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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낙원은 바로 말레이시아 랑카위 [Travel: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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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고형승, 엘스클럽텔룩다타이 제공

골프 좀 아는 사람에게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를 다 돌아보는 것이 꿈이자 위시 리스트에 올라간 내용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시간과 비용을 고려할 때 거의 불가능하다. 아마 1000만 명 중 한 명이나 가능할까? 정말 부러운 일임이 틀림없다.
100대 코스 전부는 아니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5곳 혹은 10곳 정도는 가보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는 세워볼 수 있지 않겠나.
그 출발을 말레이시아 랑카위에 있는 ‘엘스클럽텔룩다타이’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글_고형승

최근 결혼한 커플 사이에 뜨고 있는 신혼여행지가 있다고? 그건 에디터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고 아주 배가 아픈 내용이지만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지난 4월 말,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곳을 찾아가기 위해 말레이시아항공을 이용했다. 몇몇 신혼부부 틈바구니에 끼어서 혼자 말이다. 6시간40분여를 날아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 영화 두 편을 보고, 밥과 간식을 한 번씩 먹고, 아주 잠깐 졸았더니 곧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옆에 앉았던 바퀴벌레(외로움에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눈에 그렇게 보인 것일 뿐이니 부디 오해 없길 바란다) 한 쌍 역시 꼬물꼬물하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1시간 남짓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랑카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역시 말레이시아항공을 이용했다. 말레이어로 ‘붉은 갈색 갈매기’를 뜻하는 ‘랑카위’는 말레이시아 반도 북서쪽에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랑카위까지는 비행기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아흔아홉 개의 섬으로 군도를 형성하고 있는 랑카위가 바로 요즘 신혼부부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다. 한국에서부터 함께 온 그 바퀴벌레 한 쌍은 여전히 꼬물거리며 에디터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어색한 듯 서로 인사를 나눴다. 통성명까지 할 기세였다.
랑카위 공항에서는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를 통해 걸어 나와야 한다. 습한 공기가 콧속으로 훅 빨려 들어오는 게 가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3월이 가장 덥다. 하지만 4월도 그리 만만한 날씨는 아니다. 최저기온이 24℃, 최고기온이 33℃ 정도 된다. 거기에 습하기까지 하다. 더운 건 딱 질색인 체질을 가진 터라 말레이시아 날씨가 반가울 수는 없었다. 그래도 반갑게 맞이해준 가이드와 인사를 나누고 차량으로 향했다. 숙소인 다타이 랑카위(The Datai Langkawi) 리조트에서 자동차를 보내왔다.
랑카위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40분이 소요된다. 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40분 중 30분가량은 꼬불꼬불한 산길을 이용해야 한다. 평소 멀미와는 상관없는 체질이라도 30분 동안 이 길을 지나치게 된다면 속이 살짝 메스꺼울 수 있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반드시 멀미약을 미리 챙겨 먹길 권한다. 숙소로 향하는 도중에 마리나와 랑카위 폭포를 지나게 된다. 마리나에는 화려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하다. 만약 마리나에서 식사나 음료를 즐기고 싶다면 리조트까지 편도 80링깃(한화 약 2만3400원)의 택시를 이용(20~25분 소요)하면 된다. 왕복 5만원의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마리나의 부대시설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생태 공원이기도 한 랑카위는 5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크기다. 랑카위에 사는 주민 5만여 명 중 90%가 말레이인이다. 그리고 7%가 중국계, 나머지 3%가 인도계 또는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진 랑카위 주민들은 대부분 순수하고 순박하다. 코코넛 나무보다 높은 건물은 짓지 못하도록 하는 걸 보니 얼마나 그들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켜내려는지 알 수 있다. 랑카위는 세계적인 독수리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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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카위 공항에 내리면 활주로를 통해 청사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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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타이 랑카위 리조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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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라이 하우스에 저녁 식사를 예약하면 나뭇잎에 이름을 써서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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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하고 프라이빗한 빌라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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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이용 고객만을 위한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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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코스인 엘스클럽의 아름다운 레이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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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에 자리 잡은 다타이 랑카위
랑카위를 대표하는 최고급 리조트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바로 다타이 랑카위다. 열대우림 중심부에 있는 이 리조트는 모두 125개의 스위트룸과 빌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밀림 속에 줄지어 빌라가 늘어서 있는 느낌이다. 독채로 지어진 숲 속의 빌라와 풀을 보유한 슈피리어 빌라 그리고 비치 빌라 등으로 나뉜다. 로비 건물에서 각 빌라로 이동하거나 레스토랑, 해변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리조트 측에서 운행하는 카트를 불러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부르면 5분 안에 달려온다.
