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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가득 디섐보 [People: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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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월터 아이우스 주니어(Walter Ioose Jr.)

열정가득 디섐보

브라이슨 디섐보에게는 이뤄야 할 과업이 있고,골프는 그것의 한 부분일 뿐이다.
글_제이미 디아즈(Jaime Diaz)

골퍼 중에는 골프 역사에 걸출한 인물로 기록될 운명을 타고난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물론 최고의 엘리트 선수들은 그렇게 보일 때가 많은데, 그건 평범한 특징마저도 자꾸 확대경을 들이대다 보면 기벽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걸출한 인물의 진정한 기준으로는 개성, 매력적인 스토리 그리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을 들 수 있다. 걸출한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며 남다른 흥미로움을 자아내야 한다.

아마추어 생활 막바지에 실력을 꽃피우고 프로로 데뷔한 스물두 살의 브라이슨 디섐보는 이미 몇 가지 기준의 입증을 마쳤다. 흙먼지 날리는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의 클로비스에서 태어나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던 한 젊은이는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골프 업계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는 흥미로운 인물로 부상했다.
그가 남다른 흥미로움을 지녔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서던메소디스트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디섐보는 과학에 기반을 둔 두 권의 골프 저서를 플레이의 토대로 삼았는데, 호머 켈리의 <골핑 머신>과 H.A. 템플턴의 <벡터 퍼팅>이다. 1969년에 나온 켈리의 책은 디섐보가 5년 전에 아이언 세트의 길이를 전부 똑같이 맞추겠다고 결정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코스에서 그는 벤 호건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자를 쓰고 나오는데, 니트 재질이라서 그런지 페인 스튜어트나 캘빈 피트(PGA투어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흑인 골퍼)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체구는 날렵했지만 머리와 이목구비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팀의 롭 그론코우스키(Rob Gronkowski)와 비슷하다. 183cm에 90kg인 체격은 영락없는 스포츠맨이지만, 탁구와 셔플보드 그리고 익스트림 외줄타기 등을 즐기는 취미 때문에 괴짜 과학도의 이미지도 강하다. 그는 자신의 이런 취미가 ‘고유 수용성 감각’(쉽게 말하면 협응 능력)을 향상해준다고 말했다.


