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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김성주가 중계하는 올림픽 “60일 후에 공개됩니다”, 김성주 [People: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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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김성주가 중계하는 올림픽 “60일 후에 공개됩니다”

올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골프 종목 중계를 맡은 김성주 아나운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을 꼭 빼닮은 둘째 아들 민율이의 이야기부터 차범근 감독의 배신 그리고 골프 중계의 어려움까지. 그는 에디터가 두 번째 질문을 던질 때까지 20분이 걸릴 만큼 방대한 양의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지면의 한계로 다 담아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글_고형승

어린시절? 그렇게 유별날 것도 없었다. 단지 학교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나 야구를 하면 다리나 어깨보다 목이 더 아팠을 뿐이었다. 혼자 쉴 새 없이 떠드는 아이가 바로 나였다. 야구 경기를 할 때 내 수비 포지션은 주로 2루수나 유격수였다. 그럼 실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경기와는 달리 늘 내 머릿속에선 다른 경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볼이 날아오지 않아도 가끔 다이빙 캐치를 하곤 했다. 나만의 경기에서 날아오는 또 다른 볼을 잡기 위해서 말이다. 좀 엉뚱한가? 글쎄, 상상력이 풍부했던 거로 인정해주면 좋겠다.

아버지는 늘 스포츠 중계를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러면 나도 옆에 찰싹 달라붙어 함께 보곤 했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이상하게 캐스터와 해설자가 내 눈과 귀를 더 매료시켰다. 신기한 건 요즘 내 둘째 아들(김민율)도 그런다는 것이다. 첫째(김민국)는 스포츠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데 민율이는 관심이 많다. 일곱 살 때부터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90분 동안 앉아서 보곤 했다. 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야구를 9회까지 다 볼 정도다. 확실히 내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느끼는 건 중계하고 있는 캐스터(내가 중계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를 흉내 내거나 야구 선수의 준비 동작을 따라서 한다.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잡아내서 흉내를 낸다. 간혹 캐스터 말투로 “아, 이건 뭔가요”라며 중계에 푹 빠져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어릴 때 저랬을까’라는 생각에 미소가 번진다.

내가 골프를 처음 접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차범근 감독이다. MBC 아나운서 시절이었던 2006년 당시 나는 차범근 감독과 독일월드컵을 중계하며 경기가 없을 때는 함께 여가를 보냈다. 독일에 50일 이상 머물며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 몸이 근질거리기는 그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그는 “우리 골프나 한번 해볼까?”라고 제안했고 나는 필드라는 곳을 처음으로 밟았다. 독일이 제2의 고향과도 다름없었으니 그는 낯선 골프 환경에서도 무척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는 나에게 “그냥 가서 휘둘러 보기나 해”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우리는 아마 3번홀까지만 함께 플레이했던 거로 기억한다. 그 이후에는 차 감독의 부인과 함께 플레이했다. 그는 내 플레이가 워낙 형편없으니 다른 조에 있는 독일인에게 “나 여기서 당신들과 플레이하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하곤 이내 그들과 함께 사라졌다.

처음으로 골프를 경험해보고 과연 이것이 말이 되는 스포츠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작은 공을 서너 번 만에 조그마한 홀에 넣는다는 게 스포츠라기보다 오히려 서커스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스포츠로 대접받을 만큼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아니었고. 그때는 골프를 전혀 모를 때였으니까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월드컵을 다녀온 이후로도 골프는 나와 맞지 않는 스포츠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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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그 이듬해에 지인으로부터 맥그리거의 맥텍 골프 클럽을 선물로 받았다. 회사도 나오고 시간적인 여유도 있을 테니 골프를 본격적으로 해보라는 권유와 함께 말이다. 나는 그 클럽을 작년까지 사용했다. 어느 날은 잘 맞고 어느 날은 잘 맞지 않는 게 내 탓이지 어찌 클럽 탓이겠느냐는 생각으로 바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지난해 지인과 라운드를 나갔는데 “이 클럽으로는 도저히 스코어가 나올 수 없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클럽이 그렇게 중요한가요?”라고 반문하자 그는 어이없다는 듯 웃기만 했다. 그러더니 자신의 제자 중 한 명이 용품 업체에서 일한다며 나에게 소개해줬고 그것을 인연으로 지금까지 야마하 골프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한 종류의 클럽만 사용하다가 다른 골프 클럽으로 플레이하니 어땠겠나. 그건 마치 신세계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샤프트도 그라파이트를 사용했지만 스틸로 바꾸니 더 정교한 샷을 구사하게 됐다.

