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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Travel: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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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각 리조트 제공, 이승훈(아난티펜트하우스)

“거기가 그렇게 좋다며?” 풍문으로
들었을 뿐 정작 가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아 오가는 말이다.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과 아난티펜트하우스 같은 곳. 골퍼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가볼 만한, 차별화된 리조트로 내세울 수 있는 그런 곳. 지난달 발표한 골프다이제스트의 ‘에디터스 초이스’ 중 이 두 곳이 세계 골프 리조트에 꼽힌 이유를 에디터의 체험으로 담아봤다. 단, 세계 베스트 코스의 평가 잣대와는 다르다는 점을 미리 알려둔다.
글_손은정, 한원석(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전민선(아난티펜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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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에 반하다
이런 대화가 기억난다. “그 코스가 그 가격이면 돈이 아깝다. 그 정도 값어치를 못한다.” 그러고선 받은 질문이 “네가 명품을 알아?”였다.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을 두고 나눈 대화다. 당시엔 대답을 못했다. 아니, 어쩜 안 한 게 맞다.
명품은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 또는 작품으로 정의된다. 사우스케이프가 딱 그렇다.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가고 싶어 할 정도로 이름이 난 골프 코스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건물 사이로 펼쳐지는 남해안의 경관이 입을 쫙 벌어지게 한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면 로비의 가구와 인테리어 그리고 라커룸까지 정말로 “대박이다”라는 말이 몇 번이고 입에서 튀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코스에 빨리 나가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남들이 들으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을 찬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입에 발린 홍보 문구가 아니다.
코스로 나가기 위해 클럽하우스를 걸어 나와 계단을 내려간다. 카트를 기다리면서 대기할 곳이 없다. 골프백에서 공과 티, 그 외에 다른 준비물을 챙길 여유 공간이 없다는 얘기다. 스타트하우스 앞으로 광장이 없다고 보면 된다. 10분 간격의 여유 있는 티오프 시간 덕분에 불편함은 없다. 다른 입장객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한 배려일 수도 있다.
전반 홀과 후반 홀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전반 나인 홀은 코스에서 바다가 시원스럽게 보이지는 않는다. 잠깐씩 눈에 들어올 뿐이다. 전반에서 기억에 남는 홀은 세 개다. 명품치고는 아홉 개 홀 중 세 개인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파4, 2번홀은 블랙 티에서 330m다. 페어웨이 왼쪽은 호수, 그린 앞으로는 실개천이 흐른다. 블루나 화이트 티에서 장타자는 원 온을 노려볼 수 있다. 리스크 앤 리워드의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인상적인 홀이다.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파5의 5번홀은 내리막의 티 샷에 이어 세컨드 샷부터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이며 오른쪽에는 바위가 늠름하게 서 있다.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참으로 멋진 광경이다. 해가 지는 저녁에는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전반 홀에서 처음으로 시원하게 바다가 보이는 홀이다.
하이라이트는 바다를 건너 치는 파3의 6번홀이다. 블랙티에서 212m나 되는 긴 홀이다. 맞바람까지 불면 어려움은 배가된다. 1•2•3•5•7번홀이 하나같이 왼쪽 도그레그다. 다양한 플레이가 요구되지 않는 비교적 심심한 구성이라는 점이 약간 아쉬울 뿐이다.
남해만을 따라 그린 코스라는 걸 실감할 수 있는 건 후반 나인 홀이다. 파5의 11번홀을 지나 12번홀에 들어서면 눈이 번쩍 뜨이고, 입도 쩍 벌어진다. “야~, 먼 길 온 보람이 있군!”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든다. 남해를 넋 놓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닭살이 돋을 정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맞이한다. 이 홀은 안 쳐도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스코어가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 경기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모든 피로와 힘든 여정이 싹 가신다.