에디터는 숲 속에 위치한 8번 빌라를 배정받아 짐을 풀었다. 빌라까지 안내해준 직원은 에어컨 사용법부터 카트를 부르는 법까지 상세히 알려주더니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절대 발코니로 이어지는 문을 열어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호시탐탐 빌라로의 침입을 노리는 녀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깜박하고 문을 열어놓거나 창문을 제대로 닫지 않으면 원숭이가 빌라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환영의 의미로 리조트 측에서 준비해놓은 과일은 첫날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렇다고 사람을 물지는 않을 것이라며 밝게 웃는 그녀에게 함께 밤을 보내자는 말을 건넬 뻔했다. 절대로 사심이 있어서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단지 그 낯선 녀석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진짜다.
1박에 60만원을 훌쩍 넘는 빌라이기에 그 규모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크고 화려했다.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통유리가 장착된 목욕탕과 화장실의 크기가 성인 20명이 누우면 딱 맞을 만한 크기였다. 다섯 명이 함께 목욕하고 샤워하고 볼일 보고 드라이하고 옷 갈아입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만큼 공간이 여유로웠다. 다만 바깥에서 기웃거리는 불청객(원숭이) 때문에 신경이 좀 쓰이긴 했다. 아마 유리창 너머의 그 녀석은 아마도 수컷이었던 것 같다. 에디터의 ‘육덕진’ 몸매를 보곤 화들짝 놀라 달아났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리조트에는 아침 식사를 뷔페로 할 수 있는 로비 라운지 1층에 있는 다이닝 룸(The Dining Room)과 풀사이드에 위치한 굴라이 하우스(The Gulai House), 타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파빌리온(The Pavilion) 그리고 해변에 아름답고 운치 있게 만들어진 비치 클럽(The Beach Club) 등 여섯 개의 대표적인 레스토랑이 있다. 빌라의 위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에디터가 머물렀던 8번 빌라에서 해변에 있는 비치 클럽까지 가는 데만 카트로 5분 이상이 걸렸다. 안다만 해에 위치한 리조트라 신선한 각종 해산물이 즐비하다. 특히 비치 클럽에서는 스시까지 맛볼 수 있다. 화이트 와인과 함께 즐기면 최고의 만찬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무분별하게 과용한 단어가 바로 힐링이다. 조금이라도 편안한 느낌, 조용한 분위기, 평화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면 바로 튀어나오는 단어가 힐링이었다. 너무나 식상해서 쓰고 싶지 않지만 딱 이번 한 번만 써보려고 한다. 밀림 속 비밀스러운 수영장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리조트와 해변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걸으면 뜨거운 태양을 피해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고 가끔 야생 동식물에 현혹되어 발길을 멈추게 되는 곳이 바로 다타이 랑카위다. 그야말로 100% 힐링이 가능한 리조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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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홀 그린, 아름다운 뷰를 자랑하지만 동시에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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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홀은 이 개울을 넘겨서 티 샷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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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마주한 홀을 제외하면 나머지 홀은 빽빽한 밀림에 파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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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만 해는 각종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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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이 원숭이를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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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코스답게 최고의 관리 상태를 선보인다.

역시 세계적인 코스는 자연스러워
이번 팸트립의 초청자 명단에는 골프다이제스트 중국과 홍콩 기자도 있었다. 그들과 둘째 날부터 한 조를 이뤄 플레이했다. 장소는 바로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 중 83위에 오른 엘스클럽텔룩다타이(The Els Club Teluk Datai). 세계적인 코스에서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다.
엘스클럽은 원래 테드 파슬로(Ted Parslow)가 1992년 설계해 운영되어오다가 2012년에 코스를 폐쇄하고 어니 엘스가 새롭게 탄생시킨 골프장(2014년 재개장)이다. 엘스클럽은 파72, 6760야드(블랙 티 기준)로 18개 홀 중 다섯 개가 안다만 해와 접해 있다. 현재 세계적인 골프 설계 회사인 트룬골프(Troon Golf)가 운영 관리하는 리조트형 골프클럽이다.
일행은 오전 10시10분 티오프를 위해 9시쯤 리조트에서 식사를 마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리조트에서 골프장까지는 차로 10~15분 정도(어떤 드라이버를 만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걸린다. 아침으로 먹은 타이 국수가 다시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걸 겨우 억누르며 골프장 로비에 들어섰다. 사실 로비랄 것도 없다. 아주 간단한 응접세트와 벽면을 가득 메운 어니 엘스의 사진 그리고 레몬을 띄운 얼음물만 눈에 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프로숍이 일반 골프장의 프런트다.
프런트 뒤쪽 벽에 걸린 모니터에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라는 문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우리 일행 때문에 띄워놓은 거냐며 장난스럽게 물었더니 “NO”라는 말만 연거푸 다섯 번을 들었다. 중국에서 온 여자 편집장과 홍콩에서 온 60대 노(老)기자 그리고 40대 배불뚝이 아저씨 골퍼가 뭉쳤으니 당연히 카트는 필수였다. 그리고 캐디도 두 명 요청했다. 자, 드디어 세계 100대 코스에서 라운드를 해보는 건가? 기대와 설렘을 잔뜩 안고 1번홀로 나섰다.
