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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르포 : 카트 걸의 고달픈 인생 [Feature: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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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사이 시르(Cy Cyr)

 

카트 걸의 고달픈 인생

글_킬리 레빈스(Keely Lev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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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기자가 아닙니다. 모델입니다.

완벽한 카트 걸은 미소가 부드럽지만 얼굴은 두껍다. 거침없는 수작과 쓸데없는 유혹. 하지만 대체 얼마나 심하고 얼마나 추잡할까? <골프다이제스트> 편집부의 스물네 살
여자 직원으로서, 나는 그걸 알아낼 적임자였다. 애리조나에 있는 두 코스의 묵인과 협조 하에 나는 정체를 숨기고 사흘간 카트 뒤에서 그들을 관찰했다.
본문에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이지만, 골퍼들과 나눈 대화는 앞주머니에 꽂고 다닌 스파이펜으로 녹음해서 그대로 옮겨 적었다.

총지배인이 맥주 창고의 자물쇠를 열었다. 이 코스에서는 주말 이틀 동안 쿠어스라이트 여덟 상자, 버드라이트 여덟 상자, 밀러라이트 네 상자, 코로나 세 상자, 그리고 팹스트블루리본 두 상자가 나간다. 그런 다음 지배인은 그날 나를 도와줄 사수를 소개해 주었다.
“안녕, 난 샐리야.”
그녀는 걸을 때마다 갈색 곱슬머리가 찰랑거렸고, 프릴이 달린 치마도 나풀거렸다. 작은 몸집에 미소가 귀여운 그녀는 서른 살 전후로 보였다. 비밀 작전이 마음에 드는지 나를 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카트 옆자리에 태울 생각이었는데, 이 마가리타 기계를 설치하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졌어요.” 총지배인이 말했다. 샐리가 스위치를 올리자 녹색과 은색의 철제 상자가 사정없이 흔들리더니 주둥이에서 녹색의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남자들이 이걸 아주 좋아해.”
그때 골퍼 한 명이 지나가다 물었다. “이 새로 온 아가씨는 누구야?” 총지배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킬리라고, 견습 직원입니다.”
나를 누구라고 소개할지에 대해 말을 맞추지 않은 상황이었다. 작전에 돌입한 지 3분만에 정체가 들통날 뻔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 골퍼와 악수를 했다. “여기서 일하는 걸 아주 좋아하게 될 겁니다.” 그가 말했다.
샐리는 내게 카트의 구조를 알려주었다. 양쪽의 아이스박스에는 얼음과 맥주, 게토레이, 물, 주스를 채워놓았고, 위쪽에는 간식거리가 있었다. “보관하는 아이스박스가 다른 맥주를 동시에 달라고 하면 골치 아파.” 샐리가 말했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뛰어다녀야 하거든.”
총지배인은 내게 일반 카트의 열쇠를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바람막이의 위쪽 절반을 세웠다. “이렇게 해야 할 겁니다. 코스에서는 뒤로 운전을 하게 되니까.”
“나는 하루에 세 번 볼에 맞은 적도 있어.” 샐리가 킥킥거렸다.
시동을 걸자 휘발유 카트가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출발하자마자 첫 고객을 맞았다.
“아니, 이 분은 누구신가?” 그들은 단골 고객이었고, 내가 처음 왔다는 걸 단번에 알아봤다. 샐리가 얼른 끼어들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쪽은 킬리, 견습 직원이에요.”
“킬리, 난 존이라고 해요. 나는 신사이고, 이쪽은 내 게이 친구 크리스.” 참신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편견이 뚝뚝 묻어나는 말이었다. 나는 어정쩡하게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학교는 졸업했나?”
“네, 작년에 마쳤어요.”
“ASU에서는 뭘 전공했지?” 애리조나주립대. 내 새로운 신분의 두 번째 항목. 나는 능숙하게 대꾸했다.
“영어요.”
“와, 그런데도 용케 일자리를 구했네.” 그러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주 신이 난 모양이었다.
“음료수를 드시겠어요?”
그들은 주문을 했고, 나는 샐리를 도와서 맥주를 꺼냈다. 우리는 그들에게 플레이에 대해 물었다. 카트를 몰고 떠나기 전에 한 남자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새로 온 아가씨, 내 스타일이야. 마음에 들어, 새 아가씨.”
샐리는 나무 밑에 카트를 세우고 가지들 틈으로 200야드 밖의 티박스를 살폈다. 우리는 티 샷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기다렸다. “손을 언제 흔들지 알 수가 없어.” 샐리는 말했다. “오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결국은 골퍼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내야 하는, 심리 게임이 된다니까. 네 번째였어? 네 번이었던 것 같네. 가자.” 그녀가 페달을 밟았다.
샐리와 두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가장 중요한 건 골퍼의 신호를 읽는 법이었다. 가끔은 우리와 요란한 카트 때문에 플레이가 잘 안 풀린다는 것처럼 꼴도 보기 싫다는 태도로 손을 흔들기도 한다. 음료수나 간식을 원할 때는 어떻게 응대할지가 문제이다. 대화의 분위기는 처음 30초 안에 결정된다. 그쪽에서 처음 건네는 말을 들으면 대화의 진행 방식을 짐작할 수 있다. 친절한 사람은 처음부터 친절하다. 수작을 걸려는 사람은 첫 문장부터 노리고 들어온다. 하지만 카트 걸도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다. 원치 않는 관심을 즉각 차단하면, 보통은 바로 알아차리고 화제를 바꾼다. 음탕한 말을 해도 내버려두면 계속되는 것이고.

