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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5개국의 골프와 술의 어울림 [Travel: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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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폴 마샬 Paul Marshall

 

라운드를 마친 후에 이른바 19번 홀에서 술 한 잔을 곁들이지 않고서야 완벽한 게임을 즐겼다 할 수 있을까? 클럽하우스에서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거나 근처 술집에서 위스키 한 잔을 홀짝이며 기분 좋았던 샷과 안타까운 플레이를 얘기하다 보면 파5 홀의 투온과 뱀처럼 구불구불 휘어지는 내리막 롱 퍼팅의 성공은 어느새 그날의 전설이 되곤 한다. 골프광 마샬 형제가 유럽의 베스트 코스들과  잘 어울리는 각국의 스피릿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글_앤드루 마샬 Andrew Marshall / 에디터_남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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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KA / Sweden
스웨덴 : 북구의 챌린징 코스와 보드카
Golf 1902년에 최초의 골프클럽인 고텐버그가 설립된 이후 스웨덴은 현재 약 480곳의 골프코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스톡홀름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곳이 최소한 50곳이다(세계 어느 도시보다 많은 숫자). 스톡홀름 일대와 스웨덴에서 랭킹 1위에 오른 코스는 브로호프슬로트의 스타디움 코스인데,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가 설계한 최첨단 레이아웃이다. 바로크 스타일의 브로호프 Bro Hoff 성을 에워싸고 있는 이 코스가 세세한 부분까지 공을 들였다는 사실은 마지막 홀의 웅장한 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확실해진다.
물결치는 듯한 커다란 그린이 특징이며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려면 아멘 코너의 선배격인 4, 5, 6번 홀을 잘 통과해야 하는 칼리포스 Kallfors 골프클럽도 찾아가볼 만하다. 브롤스타의 308미터인 파4의 9번 홀은 스톡홀름 골프에서 고전적인 홀로 손꼽힌다. 그린까지 워터해저드가 길게 이어지는 이 홀에서는 드라이버 샷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더 짧고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데, 그럴 경우 그린을 향한 까다로운 칩 샷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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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ka 스웨덴 보드카의 역사는 스웨덴 사람들이 브렌빈 Bränvin이라는 독주를 제조하기 시작한 15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브렌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경우 ‘불에 태운 와인’이라는 뜻이다. 곡물이나 수입 와인으로 만드는 이 술은 원래 화약을 만들거나, 장염부터 페스트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17세기에 들어서면서 보드카라는 이름을 얻으며 스웨덴의 국민 주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19번 홀 최고의 보드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스톡홀름의 노르딕시 Nordic Sea호텔에 위치한 아이스 바 스톡홀름 바이 아이스호텔을 들 수 있다. 그곳에서 제공하는 부츠와 장갑, 그리고 털로 안감을 댄 따뜻한 판초까지 입고 나면 섭씨 영하 5도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그야말로 보드카를 마시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쿨’한 곳이 아닐 수 없다(위 사진).
실내는 벽과 카운터, 테이블, 각종 장식용 소품과 심지어 술을 따라주는 잔까지 전부 라플란드의 토레스 강물을 얼려서 만들었다. 입장료는 북극광, 순록, 그리고 아이스모폴리탄 Icemopolitan이라는 솔깃한 이름이 붙여진 앱솔루트 보드카 한 잔이 포함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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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 Denmark

덴마크 : 사슴 사냥터와 토속 맥주집
Golf 코펜하겐 북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유서 깊은 코스를 찾아 골프 여행을 계속해보자. 로열코펜하겐 Royal Copenhagen 골프클럽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가장 오래됐으며, 1928년 이후 레이아웃에서 달라진 점이 거의 없는 고색창연한 올드 코스다. 원래는 사냥터였던 곳을 자연보호 지역으로 탈바꿈시킨 뒤레하운 Dyrehaven이라는 사슴 공원 한가운데에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이 코스의 독특한 특징이라면 2000마리의 사슴이 페어웨이와 그린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점이다.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높은 평가를 받는 27홀 규모의 사이먼스 Simon’s 골프클럽이 있는데, 이안 폴터에게 우승이 돌아간 덴마크 최초의 유러피언투어 대회인 2003년 노르딕오픈을 개최한 이력도 갖고 있다.
닉 팔도가 스칸디나비아에서 처음으로 작업한 레드레보르팰리스 Ledreborg Palace골프는 코펜하겐에서 남서쪽으로 약 35분 거리에 있다. 2007년에 문을 연 이곳은 내륙에 있으면서도 링크스의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18세기 레드레보르 성과 인접한 화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지스트룹의 스키올데네숄름 Skjoldenæsholm 골프 센터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두 개의 18홀 코스가 있는데, 모두 유서 깊은 스키올데네숄름 영지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두 코스 중에서 보다 최근에 완성된 존스코스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의 작품으로 숲이 주변을 에워싼 가운데 활짝 열려 있는 레이아웃이 특징이다. 위험과 보상이 잘 갖춰진 수준급 코스로 평가받는다.

