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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나라의 사나이 이태희 [People: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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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공영규 / 헤어&메이크업_파크뷰칼라빈by서일주

두 달간의 동계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이태희는 짐을 풀자마자 카메라 앞에 섰다.

인터뷰 내내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는 당당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우리는 그에게 11시 이전에 취침하는 이유, 몸짱이 되기까지의 노력, 웃통을 벗어 던진 계기,

새로운 퍼터에 적응하는 법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글_인혜정

 

끊임없는 질주의 원천, 철저한 자기 관리

이태희는 누구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법도 한데 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는 경우가 없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스윙 연습, 체력 단련을 빼놓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도 항상 일정하다.

“평소 6시에 기상해 10시에 취침합니다. 이런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11시 이후에는 졸음을 참지 못하는 편이죠.” 

 

경기가 없는 날에 이태희는 연습장에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11시30분까지 스윙을 가다듬고 12시까지 점심 끼니를 때운 뒤 골프장으로 향해 실전 연습에 돌입한다. 그런 후 2시간 정도 피지컬 트레이닝을 꼭 빼먹지 않고 한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오후 7시쯤 됩니다. 취침 전에 꼭 스트레칭을 합니다.”

이처럼 그의 생활은 빈틈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생활은 지금의 그가 만들어지기까지 큰 도움이 되었다. 슬럼프에 빠진 기간에도 그는 일관된 생활을 이어나갔다. 2013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한 그는 두 번째 대회인 쓰루야오픈에서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급작스럽게 다가온 우승 찬스를 놓치며 슬럼프에 빠진 것이다.“쓰루야오픈에서 2라운드와 3라운드 때 선두로 달리고 있었어요. 우승이 코앞에 있었죠. 하지만 마지막 날 긴장한 탓인지 우승이란 행운은 달아나버렸죠. 첫 우승을 기대했다가 허무하게 놓치고 나니 상실감이 컸어요. 그때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막상 우승의 문턱 앞에 설 때면 두려움이 그의 발길을 막았다. 그해 8월에 열린 KPGA투어 솔라시도파인비치오픈에서 또 한 번 좌절을 맛봤다.

“나는 우승할 수 없는 선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트레스가 상당히 컸고 자신감도 잃었죠.” 

 

그럴 때마다 그는 오히려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힘들다고 늦게 기상하거나 연습을 소홀히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시간이 약이더라고요. 그리고 생활 패턴을 지키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붙고 힘든 기억도 잊혔어요. 끝이 없는 터널은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몸짱 골퍼, 웃통을 벗어 던진 세리머니 

그를 가장 크게 변화시킨 건 ‘골프 트레이닝’이다. 그는 국내 투어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왼쪽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지만 오히려 그는 ‘재활’을 선택했다. 재활을 시작한 뒤 그의 어깨는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 후 그는 2008년부터 알엑스짐(RX ZYM)을 운영하는 선우원 원장을 만나 본격적으로 골프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선우원 원장은 이태희에게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태희는 꾸준히 몸을 단련했다. 그 효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타났다. 2007년 상금 랭킹 99위에서 2008년 27위로 급상승했고 그 후로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12년부터 상금 랭킹 20위 이내로 진입하며 경기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는 “트레이닝하기 전에는 3주 연속 대회에 참가할 때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는데 지금은 통증이 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3년 JGTO로 진출하면서 효율적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데 실패했다. JGTO는 KPGA투어와 달리 월요일부터 선수들이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코스를 개방한다. 이태희는 일요일에 경기를 끝낸 뒤 쉬지 않고 그다음 날인 월요일과 화요일에 연습 라운드를 강행했다.

“연습을 많이 하면 코스 적응이 쉬우니 스코어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줄 알았어요. 월요일과 화요일에 연습 라운드를 하고 수요일엔 공식 프로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대회에 참가하며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죠. 그런 생활을 6주가량 반복하니 경기 후반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더라고요. 무리한 연습이 화근이었죠.”