물론 디섐보는 실력도 있다. 작년에 그는 잭 니클라우스와 필 미컬슨, 타이거 우즈 그리고 라이언 무어에 이어 한 해에 NCAA와 US아마추어를 모두 석권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되었다. 마스터스 이전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일곱 번의 프로 대회에서 디섐보는 여섯 번 컷을 통과했고, 작년에 열린 호주마스터스에서는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올해 확실히 받아낼 수 있는 일곱 번의 스폰서 면제권을 이용해서 2013년에 조던 스피스가 그랬던 것처럼 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디섐보는 자신의 존재감을 잘 알고 있으며, 분명한 사명감도 지니고 있다. 가장 자주 언급하는 목표는 다수의 골퍼에게 영향을 주고 더 많은 사람을 골프계로 이끌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두 차례 아널드 파머를 만나면서 광범위한 사회 환원에 힘쓰는 파머를 본받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하긴 그 나이에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된다.
왼손으로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쓸 수 있다는 걸 설명한 그의 말은 ‘디섐보 선언문’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그건 재능이 아니라 연습의 문제일 뿐이다.” 그는 실제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아랍어나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신발 끈을 새로운 방법으로 묶고 싶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왜냐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나는 별로 똑똑하지 않지만 열심히 노력한다. 뭔가를 사랑하고 거기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역사를 사랑한다. 과학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한다. 골프를 사랑한다. 배우는 걸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 나는 모든 것에서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것을 사랑한다.”
물론, 디섐보가 강한 인상을 주는 모습이 또래에게는 연극적인 제스처로 보일 여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서로 실력을 겨룬 젊은 아마추어들 사이에서 그는 인기가 높고, 그에 대한 프로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라이슨은 완전히 자신만의 생각으로 구상한 분명한 경로를 갖추고 있는 굉장한 친구다.” 스탠퍼드에서 전미 선수로 선발된 스무 살의 매버릭 맥닐리(Maverick McNealy)는 이미 이름에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인 아버지 스콧 맥닐리로부터 ‘판을 뒤흔드는 기질’을 물려받았다는 인상을 준다. 매버릭은 디섐보가 “이따금 비난을 받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지만 “그는 대체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테랑 투어 선수들에게 디섐보는 예의 바르고 정중한데, 미니투어에서 활동하던 클럽 프로인 아버지 존으로부터 어려서부터 플레이 파트너와 관계자들을 배려하고 감사하라고 배운 덕분이다. 연습장에서 흘끔흘끔 그를 쳐다본 사람들이라면 디섐보가 거의 비제이 싱에 버금가는 시간을 연습에 투자한다는 걸 알아차렸을 텐데, 심지어 속도도 더 빠르다. 하지만 진정한 이해는 자신들보다 젊은 나이에 중요한 진실을 깨달은 성실한 선수에 대한 감탄에서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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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 정통이든 아니든 자신의 독자적인 방법을 찾아내서 그걸 신뢰해야 한다는 그 진실을.
“그는 대단히 성숙한 친구이고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다는 믿음이 확고하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애덤 스콧은 호주에서 디섐보와 같은 조로 플레이한 후 그린을 읽는 뛰어난 능력을 눈여겨봐왔다. 두바이에서 흥미를 느낀 나머지 디섐보의 클럽으로 스윙을 해보고 베이힐의 일요일 라운드에서 플레이 파트너보다 한 타 적은 65타를 기록한 로리 매킬로이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브라이슨은 골프볼을 완벽하게 컨트롤한다. 자신의 방법에 매우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마이크 앞에서 떨지 않는 자신감 역시 나쁠 건 없다. 1월에 첫 라운드에서 64타를 기록했다가 결국 공동 54위로 밀려났던 아부다비에서 그는 전 세계 기자들 앞에 섰고 그 자리를 즐겼다.
“그 자리는 자기 생각을 발언하고 모든 사람이 들어주길 바라는 얘기를 할 수 있는 무대다. 나는 그 기회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 자리를 즐겼다. 솔직히 아주 오래전부터 기대해온 일이었다.”
자신을 이해할 실마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디섐보는 뉴턴의 제2 운동 법칙이나 좋아하는 성경 구절인 골로새서 3장 23절(“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그리고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의 일화를 아무렇지 않게 언급한다.

그리고 물론 <골핑 머신>의 모호한 내용도 인용하는데, ‘제로 평면 이동 스윙’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10장 7요소 A변주를 읽어보라고 하는 식이다. 디섐보는 열다섯 살 때 이 책을 처음 읽었는데, 코치인 마이크 시(Mike Schy)는 제자가 쏟아내는 기술에 대한 질문 공세를 잠시 피하려는 마음으로 이 책을 건네줬다고 한다.
켈리의 이론을 추종하는 일부 골퍼들도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보비 클램펫(Bobby Clampett)과 맥 오그레이디(Mac O’Grady)의 선수 생활이 돌연 중단된 원인으로 거론될 때도 많다. 현대의 투어 선수들은 과학에 근거를 둔 기술과 생체역학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 와중에 독학으로 골프를 익힌 버바 왓슨과 정통에서 조금 벗어난 스피스로 인해 개인적인 스타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신뢰하는 쪽으로 추가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스물두 살의 확신으로 가득하지만 미묘한 결도 갖춘 디섐보는 이 두 가지를 얼마든지 조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다.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스윙을 강권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 책에 담긴 원리는 온갖 종류의 개인적인 차이를 허용하고 있다. 체구에 따라서도 전부 다르게 보인다. 개성을 존중한다는 것, 이건 내가 이 책에 끌린 가장 큰 핵심이다. 골프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으며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이해했으면 좋겠다.”