13번홀도 마찬가지다. 플레이를 방해할 정도로 자연경관에 시선을 뺏겨버린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마법에 걸린다. 15번홀을 지나면 대한민국 최고 명당에 자리한 그늘집이 나온다. 여기서 사진을 찍지 않고 넘어간다면 사우스케이프에 왔다고 말할 수 없다. 골퍼들의 촬영 요청이 자연스러운 듯 캐디들도 알아서 분주하다. 그늘집에서는 바다를 건너 치는 파3의 16번홀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동안 바다를 끼고 치던 모든 홀을 잠시 회상할 수 있는 여유까지 제공한다. 16번홀까지 남해의 깨끗한 바다를 끼고 치는 홀이 이어진다. 파5 18번홀에서 마지막 티 샷에 이은 세컨드 샷에서는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의 호텔이 보인다. 또 다른 힐링이 기다리고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 들뜬다.
사우스케이프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바다에 접해 있어 세계 베스트 코스의 트렌드와도 가깝다. 코스의 난이도와 샷 가치를 떠나 자연경관만으로도 분명 명품의 조건을 다 한다.

배용준과 송승헌의 휴양지
‘골프텔’은 레이크힐스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용어지만 이젠 골프장 내의 호텔이라는 뜻을 가진 일반 명사처럼 사용된다. 굳이 가리지 않고 사우스케이프의 호텔을 ‘골프텔’이라고 했더니 정재봉 회장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진다. ‘스위트’라고 고쳐 설명한다. 단어의 차이에 불과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애초부터 접근이 달랐다. 지금은 골프 코스만큼이나 이곳 스위트도 명성이 자자하다. 특급 배우 배용준의 신혼여행지로, 송승헌의 휴양지로 알려지면서 골퍼가 아니라도 ‘아는 곳’이 됐다.
호텔은 암각 동산과 클럽하우스를 끼고 돌며, 바다로 돌출해 있는 케이프 지형을 따라 선과 면, 직선과 곡선이 절묘한 조합을 이뤘다. 7개 동이 하나의 아름다운 선형(Linear)을 이루고 있다 해 일명 ‘리니어스위트’다.
선이 살아 있다는 건, 이 리조트의 오너가 한국의 최고 여성복 브랜드로 자리한 타임과 마인 등을 탄생시킨 한섬의 창업주라는 점과 연결 짓지 않을 수 없다. 건축물의 자태는 당연하고 콘크리트 벽면조차도 마치 커튼을 쳐놓은 듯 패브릭 느낌을 줬다. ‘선’의 압권은 카트길이다.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정 회장은 “코스에서 가장 흉측한 인공물이라고 할 수 있는 카트길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일일이 결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 범상치 않은 카트길을 만들기 위해 무려 멕시코에서 인력을 동원했다.
실내로 들어서 길고 아늑한 복도를 지나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남해의 찬란한 햇빛을 마주하게 된다. 호텔 역시 수변이라는 입지 조건이 한몫 톡톡히 했지만 창호, 조명, 심지어 수전 하나까지도 예사롭지 않다. “부티크 호텔의 심미성을 리조트에 적극 적용한, 객실 전체가 7성급 스위트룸으로 구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고의 리조트이기에 음식도 평범할 수 없다. 식재료는 남해의 풍성한 수산물과 국내 최대 일조량에 해풍을 받고 자란 고품질의 농산물을 엄선해 사용한다. 이른바 ‘힐링 푸드’다. 식당이 바다를 향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내부의 파티션까지도 작가에게 의뢰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 리조트가 더 달라 보인다.