둘째 날의 내 사수였던 트레이시는 그걸 조장하는 편이었다.

그날의 첫 번째 그룹을 만났을 때 나는 기본으로 정한 인사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플레이는 잘 되세요?”
“그건 걱정하지 마.” 트레이시가 말했다. “방울 소리 울려가며 잘하고 계시니까.” 남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단골 골퍼들이었다. 이런 투의 대화를 오래 전부터 나눠온 분위기가 역력했다. 나는 화제를 바꾸고 싶었다. 농담의 표적이 된 남자를 보니 트룬노스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트룬, 거기서 플레이를 해보셨어요?”
“그럼.” 그러더니 깜짝 놀랄 정도로 노골적인 말을 하고는 마침표를 찍듯이 윙크를 덧붙였다. 남자들은 또 웃었다. 트레이시가 그들에게 아침 맥주를 건넬 때, 나는 그 남자한테 엄마가 있을지 궁금했다(사흘간의 잠복 취재 기간 동안 정말 불편했던 순간은 이때뿐이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냥 음료수만 주문하거나 가볍게 시시덕거리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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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가 교대한 후에는 카트 걸 팀장인 클레어와 그늘집을 지켰다. 나는 그녀에게 평범한 펜처럼 보이는 녹음기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찡그린 얼굴로 핫도그를 그릴에 넣더니, 자신은 채식주의자라고 말했다. 여기서 일하기 전에는 큰 회사의 총무부에서 근무했다고 했다. “문화충격이었지. 일터였다면 해고를 당할 만한 말들을 매일 골퍼에게서 들어야 했으니까.”
다른 카트 걸들도 그늘집에 들러 자신들이 겪은 일들을 들려주었다.
“한 번은 카트를 몰고 한 그룹에게 다가갔더니 그 중 한 남자가 50달러 지폐를 내밀면서 ‘가슴 좀 보자’는 거야. 충격이었지. 그리고 조금 걱정이 됐어. 지배인도 없고 아무도 없는 벌판에 나와 있는 거니까. 그래도 어찌어찌 차단할 수 있었어. 그러고 나니까 그 사람들도 조금 민망한 눈치더라.”