5 Beer 덴마크는 맥주가 최고로 손꼽힌다. 덴마크인들의 맥주 소비량은 한 해에 20억 병 가량으로, 세계 6위의 맥주 소비를 자랑하며, 오랜 양조 전통과 더불어 소규모 제조라는 새로운 경향도 확산되는 중이다. 플레이를 마친 후 덴마크 맥주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면 역시 코펜하겐에 있는 칼스버그 센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역사가 18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적인 칼스버그 양조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구경도 할 수 있다(맥주 두 병은 공짜 선물이다 : 옆 사진).
그런 다음에는 전통적인 술집 몇 곳을 순례해보는 것도 좋다. 1723년에 문을 열었다는 흐비스 빈스투어 Hviids Vinstue는 코펜하겐에서 가장 오래된 술집이며, 로드 넬슨, 찰리스 바, 그리고 흐비데&램 등도 모두 맥주를 사랑하는 골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뇌레브로 브뤼구스 Nørrebro Bryghus는 예전의 주물 제조공장을 소형 양조장이자 술집 겸 레스토랑으로 꾸민 곳인데, 뇌레브로에서 자체 생산한 맥주를 곁들여 특별한 일곱 가지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여기서는 현지인들처럼 “스콜”이라는 말로 건배사를 외쳐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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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PAGNE / France

프랑스 : 고성과 샴페인이 어울린 라운드
Golf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샹파뉴-아르덴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클링 와인 생산지로 이름 높은 곳이지만 골프 휴양지로 새롭게 부상하는 지역답게 여러 개 코스를 찾아볼 수 있다. 제일 먼저 유명한 포도밭 가운데 위치한 골프드랭스 Golf de Reims(랭스에서 서쪽으로 8킬로미터)에서 티오프를 해보자. 그림처럼 아름다운 숲속의 트랙은 양쪽으로 나무가 도열한 페어웨이는 타이트하고 커다란 그린의 방어도 철통같지만, 해자를 두른 15세기 샤또 데 담 Chateau des Dames이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랭스에서 북동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파뇽 마을 외곽에는 유서 깊은 성을 옆에 끼고 계곡과 숲 사이에 자리잡은 골프 드 라바예 드 세뜨 퐁텐 Golf de l’Abbaye de Sept Fontaines이 있는데 특히 파3인 9번 홀에서는 고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그밖에 플레이를 해볼 만한 코스로는 워터 해저드와 아름드리 거목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골프드트로예-라코르델리에르 그리고 파3인 12번 홀의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골프드에르미타주 Golf de l’Ermitage를 들 수 있다.

