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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품격 [Digest: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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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셔터스톡

 

 

요즘 스포츠나 골프 전문 채널에서 기존의 방송 틀을 벗어나 선수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다. 예능 버라이어티만큼은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선수의 가식 없는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시청자에게는 독특하고 신선하다.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과거 인터뷰 패턴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포맷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진행자와 출연 선수의 세련되지 않은, 적절치 못한 발언과 호칭 사용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스타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좋은 예가 있다. 얼마 전 한 토크쇼에서 진행자가 출연 선수에게 “굵직굵직한 대회만 쏙 빼 먹었네요”라며 화려한 경력을 설명했다. 그러자 선수도 뛰어난 방송 적응력을 보이며 “전반에 쌓아 놓은 밑천이 후반에 다 떨어져 매우 힘들었던 경기였다”고 맞장구를 쳤다. 다른 선수를 언급할 때도 “걔가 무너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쟤가 실수할 때까지만 기다리자’는 생각이었죠”라며 신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선수는 신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기품이나 교양 없는 발언으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못해 불쾌하기까지 했다. 이게 토크쇼인지, 아니면 동네 카페에서 친구와 나누는 수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 품격 없는 상황을 누가 만들었을까? 그 시작은 높은 시청률을 목적으로 하는 토크쇼 진행자일 것이다. “굵직굵직한 대회만 쏙 빼 먹었네요”라는 진행자의 멘트는 초대받았던 선수가 ‘형식적이고 딱딱한 인터뷰가 아니구나. 그냥 친구와 이야기하듯 편하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끔 만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동화된 선수의 자극적이고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 시청률을 보장하는 보증 수표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선수의 부정적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골프만 잘하고 생각 없는 선수’가 아니라 ‘격이 다른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 방송에서 상대 선수를 존중해야 하며, 호칭도 마찬가지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수 혹은 캐디를 호칭할 때도 아무개 언니, 아무개 캐디 오빠가 아니라, 아무개 선수, 아무개 캐디라로 불러야 한다. 토크쇼 진행자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송과 사적인 자리에서의 기본적인 언어 사용과 호칭을 정확하게 구별할 줄 아는 선수의 현명한 판단력에 있다.
‘품격’이란 사람의 본바탕과 성품에서 느껴지는 품위를 말하며, 이는 절제된 내면으로부터 나온다. 아무리 인기 높은 방송에 출연한다 해도 선수의 부적절한 발언과 언어 사용은 대중의 공감을 받을 수 없다. 멋진 플레이와 우승을 통해 스타가 되면 부와 명예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진정한 품격은 우승과 함께 가져갈 수 있는 부와 명예처럼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호칭과 언행이 이뤄졌을 때 품격은 발휘되고, 또 유지된다.

 

So Jung Kim

김소정 프리모리스 대표는 아이비리그 펜실베니아 대학 교육대학원 출신으로 스포츠 플레이어에게 영어와 미디어트레이닝을 코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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