 

 

2

QUICK 10문 10답
경기 중 바나나를 먹는 횟수? 두 번
라운드 중 화장실에 가는 최대 횟수? 0~1번
일 년간 주행거리? 2만5000km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90야드
휴대폰에 여자의 전화번호 개수? 30개
나에게 김대섭이란? 친형 같은 존재
스터스 출전권과 우주여행 티켓 중 선택한다면? 마스터스 출전권
로또를 구입한다면 번호 6개? 9, 12, 23, 27, 37, 44
<태양의 후예>를 보며 든 생각? 내가 유일하게 아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최대 음주량? 맥주 한 잔
일본투어에서 체력과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그는 이듬해 국내 투어에 다시 복귀했다. 해가 지날수록 그는 체력 관리에 더 큰 관심을 쏟아부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던 운동량도 늘렸다. 경기가 없는 주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2시간 정도 골프 트레이닝에 투자하고 있다. 하루 일과 중 30~40%는 체력 단련에 힘쓰는 셈이다. 그런 습관 덕분인지 최근 그의 이름 앞에는 ‘몸짱 골퍼’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보양식을 챙겨 먹느냐는 질문에 그는 “보양식은 기본이고 하루에 20알의 영양제를 섭취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종합 비타민, 홍삼, 로열젤리, 아미노산 등 영양분을 다양하게 섭취하기 위해 약을 아침에 10개, 저녁에 10개씩 먹고 있어요.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이렇게 챙겨 먹지 않나요?(웃음)”
9년 만의 우승, 숨겨둔 세리머니의 추억 
이태희는 2014년 13개 대회에 참가해 4개 대회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KPGA 상금 순위 6위를 기록했다. SK텔레콤오픈에서 준우승, 코오롱제57회한국오픈에서 3위를 기록하며 우승과 거리를 좁혀갔다. 그리고 지난해 넵스헤리티지에서 프로 데뷔 9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는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파격적인 세리머리를 선보였다. 웃통을 벗어 던지고 18홀 그린을 활보한 것. 사실 그는 우승하게 되면 팬티만 입고 그린을 한 바퀴 돌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사실 우승에 대비해 세리머리를 위한 팬티를 챙겼어요. 시상식 때 팬티를 손에 쥐고 있었죠. 팬티 뒷부분이 엉덩이 모양의 패드로 디자인돼 독특했어요. 아마 그걸 입고 세리머니를 했으면 큰 이슈가 되지 않았을까 예상해봅니다. 하지만 소속사에서 상체만 벗었으면 좋겠다고 저를 말리더라고요.”
속옷 세리머니를 생각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는 답했다.
“과거에 SK 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이 객석이 만원이 되면 팬티를 입고 야구장을 돌겠다고 공약한 뒤 실제 그렇게 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큰 이슈몰이를 했기에 저도 도전해보고 싶었죠.”
더불어 그는 올해의 선수상인 발렌타인 대상까지 수상하며 겹경사를 치렀다.
“처음으로 대상 시상식에 참가했어요. 첫 우승에 이어 대상까지 받게 돼 얼떨떨했어요. 우승했다고 아직까지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제 이름 앞에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하나 붙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죠.”

 

 

 

3

 