 

카트 걸이 상대하는 7가지 타입의 남자들
음료카트를 담당하다 보면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전형적인 타입이 있다.

 

순수한 남자 : 단지 음료수를 원할 뿐이다.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지만 그의 시선은 맥주를 향한다.
젊은 남자 : 티오프를 하면서 카트 걸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샷은 으레 나무들 사이로 휘어진다.
익살꾼 : 의도는 순수하지만, 그가 하는 농담은 그렇지 않다.
과묵한 사람 : 익살꾼과 짝을 이룰 때가 많다. 그가 하는 말은 “쿠어스라이트”와 “고맙습니다”가 전부다.
관광객 : 기운이 어찌나 넘치는지 보는 사람까지 휴가를 즐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회원 : 모든 카트 걸과 잘 지낸다. 기분 좋은 대화가 오가고, 팁도 잘 준다.
술 취한 바보 : 플레이는 형편없고 수작을 걸기도 하지만, 단호하게 잘라내면서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하면 의외로 순순히 응한다.

 

아무도 없는 벌판이라는 공간이 골퍼들에게는 다르게 작용한다는 게 카트 걸들의 중론이었다. 골프코스가 허허벌판이기 때문에 뭐든 원하는 대로 해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레스토랑이라면 다른 웨이트리스도 있고 바텐더나 손님들이 짐승들을 곧바로 퇴치해주겠지만, 카트 걸은 혼자 다닌다.
“나이든 남자들은 괜찮아.” 샐리가 말했다. “상당히 추잡할 수는 있지만 악의가 없다는 걸 아니까. 중년 남자들이 최악이지. 집에서 기를 못 펴는 사람은 딱 보면 알아. 반지는 끼고 있는데, 여기서나 선을 넘는 행동을 분출하는 거지.”
이렇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밝은 색 옷을 입으면 팁을 더 받게 돼. 그리고 짧은 치마를 좋아해.”
클레어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할 거야. 어느 그룹에 다가가서 무슨 음료를 마시겠냐고 물었지. 그랬더니 한 사람이 팹스트 하나, 쿠어 하나, 그리고 당신 목욕물 한 잔을 달라더라.”
다음날은 조금 더 수준이 높은 고급 코스에서 일을 했다. 그린피도 200달러가 넘어서 세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나는 해군에서 4년을 복무하고 두 아이의 엄마이며 바에서 일하다가 늦게 끝나는 게 싫어서 그만뒀다는 샘을 따라다녔다. 카트를 몰아서 버는 돈은 비슷하고, 마지막 주문은 보통 오후 4시30분이라고 했다. 시급은 5달러 정도지만, 9시간을 일하면서 팁으로 500달러를 벌었다.
하지만 이날 아침은 날이 쌀쌀했고, 그러면 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춥네!” 담배를 입에 문 샘이 걸걸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보온병을 만지작거렸다. “커피 주문만 계속 받을 수는 없어. 날이 좀 따뜻해져서 술이 더 많이 나가야 할 텐데.”
이 클럽에는 단골 고객이 많기 때문인지 샘과 골퍼들 사이에 순수한 동지애가 느껴졌다. 한 명은 자녀의 안부와 얼마 전에 다녀온 여행에 대해 묻기도 했다. 샘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목소리에서도 기운이 넘쳤다. 그녀는 이 일을 좋아했다.

“나도 유머 감각이 상당히 야한 편이거든.” 그녀는 내게 말했다.

 

4

 

손동작의 의미
음료 카트 걸은 골퍼가 뭔가를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방해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신호를 보내려면 눈을 맞추고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흔들면 되는데 몸을 가로질러 반대쪽 어깨 위까지 한 번에 쓸어내는 동작을 하면 된다. 반면에 아래와 같은 동작들은 금물이다.