디섐보는 열렬한 추종자답게 한참 동안 즉흥 연설을 이어가더니 이렇게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이 책은 몸이 저절로 목전의 플레이를 믿음직하게 처리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기술의 토대를 제공한다. 모 노먼을 생각해보라. 그는 어떻게 번번이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샷을 할 수 있었을까? 그가 모든 걸 고려했기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 마음이 저절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토대를 찾아냈고 그런 다음에는 기계가 아닌 예술가가 된 것이다. 바로 이런 게 골프의 궁극적인 승리다.”
열일곱 살의 디섐보가 3번 아이언부터 로브 웨지까지 전부 같은 자세와 같은 스윙 판을 반복할 수 있도록 아이언 세트의 길이를 전부 동일하게 맞춘 것도 이 책의 원리에 설득됐기 때문이었다. 클럽은 6번 아이언의 표준 길이인 37.5인치에 맞추고, 라이는 표준에 비해 10도를 더 수직으로 기울인 72도다. 일관된 스윙웨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헤드의 무게는 전부 278g으로 고정했다.
<골핑 머신>에 따라 구축한 스윙을 구사하기 위해 디섐보는 대형 그립을 사용하며 그립은 거의 손바닥으로 감싸고 손목 코킹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페이스의 회전이 최소화되지만(정확도는 향상된다) 다운스윙의 지체 현상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파워는 감소한다. 그는 스윙의 폭 그리고 임팩트 구간에서의 완전하고 빠른 회전으로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디섐보의 스윙 동작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백스윙과 다운스윙에서 클럽이 그 누구보다 같은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는 것일 텐데, 이는 ‘제로 평면 이동 스윙’을 구현한 동작이다.
드라이버와 3번 우드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길이의 클럽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때도 그의 스윙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페어웨이와 그린의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정확한 동작을 구사한다(비슷한 체구인 스티브 스트리커의 동작과 다르지 않다).
“곧게 날아가는 샷을 하기에는 좋은 스윙이지만, 골프계를 장악할 만한 플레이는 아닐 것 같다.” 조니 밀러는 이렇게 평가했다. “손의 동작을 거의 배제하면 탁월한 거리 컨트롤 능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이고 파워도 어느 정도 상실하게 된다. 다만 브라이슨은 큰 체구에 힘을 타고났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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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섐보는 남다른 파워를 갖추고 있다. 스스로 ‘페어웨이 탐지기’라고 부르는 드라이버 스윙의 속도는 시속 181.85km(3월 말까지 PGA투어 평균은 181.83이다)이고 비거리는 290야드 안팎이다(투어 평균은 290.1). 하지만 거리를 조금 늘려야겠다고 결심하면 드라이브 ‘강화 엔진’을 발동해서 스탠스를 넓히고 손목을 더 많이 코킹하면서 클럽 헤드 속도를 시속 201km까지 높이기 때문에 거리도 340야드나 그 이상으로 늘어난다. “브라이슨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파워의 원천을 잘 알고 있다.” 그의 코치는 말했다.
올림피아필즈에서 열린 US아마추어 우승으로 입증했듯이 디섐보는 퍼팅 실력이 뛰어난데, <벡터 퍼팅>을 통해 연마한 그린 읽기 공식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가 인정하는 약점은 웨지 플레이다. 하지만 디섐보나 그의 코치도 표준보다 5cm 긴 클럽의 길이가 실력에 방해되거나 손목을 코킹하지 않는 스윙이 어색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하다.” 그의 코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자랄 때 웨지 플레이를 거의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볼 스트라이킹 실력을 쌓는 데 너무 몰입한 나머지, 물론 지금은 그 목표를 이뤘지만, 풀 샷에만 전념했다. 이건 단순히 연습량의 문제다.” 디섐보는 이렇게 말했다. “웨지 플레이를 더 잘하고 싶고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다.”