Champagne “돔페리뇽 52년산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완전히 나쁜 사람일 수 없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제임스 본드는 이렇게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이 유명한 술을 언급하고 인용한 사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샴페인 제조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은 ‘샴페인 관광상품’을 따라 가보는 것인데, 총 600킬로미터에 달하는 길을 다양한 순회 노선으로 나눠 놓았기 때문에 샴페인 생산자들이 목마른 골퍼들을 맞이하는 가운데 각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제조 지역을 느긋하게 거닐면서 구경할 수 있다.
에페르네 Epernay라는 지역은 모엣&샹동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샴페인 회사들의 본거지이며, 많은 회사들이 재미와 알찬 정보를 제공하고 시음과 공장 직영 할인매장까지 둘러볼 수 있는 투어를 진행한다. 베르지 Verzy의 울창한 산비탈에서는 샴페인을 즐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만날 수 있다. 숲을 10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르 퍼칭 바 Le Perching Bar’에 도착하게 된다. 세계 최초로 숲 속에 문을 연 샴페인 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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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EY / Northern Ireland
북아일랜드 : 호박색 위스키와 북해 링크스
Golf 북아일랜드 북쪽 앤트림 지역의 코즈웨이 Causeway 해안에는 자연이 만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링크스 코스 네 곳이 이 세상 어디보다 가깝게 서로 인접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곳이라면 당연히 로열 포트러시 Royal Portrush의 던루스 Dunluch 코스를 꼽을 수 있다. 1888년에 설립된 후 세계 100대 골프 코스 랭킹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 로열포트러시는 오랜 세월 동안 골퍼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최고의 테스트 무대로 인정받았다(2014년 세계 100대 코스 랭킹에서 16위를 기록).
이 코스는 브리티시오픈도 한 번 개최했는데, 당시 현대화된 규모의 대회를 개최하는 데 필요한 몇몇 부문에서 조금만 더 적절한 면모를 갖췄더라면 잉글랜드의 맥스 포크너 Max Faulkner가 우승한 1951년도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을 게 거의 확실하다.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라면 2019년에 다시 이곳에서 브리티시오픈이 개최된다는 사실이다. 2012년에 열린 아일랜드오픈 정도는 일상다반사다.
아일랜드 전역에서 최고의 오프닝 홀을 물어보면 포트스튜어트 Portstewart의 1번 홀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성난 강물처럼 일어섰다 곤두박질치는 지형을 내려다보게 되는 높은 티박스에 섰을 때 바짝 곤두서는 신경을 달래려면 인접한 도네갈 Donegal 해안의 환상적인 풍경과 아일랜드 위스키 한 잔 정도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유쾌한 링크스 코스인 캐슬록 Castlerock도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링크스와 공원 스타일이 반반씩 섞인 듯한 밸리캐슬 Ballycastle은 12세기 보너마지 Bonamargy 대수도원의 유적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Whiskey 아일랜드 위스키. 이 맛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이 호박색 액체의 즐거움을 설명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장편 소설 <율리시스>를 쓴 20세기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위스키를 잔에 따를 때의 산뜻한 음악은 기분 좋은 간주곡과 같다.” 주변의 모든 바닷가 마을마다 아늑한 술집이 있어서 액화 캐시미어 같은 이 술 한 잔을 음미하며 그 날의 골프를 논할 수 있다.
로열포트러시에서 라운드를 마쳤다면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인근의 위스키 바 부시밀스인 Bushmils Inn을 찾아가보자. 화롯불 옆에 앉아 술집에서 직접 만들었거나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대런 클라크 Darren Clarke도 자주 찾는다는 근처의 스코치하우스에서 만든 25년된 부시밀스 몰트위스키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올드부시밀스 양조장 Old Bushmils Distillery을 찾아가보는 것이다. 1608년에 건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인 위스키 양조장이다. 위스키 제조 공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양조장에 딸린 술집에서 최고의 맛을 시음할 수 있는 투어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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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 / Portugal
포르투갈 : 산악 계곡 코스와 포트와인
Golf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인 포르투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는 수준급의 레이아웃을 갖춘 코스들이 여러 곳 있다. 도루 강 남쪽으로 이스피뉴 인근의 링크스 부지에 펼쳐져 있는 오포르투 Oporto골프클럽은 1890년에 설립된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이다.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세월의 먼지가 내려앉은 트로피 진열장과 다양한 종류의 골프 기념품들이 마치 골프 박물관에 온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아마란테 Amarante골프코스는 포르투에서 동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산비탈에 위치하고 있는데 파3 홀이 일곱 개인 것이 특징이다. 스페인 접경지대에 자리잡은 폰테데리마는 다채로운 산악 레이아웃의 개성과 함께 리마 계곡의 환상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특히 2번과 8번 홀). 하지만 이 지역 최고의 코스를 꼽는다면 단연 에스텔라 Estela링크스다. 3킬로미터에 달하는 코스타 베르데 Costa Verde의 아름다운 모래 언덕을 끼고 거친 대서양에 바짝 붙어 있는 이곳은 특히 북풍이 불면 강력한 시험 무대로 변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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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 포트와인은 포르투갈 북부 어퍼도루 계곡의 가파르고 거친 산비탈에서 자란 포도를 원료로, 17세기에 영국 무역상이 대서양 항해를 앞두고 현지 와인의 보존력을 높이기 위해 브랜디를 첨가하면서 탄생했다. 포르투의 도루 강 하구 건너편의 빌라 노바 데 가이아의 좁은 골목에는 콕번스, 페레이라, 테일러 같은 와인 호텔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모두 관광객을 위한 시음과 투어를 제공한다. 포트와인의 종류인 루비, 토니, 빈티지 등 다양한 맛을 즐겨볼수록 포트와인 종류 스타일의 풍부한 결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이 화려한 액체가 생산되는 도루 계곡을 가보지 않고서는 포르투갈의 포트와인과 골프 여행도 온전히 즐겼다고 말할 수 없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파른 계곡을 초록빛의 포도밭이 거침없이 행군하는 가운데 그 사이로 추상적인 패턴을 그리며 흘러가는 도루 강은 결코 시야를 벗어나지 않는다. 로타 두 비뉴 두 포르투 Rota do Vinho Do Porto는 와인 시음과 도루 계곡의 몇몇 양조장 방문을 주관하는 협회이다.

 

 

Andrew Marshall

앤드류 마샬 : 1961년 영국 출생, 핸디캡 16. 20년간 여행 작가를 하며 스리랑카, 바베이도스 솔로몬군도, 파나마, 헝가리 등 50개국 여행. 골프와 음식, 와인을 테마로 글을 씀. 현재 웨스트 요크셔 인근 후더스필드의 17세기 가옥에서 거주한다.

Paul Marshall

폴 마샬 : 1965년 영국 출생, 핸디캡 24.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사진 전문 작가. 스웨덴에서 르포와 인물 촬영을 주로 했으며, 현재 라이프스타일과 골프, 경제 잡지에 주로 기고함. 형인 앤드류와 함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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