1번홀은 파4, 352야드(화이트 티 기준)로 티 샷부터 워터해저드를 넘겨야 했다. 그것만 아니라면 일직선의 평탄하고 널찍한 페어웨이로 인해 쉽게 핀을 공략할 수 있는 홀이다. 2번홀은 파4, 364야드의 오른쪽 도그레그 홀이다. 엘스클럽은 대부분의 홀이 리조트형 코스처럼 페어웨이가 넓고, 페어웨이 내 벙커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2번홀 역시 도그레그 홀이지만 티 샷이 떨어지는 지점은 비행기 활주로만 하다. 2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정면의 아름다운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2번홀 그린에서 퍼팅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2번홀 그린과 3번홀 티잉 그라운드 사이에는 원숭이 가족이 무리를 지어 어슬렁거린다. 잠깐 한눈이라도 팔면 간식으로 싸온 바나나가 금세 그들의 손에 들어가고 말 것이다. 홍콩의 노기자 역시 그 피해자가 됐다.
파3(157야드), 5번홀은 바다를 향해 샷을 날려야 한다. 그린 뒤쪽이 안다만 해와 바로 접해 있다. 그야말로 절경이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바다에 넋을 잃고 있다가는 볼은 여지없이 바다로 향하고 만다. 5번홀이 특이한 건 파3(153야드), 17번홀과 그린을 함께 쓴다는 점이다. 17번홀은 바다를 오른쪽으로 끼고 샷을 한다. 가끔은 5번홀과 17번홀에서 각각 티 샷을 한 다른 조의 플레이어들을 그린에서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린이 워낙 넓기 때문에 다른 조의 플레이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린 위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 된다. 혹은 볼이 어느 쪽으로 빠지는지 알려주거나.
엘스클럽은 도그레그 홀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전반 9홀에만 2번•6번•7번•8번•9번홀이 도그레그 홀이다. 특히 파5의 7번과 8번홀은 난도가 꽤 높은 홀이다. 개울을 넘기거나 피해야 하는 홀들이다. 또 7번홀은 그린 뒤쪽으로 파도가 치고 있어 여유 공간이 없다. 거리 조절에 실패하면 이 홀에서만 서너 타를 잃어버릴 수 있다.
10번부터 16번홀 티잉 그라운드까지는 한낮 열기와의 싸움이 계속됐다.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30℃가 넘는 습한 날씨에 오후 1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으니 그도 그럴 만했다. 16번홀은 파4, 394야드의 오른쪽으로 90도가량 급격하게 꺾이는 도그레그 홀이다. 후반 9홀에도 다섯 개의 도그레그 홀이 있다. 16번홀은 내리막 홀인데 세컨드 샷 지점까지만 가면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동안 답답하던 마음을 일시에 해갈해준다. 16번과 17번홀에서는 해변의 모래사장이 자연 벙커로 둔갑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날아가는 볼을 밀어붙인다.
파5, 521야드의 18번홀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오르막 홀인데 마지막 시련을 안겨주기에 제격이다. 티 샷이 조금만 우측으로 밀려도 핀이 보이지 않는 숲에서 레이업을 해야 한다. 세컨드 샷을 할 때는 코스를 가로지르는 깊은 개울을 넘겨야 한다. 나무로 둘러놓은 크리크의 단면을 이틀 동안 두 번이나 맞혔다. 스코어를 잘 지켜오다가도 마지막에 두세 타씩 잃어버릴 수 있으니 끝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다가 결정적일 때 한 번씩 마주하는 안다만 해안의 바람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라운드를 마치고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니 머리가 더 아팠다.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지? 점심을 먹고 60대의 홍콩 할배는 혼자 18홀을 더 돌겠다며 주섬주섬 백을 다시 챙겨 필드로 향했다. 중국 편집장과 에디터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앰뷸런스를 대기시켜놓겠다는 말로 응원을 대신했다.
세계 100대 코스에서 플레이해본 소감이 어떠냐고? 일단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코스를 잘 들어앉힌 것이 인상적이었다. 도그레그 홀을 많이 만들어 코스의 난도를 높인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넓은 페어웨이로 인해 코스가 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손버릇 나쁜 녀석들의 공격도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밀림 속에 만들어진 리조트처럼 프라이빗한 느낌의 독립된 홀도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홀이 숲에 둘러싸여 다른 홀이 잘 보이지 않는다. 가끔 볼이 다른 홀로 넘어가 어쩔 수 없이 발길을 향해보지만 아무도 없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레드 티에서 플레이한 중국의 편집장은 코스가 너무 쉬운 것 같다면서 생각보다 인상적이지 않다는 평을 내놓았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하고 할배와 내가 블랙 티에서 플레이했다면 적어도 6시간은 걸려야 라운드를 끝냈을 것이다.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첫날 공항에서 헤어진 바퀴벌레 한 쌍을 더는 만날 수 없었다는 것과 골프장 이외에 다른 여행지를 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에디터에겐 말레이시아는 공항과 골프장 그리고 리조트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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