이태희는 지난 1월 쿤밍에서 열린 중국PGA투어 퀼리파잉스쿨에 참가했다. 중국프로골프협회(CPGA)와 미국PGA 3부투어가 공동으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CPGA에서 상위 5~6위를 거두면 미국2부투어인 웹닷컴투어 참가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올 시즌 국내 대회와 중국 대회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일본 2부투어 대회도 스케줄만 된다면 최대한 출전할 예정입니다. 중국 대회는 10~15개 정도 열려요. 아직 스케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합작한 대회로 미국2부투어 최종전에 직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저에게 기회인 셈이죠. 장기적인 목표는 미국 진출입니다.”  
중국 퀄리파잉스쿨을 치르고 국내에 도착한 다음 날인 1월20일, 그는 태국으로 두 달간 동계 훈련을 떠났다.
새로운 퍼터에 적응하기  
올해 승수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퍼터가 관건이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그는 퍼터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2011년부터 5년간 43.5인치의 벨리 퍼터를 사용했지만 올 시즌부터 일반 퍼터로 교체해야 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부터 벨리 퍼터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짧은 퍼터를 사용하려다 보니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해야 하고 밸런스가 달라져 적응 기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는 가장 잘 맞는 퍼터를 찾기 위해 네 개의 퍼터를 챙겨가 테스트를 했다. 라운드하는 시간 외에 연습하는 시간은 하루에 3시간. 그중 1시간 반은 퍼트를 연습하는 데 투자했다. 그는 일반 퍼트에 적응하기 위해 훈련지에 함께 있던 안선주, 김다나 등 여자 선수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선주와 다나는 스트로크를 할 때 쓸데없는 움직임을 줄이라고 조언해줬어요. 일반 퍼터를 사용하면 벨리 퍼터를 사용할 때보다 몸의 움직임이 더 생기기 마련입니다. 벨리 퍼터는 그립이 몸에 붙어 몸통과 다리의 움직임 없이 일정한 터치가 가능한 데 비해 일반 퍼터는 그렇지 않죠. 그래서 스트로크 때 손목이나 팔의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으로 대상 시상식에 참가했어요. 첫 우승에 이어 대상까지 받게 돼 얼떨떨했어요.
우승했다고 아직까지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제 이름 앞에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하나 붙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죠.
특히 3m 이내의 쇼트 퍼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쇼트 퍼트 때 손목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어드레스를 더욱 견고하게 취하고 손목을 고정한 상태로 스윙을 반복했다.
게다가 그는 100야드 이내의 어프로치 샷 연습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린 주변의 20~30야드의 샷은 자신이 있지만 40~100야드의 피치 샷은 자신 있게 구사하지 못하는 편이죠.”그는 쇼트 게임 연습 거리의 간격을 40야드, 45야드, 50야드 등 5야드로 좁히고, 트랙맨을 이용해 스윙 패스를 꼼꼼히 체크했다. 볼은 잔디에 두고 보내기보다 맨땅에 놓았다.
“좋은 라이에서 볼을 놓기보다 어려운 라이에 놓고 연습하는 편입니다. 남서울골프장 연습생 시절에 최상호 프로가 가르쳐준 팁입니다. 공이 잔디보다 지면에 붙어 있어 더 정밀하게 가격해야 합니다. 그러면 추후 잔디 위에서 얼마나 더 쉽게 볼을 걷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 최상호 프로님의 조언이었죠. 이 훈련을 통해 잔디에서 뒤땅이나 톱볼을 방지할 수 있죠.”
그는 웨지 중 58도를 가장 좋아한다.
“58도 웨지로 85야드까지 보내면 벙커 샷이나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 샷도 자신 있게 보낼 수 있어요. 이전에 58도 대신 3년 정도 60도 웨지를 사용했는데 스핀양도 많고 60도와 54도의 갭이 커 60도를 58도로 교체했습니다.” 
퍼터와 쇼트 게임을 강화한 그는 올 시즌 승수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의 소망은
“올해 한국오픈이나 KPGA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털어놨다. 연이어 미국2부투어와 일본정규투어 시드를 모두 확보한다면 어떤 대회를 선택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일본정규투어는 일 년간 경험해봤으니 미국2부투어를 선택하겠습니다. 지금처럼만 한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가 꿈의 무대에 한 발짝 가깝게 다가갈 중요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이를 악물고 다시 뛸 때가 온 것 같습니다.” 
Lee Tae Hee
이태희 : 나이 32세 후원 OK저축은행 경력 발렌타인 한국프로골프대상 
우승 KPGA투어 넵스헤리티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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