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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바라기, 두형제 [People :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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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공영규

꿈바라기, 두 형제

꿈을 먹고 사는 두 형제가 있다. 바로 주니어 골퍼 조재형•조재원이

그 주인공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형제는 항상 긍정적이고 열정적이다.

두 형제가 꿈을 대하는 법에 대해. 글_인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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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의 행복한 꿈 

4년 전 봄이었다. 열 살 둘째 재형이와 여덟 살 막내 재원이는 집에 있던 낡은 퍼터를 들고 오전부터 나가 저녁이 돼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형제는 놀이터에서 모종삽으로 구멍을 파 그곳에 플라스틱 컵을 묻고 퍼팅을 하며 골프에 흥미를 붙이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아버지는 집으로 돌어가자고 재촉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두 아들은 아버지에게 조르기 시작했다. “골프채 사주세요. 저도 ‘팡팡’ 공 날리고 싶어요.”

사실 두 형제가 골프를 시작하기까지는 아버지의 큰 결심이 필요했다. 세 아들을 둔 다섯 식구로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긴 고민 끝에 아버지는 두 아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골프를 독학해 두 아들에게 직접 스윙을 지도했다. 골프를 시작한 지 몇 개월이 되지 않아 재형이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2년 7월7일 푸른산자리골프 파3 숏게임장 5번홀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한 것이다. 그렇게 골프를 시작한 두 형제는 처음에는 하루에 280개의 볼을 쳤지만 이제는 매일 1000개를 거뜬히 친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가 터지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아버지는 낮에 두 아들을 쫓아다니며 뒷바라지를 하고 저녁에는 본업인 개인택시를 몰았다. 시간이 갈수록 힘이 부침을 느꼈다. 택시를 몰면서 빈번하게 접촉 사고를 냈고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등 위험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시간을 아이들에게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개인택시를 팔아 아내에게 반찬 가게를 차려줬다. 아이는 아빠가, 생계는 엄마가 도맡았다. 2014년 12월에는 집마저도 팔아야했다. 결국 전 재산 1억6000만원을 3년 만에 소진했다. 일반적으로 1년에 한 명의 주니어 골퍼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 이상 든다. 아버지는 3년간 최대한 아껴야 했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고 연습 라운드는 꿈도 꾸지 못해 예선과 본선의 스코어는 매번 크게 차이가 났다.

아버지는 두 아들의 꿈 지킴이

1년 전 재형이와 재원이는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골프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클럽을 놓아야 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빚만 늘어가는 통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 매년 겨울만 되면 추운 매트 위에서 시름하며 부상에 시달리던 아이들을 보면 너무 안쓰러웠다. 힘든 형편 때문에 또래 친구들처럼 동계 훈련 한번 못 보내는 상황도 원망스러웠다. 더 이상 생계 유지가 힘들자 아버지는 재형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제 골프를 접어야겠구나. 경기 한 번 하는 데 엄마 월급이 다 들어가.” 그러자 재형이는 울먹이면서 말한다.

“왜 제가 꿈꾸는 걸 아버지는 못하게 해요? 저 그냥 10만원짜리 연습장이라도 등록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 저 꼭 프로 선수가 될게요!”

아이들에게 미안한던 아버지는 최악의 마음까지 먹었다. “3년 동안 아이들과 골프를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책을 썼어요. 주변에서는 책을 내보라는 권유도 있었죠. 책을 마무리하고 죽을 생각까지 했습니다. ‘제가 죽고 난 뒤 책을 내면 아이들이 이슈가 돼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 거죠.”

이런 상황에서도 형제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늘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들의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옷이 없다고 배고프다고 투정 부리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형제는 “더 열심히 해서 꼭 보답할게요”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아버지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돈이 없다고 시간이 없다고 아이들의 꿈을 저버린다면 미래에 내가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마음을 더 단단히 먹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그들에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2년 전 처음 입상한 대회의 스폰서인 덕신하우징에서 후원하겠다는 반가운 연락이 온 것이다. 아버지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았죠”라며 “평생 이 은혜는 잊지 못할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지난해 3월부터 두 형제는 경기 출전비가 해결되면서 조여오던 숨통을 풀 수 있었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올겨울은 재형이와 재원이에게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두 아들의 열정, 아버지의 노력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아내에게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SNS인 카카오스토리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카카오스토리에 두 형제의 연습과 일상 그리고 경기 내용을 업로드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던 중 두 형제를 응원하던 팬은 지난해 10월10일 팬 카페(재형&재원 꿈바라기)를 개설하기도 했다. 좋은 일은 연달아 생겨났다. 팬 카페를 개설하고 한 달 뒤에 SBS <영재 발굴단> 프로그램에서 출연 제안이 온 것. 여기서 아이들의 실력을 검증받았고 재형이와 재원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덕분에 12월 말에는 최경주재단의 후원으로 첫 동계 훈련을 떠나게 됐다. 이런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은 두 형제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 “빛을 따라가다 보면 꿈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이끌어가는 대표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더 큰 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겠죠.”

아버지 역시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재형아, 재원아. 오늘도 내일이 되면 어제의 추억이 되는 거야. 너희들이 바라는 꿈의 그날이 오면 현재의 모든 일이 너희들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될 거야. 우리 훗날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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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 14세

별내중학교 1학년

경력 가누다배 2위(2014년), KYGA볼빅배 2위(2014년), 파주협회장배 우승(2014년), 켄이치골프컵 한국주니어골프최강전 2위(2014년), KYGA패밀리챌린지 중등부 3위(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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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 12세

별내초등학교 5학년

경력 경기도협회장배 우승(2014년), KYGA회장배 우승(2015년), KYGA패밀리챌린지 초등부 준우승(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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