레스토랑 아래층에 위치한 뮤직 라이브러리도 명소가 됐다. 세계 오디오의 역사를 세운 웨스턴일렉트릭의 1920년대 스피커와 히틀러가 애지중지한 독일 스피커 클랑필름이 한 벽면을 가득 채운다. 스피커가 들어앉은 벽면 역시 맞춤 건축된 예술품이다. 국내 최초로 들인 테라피 스파도 있다. 차병원그룹에서 운영하는 차움 스파다. 내부 벽체의 상당 부분을 홍동의 작가가 흙다짐 벽을 수작업으로 작품화한 뮤지엄 같은 스파를 추구했다. 리아스식 해안의 기암절벽을 따라 조성된 오솔길 위를 걷는 4km의 트레킹 코스까지 경험하면 이 리조트의 모토인 ‘궁극의 힐링’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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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깐깐하게 따져보는 건 숙소다. 정작 머무는 시간은 잠잘 때 몇 시간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매번 특별한 숙소를 찾는다. 때로는 가보고 싶은 호텔이 위치한 곳을 여행의 목적지로 정할 정도. 대부분의 남자가 여행지의 숙소를 단지 하룻밤 자는 곳으로 여기는 반면, 대부분의 여자는 여행이 주는 꿈의 공간으로 바라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자는 공항을 비행기 타는 곳이라 정의하고, 여자는 공항을 면세점이 있는 곳으로 떠올리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어찌 됐든 또 가끔은 여행지보다 좋고 편안한 호텔을 빌려 혼자 쉬고 싶을 때도 있다. 내가 처한 곳에서 떠나 조용한 호텔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큰 힐링도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 그런데 조금 우습게도 직업 특성상 해외에 나갈 일이 많은데(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때마다 좋은 호텔에 묵다 보니 보는 눈이 지나치게 높아져 웬만큼 좋은 곳이 아니면 성에 안 찬다. 국내면 더더욱. 낯선 외국에 가서 외국인의 눈으로 곳곳에 숨은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한남동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 서울춘천고속도로까지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아난티펜트하우스 진입로를 오를 때만 해도 에디터의 이런 생각은 변함없었다. 본지 ‘에디터스 초이스’에 꼽힌 곳일지언정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리조트일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입구에 들어서자 이곳의 진가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물과 불의 요소를 장치해놓은, 스케일이 남다른 크기의 입구에서부터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외국에 온 듯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내뱉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다. 이곳 어느 곳에서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작품이 완성될 정도라고 설명하면 될까?
본격적으로 아난티펜트하우스를 둘러봤다. 잘 보존된 75만 평의 숲에 76채의 객실이 들어서 있는데, 전 객실에서 숲 또는 아난티클럽 골프 코스를 바라보며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누릴 수 있었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는 힐링 공간에서 오롯이 나를 위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이는 아난티펜트하우스를 건축한 켄 민성진이 나무와 숲이라는 자연경관을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강조되는 숙박 공간에서는 물론 레스토랑, 카페 등 공동 시설에서까지 모든 공간, 다양한 레벨에서 예외 없이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이곳이 리프레시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건축 외 조명, 환경 설비 등 건축의 모든 분야에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긴 시간 공들여 완성한 결과물이라는 평을 받아서인데, 유난히 높은 천장고는 편안함과 웅장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은 아늑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극대화하고 직접 제작한 어두운 컬러의 가구는 안락함을 더한다.
펜트하우스는 네 가지 타입이다. ‘더 하우스’는 숲 속에 자리한 단독주택으로 위층에 출입구를 둔 진정한 펜트하우스다. 한 채씩 독립적으로 숲 속에 배치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다. 야외 테라스에 있는 야외 수영장에서 프라이빗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더 하우스의 특권 중 하나다. ‘테라스 하우스’는 거실과 침실의 창을 열거나 넉넉한 테라스로 나가 100년이 넘은 잣나무 숲을 바라보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풀 하우스’는 객실 내 자리한 프라이빗 풀과 그 너머 창으로 언제든 호수(4번홀 해저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고급 료칸풍의 ‘무라타 하우스’는 프라이빗 온천욕이 가능해 한가로이 지친 몸을 달래기 좋다.
아난티펜트하우스의 시설은 중앙 잔디광장인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이곳엔 이탤리언 레스토랑과 바, 젠틀맨스 클럽이 있고 바로 옆에는 스파와 노천탕, 결혼식과 콘서트, 세미나 진행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A하우스 그리고 카바나와 선베드가 있어 여유롭게 휴식과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수영장도 있다.
고요함이 있는 곳에서의 완벽한 휴식을 찾는 이들(커플, 가족)에겐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아난티펜트하우스를 추천하고 싶다. 온종일 이곳에 머물며 그저 먹고, 마시고, 태닝과 독서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보다 더한 천상의 휴식이 있겠는가? 이곳에서면 별다른 여흥 없이 부족함 없는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도 아난티펜트하우스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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