(1999~2007.11) 도쿄야쿠르트스왈로스(2007.12~2012.11) 시카고컵스(2012.12~2013.12) 삼성라이온즈(2014~2015) 기아타이거즈(2016~현재)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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