예전에는 필드에 억지로 끌려나가는 기분이었다. 또 왜 그렇게 새벽에 나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즘은 피디나 방송 관계자들도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필드로 모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방송인들은 오픈된 공간에서 미팅하는 것보다 골프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4~5시간 동안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을 더 선호한다.
드라이버 샷은 평균 210m 정도 날아간다. 티 샷이 다른 아마추어 골퍼에 비해 조금 짧기 때문에 롱 아이언을 자주 사용한다. 내가 기록한 최고 스코어는 최근 태광컨트리클럽에서 기록한 84타다.

 

2009년부터 1년간 한 골프 채널에서 MC를 하면서 조금씩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해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물론 그때도 재미나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당시 국내에서 활약하던 이보미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데 그 선수가 어느 정도 골프를 잘하는지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몰랐다. 또 스태프들에게 “골프 경기는 왜 4라운드를 하는 거지? 한 라운드만 플레이해서 승자를 가려내도 되는데 굳이 나흘 동안 하는 이유가 뭐야?”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완전히 골프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였다. 물론 지금은 골프 안에 담긴 숨은 매력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조금씩 보이니까 재미있다.

작년에 MBC에서 골프 중계 캐스터 제의를 받았다. 처음으로 중계한 것이 바로 박인비가 우승하며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브리티시여자오픈이었다. 첫 중계부터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이슈가 발생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골프 중계를 잘하는 캐스터였다면 더 풍성한 내용을 전달해줄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수도 잦았다. 어떤 선수가 티 샷을 하는 걸 보고 다른 장면으로 잠깐 넘어갔다가 왔는데 자막에는 서드 샷이라고 나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자막이 잘못 나갔네요. 세컨드 샷!”이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선수가 이미 러프에서 레이업을 한 상황이었다. 또 마지막 날 박인비와 고진영이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스포츠 중계는 누가 더 확실한 사실을 재빨리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고진영이 18번홀에 올라가서 티 샷을 했는데 그때부터 갑자기 계산이 되지 않았다. ‘티 샷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그대로 박인비의 우승으로 끝이 난 건가?’, ‘세컨드 샷을 넣어서 이글을 잡으면 연장에 들어가나?’ 갑자기 멘붕이 온 것이다. 내가 머뭇거리자 피디는 “박인비가 우승한 거 아니에요?”라고 멘트를 빨리하라며 다그쳤다. 그제야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박인비의 우승과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알렸다.

 

아주 다행스럽게도지난해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생겼다. 올해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MBC 골프 중계의 캐스터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이번 중계는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이고 우리나라 선수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그 역사적인 현장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고 감격스러운 일이다. 또 그런 사실을 시청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스포츠 캐스터의 입장으로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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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늘 스포츠 중계를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러면 나도  
옆에 찰싹 달라붙어 함께 보곤 했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이상하게 
캐스터와 해설자가 내 눈과 귀를 더 매료시켰다. 

 

골프 중계는 여타 스포츠의 중계와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축구나 야구, 농구, 배구 등은 한눈에 들어오는 것까지는 아닐지라도 중계 팀의 눈에 다 걸리는 범위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골프는 내가 보고 있는 화면 외에도 다른 곳에서 경기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다른 쪽 상황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빨리 파악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감독이 어떤 장면을 커트해서 넘겨주지만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황과 달라져 있기도 하고 그 화면을 어떤 이유로 보여주는 것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순위가 바뀌는 순간이나 전체 판도를 뒤흔드는 상황, 홀인원, 긴 거리의 버디 퍼팅 등 녹화해놓은 영상을 중간에 끼워서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걸 재빨리 알아채야 한다.