야구의 ‘세이프’ 동작 : 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건 야구가 아니다.
소리치기 : 음료 카트는 휘발유로 움직인다. 한 마디도 들리지 않는다.
평범한 손 흔들기 : 이게 효과가 없는 이유는 오라는 인사인지 가라는 인사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엄지 치켜들기 : 모든 게 완벽하고 필요한 게 없다는 뜻인가? 아니면 그래, 맥주를 한 잔 하면 좋겠다는 의미인가?
손가락질 : 내가 그곳으로 와주길 바라는 건가? 아니면 나더러 멀리 멀리 가버리라는 건가?
시선회피 :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지만, 최소한 아무것도 구입할 생각이 없다는 건 알 수 있다.
‘이리로 와’라는 뜻의 손동작 : 꼴 보기 싫지만, 의미는 분명하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깜짝 놀랄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 마리화나를 찾는 사람도 있는데, 멍청한 짓이지. 그리고 돈을 주면서… 뭘 해달라는 사람도 있었어. 그러려면 뭔가 다른 걸 해야 한다는 거지. 100달러를 주면서 셔츠를 벗어보라는 사람도 있어. 거절하면 이런 식이야. ‘아, 연예인이 아니신가?’”
아무래도 그린피와 상의탈의 사이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게 분명했다.
샘의 가장 큰 불만은 술을 따로 챙겨오는 골퍼들이다. 그건 규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술을 얼마나 마신 건지 알기도 힘들다.
“라운드 중에 한 그룹을 세 번이나 네 번쯤 지나치게 돼. 네 시간 동안 술이 취할 정도는 아니지. 하지만 술을 따로 챙겨오면 문제가 생겨.” 샘은 얼마 전에 총각파티에 참가했던 어떤 사람이 카트를 몰다가 뒤집어졌던 가파른 내리막을 가리켰다.
복장에 대해 샘은 이렇게 말했다. “딱 붙는 셔츠가 좋아. 살을 보여줄 것도 없이, 그냥 굴곡만 드러내면 돼.” 그녀는 카트의 물품을 다시 채우면서 담배를 한 대 더 피워 물었다. “오늘은 토요일용 셔츠를 입고 나왔는데, 날씨가 팁을 갉아먹네!” 그녀는 재킷의 지퍼를 열고 딱 붙는 요가용 상의를 보여주었다. 나중에 해가 나고 날이 따뜻해지면서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오르자 그녀는 재킷을 완전히 벗었다. 따뜻한 것도 좋지만 여기는 돈을 벌기 위해 나오는 거니까.
샘의 복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결혼 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처음 일을 하러 나왔더니 누가 결혼 반지를 빼라는 거야. 남편도 골프업계에서 일을 하는데, 이 얘기를 했더니 당연하다면서 빼라더라. 남편이 그렇게 이해해줘서 그렇게 하고 있어.”
샘은 의식적으로 시시덕대는 카트 걸의 역할을 맡았고, 일반적으로 그렇게 하길 기대했다. 그러다 보니 코스에서 야한 농담을 듣는 것도 당연하게 여겼다. 그녀는 그게 아무렇지도 않은 눈치였다. 그녀에게 어쩌다 이런 문화가 생긴 것 같으냐고 물어봤다. (내가 얘기를 나눠 본 카트 걸 중에 골퍼와 데이트를 해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전화번호를 주면 그냥 받았다가 버린다고 했다.) 샘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걸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녹음기의 내용을 옮겨 적다가 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여자들이 카트 걸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마치 위협적인 존재인 것처럼 여긴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웃기는 게 뭔지 알아. 일단 말을 나눠 보면 또 얼마나 다정한지 몰라.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하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이네요. 안 그래요?’”
세계에서 제일 좋다는 건 과한 표현이지만, 나쁘지 않은 건 확실하다. 바깥 공기를 쐬고, 휴가를 즐기기 때문에 늘 행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보수도 적당하고, 일하는 시간도 이상적이다. 그리고 누가 와서 선을 넘는 말을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은 웃자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 여자들은 질 낮은 농담도 잘 받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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