까다롭고 힘든 동료이자 학생
자기 뜻대로 게임을 조절하는 것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브라이슨은 어려서 수학에 재능을 보였고, 10대 초반까지 축구와 농구 그리고 배구를 잘했다. 하지만 팀 스포츠를 싫어했는데,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팀의 다른 선수들을 자신이 연습하는 것만큼 열심히 연습하게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골프에 집중한 후로는 까다로운 학생이 되었다. “브라이슨은 어떤 얘기든 그걸 받아들이기 전에 입증을 요구했고, 질문의 깊이와 내 대답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고집 때문에 더는 내가 직접 가르칠 수 없겠다고 느꼈다.” 존은 말했다. “그래서 주니어 골퍼 시절부터 알고 지낸 마이크에게 브라이슨을 데려갔다. 그는 남의 얘기를 경청하고 꼬치꼬치 캐묻는 아이들을 잘 다룬다. 아이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그걸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디섐보는 마이크의 연습 시설에 있는 온갖 교습 도구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고, 특히 <골핑 머신>을 지침서로 정한 후에는 플레이보다 연습하는 걸 더 선호했는데 그런 태도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브라이슨은 나중을 위해 스윙을 효과적으로 다듬는 것에 몰입했다.” 마이크는 말했다. “내가 본 어떤 주니어 골퍼보다 이해력이 뛰어났다.”
디섐보가 연습장에서 침착하고 ‘위대한 실험가’일지 모르지만 코스에서는 감정을 다스려야 했다. 지역의 주니어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캘러웨이주니어월드 챔피언십에서 2위를 거뒀지만 뜨거운 열정이 방해될 때가 많았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디섐보는 두 번째 시즌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기독교라는 신앙이 좌절감을 더해줄 때도 있었다. “토너먼트를 마친 후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서 결과가 좋지 않다며 이렇게 한탄할 때가 있었다. ‘하느님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죠? 다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습한 나한테.’” 브라이슨의 엄마인 잰은 말했다.
2학년이던 2014년에는 골프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좌절감이 정말 심했다. 75타나 76타를 기록하면서 주위 사람들까지 힘들게 만들었다.” 마이크는 댈러스로 가서 제자에게 또 다른 책을 건네줬다. 웨스 닐(Wes Neal)이라는 사람이 쓴 종교적 논문인 <완벽한 운동선수가 되기 위한 안내서(The Handbook of Athletic Perfection)>이라는 책이었다. 디섐보는 그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다. “골프 스코어를 인생의 중심으로 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게 나의 문제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섐보는 시카고의 베벌리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웨스턴아마추어에 참가했다.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아침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긴장하지도 않았고, 1번홀의 티 박스에서 신경을 곤두세우지도 않았으며, 나쁜 샷을 하고도 욕을 중얼거리지 않았다. 18번홀에서 상대 선수가 긴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그를 한 홀 차로 물리쳤을 때는 축하의 말을 건네고 모든 관계자와 악수를 했다. 패배로 인한 분노가 느껴질 때는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이크가 전화를 받자 평온함이 압도하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이렇게 불쑥 내뱉었다. ‘이제 알았어요.’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고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마침내 깨달았다. 나쁜 샷, 좋은 샷, 모든 게 기품과 인격을 보여줄 기회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거기에 골프 샷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도 포함되리라는 걸 깨달았다. 역설적이게도 골프를 부수적으로 만들었더니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때를 기점으로 내 삶이 달라졌다.”
그다음 해에 디섐보는 드물게 2승을 거뒀다. “그 두 번의 우승은 그때까지 내가 이룬 것 중에 가장 큰 성과였지만, 그 둘을 더해도 베벌리컨트리클럽에서 느낀 감정에는 비할 수 없다. 사람들은 기독교가 삶을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치료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힘든 길이다. 기준을 아주 높여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하기 때문이다.”
디섐보는 앞으로도 특별한 순간을 수없이 직면해야 할 운명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흥미로운 개성을 보여줄 거라고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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