 

골프처럼 정적인 스포츠(여기서는 운동량을 뜻하는 것이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길 바란다)는 급박하게 전개되는 스포츠에 비해 캐스터의 톤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축구 중계를 보는 것 같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골프는 중•저음의 톤으로 굵직하게 내는 것이 어울린다. 축구는 그보다 한 톤 정도 더 높여야 하며 쇼트트랙이나 격투기 종목처럼 단시간에 승부가 나는 종목은 그보다 또 한 톤을 높여야 한다.

 

가끔 시청자로부터 ‘너무 많이 떠든다’, ‘시끄러워서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그런 충고는 최대한 겸허히 수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기존의 선배 캐스터들이 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할 것이다.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중계된다는 것은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골프를 잘 아는 사람만 중계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골프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시청자에게도 좀 더 쉽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프리미어 경기와 올림픽에서 축구를 중계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내가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던 골프 중계는 너무 조용하다. 앞으로 골프가 스포츠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하나의 종목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파이팅 넘치는 중계도 필요할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캐스터가 남대문에서 장사하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상품인지 짧은 시간에 상대에게 각인시키고 어필해야 한다. 또 고함을 지르든 노래를 부르든 주목을 계속 끌어야 하고 시선을 잡아둘 수 있어야 한다. 캐스터는 누워서 TV를 시청하던 사람을 일으켜 세워 앉혀야 한다. 또 앉아 있던 사람이 TV 쪽으로 고개를 들이밀 수 있도록 특유의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야 한다. 유능한 캐스터일수록 피디의 커트나 카메라 감독의 워킹도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어떤 상황인지 궁금한데요”, “느린 그림으로 한번 봤으면 좋겠는데요”와 같이 시청자도 궁금해할 만한 사항을 미리 캐치하고 보여줄 수 있도록 끌고 가야 한다.

 

물론 시도 때도 없이 떠드는 건  누가 봐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중계에도 밸런스가 필요하다. 극적인 상황이나 절실한 상황에서는 말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무언의 메시지가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할 때가 있다. 다만 그 상황을 놓치고 그냥 지나가는 시청자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밸런스 있게 전달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격투기 경기를 보더라도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크게 아프지 않았을 것 같은데도 중계하는 캐스터가 “타격이 제대로 들어갔네요”, “휘청거릴 정도로 타격을 입힌 것 같은데요”,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은데요”라고 하면 시청자는 감정이입이 되곤 한다.

나는 스포츠 중계가 재미있어서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다음의 조건만 갖춘다면 말이다. 해당 스포츠에 대한 매력을 느껴야 한다. 캐스터가 막상 그 스포츠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겠는가. 함께 흥분해야 하고 절실한 마음을 가져야 하고 같이 아쉬워해야 한다. 또 캐스터는 많은 데이터를 머릿속에 넣고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그것과 연관 지을 수 있는 자료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뽑아내서 시청자에게 바로 전달해야 한다. 내가 잘 모르는 스포츠를 때우기식으로 중계해야 한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축구와 골프 중계를 맡았다. 체조까지 하게 될지는 미정이다. 사실 이번에 지상파 3사가 가장 신경 쓰고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가 바로 골프다. 골프가 우리나라 프라임타임대에 시작하기 때문에 시청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SBS와 KBS는 누가 중계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나는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평소 골프 중계를 자주 보던 팬들뿐만 아니라 골프를 잘 모르는 다수의 국민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김성주만의 독특한 진행을 선보일 테니 많은 기대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 날 우리나라 선수의 메달 소식을 꼭 내 입으로 고국에 전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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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캐스터들이 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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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ung-Ju

김성주 : 나이 44세

소속사 티핑엔터테인먼트

학력 세광중-청석고-중앙대 정치외교학 학사-중앙대 대학원 신문방송학 석사

가족 아내 진수정, 2남 1녀

활동 MBC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능력자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외 다수 프로그램의 MC

수상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2013년), MBC 방송연예대상 뮤직토크쇼부문 남자 최우수상(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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