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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를 극복한 김지민 [People: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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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공영규(공스튜디오) / 헤어메이크업_파크뷰칼라빈by서일주 / 의상협찬_이스트쿤스트, 예츠 / 구두협찬_지니킴

 

골프 선수라면 입스에 걸릴 수도, 슬럼프가 찾아올 수도 있지만 김지민처럼 대인기피 증상까지 보일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선수는 드물다. 미술을 전공했던 김지민은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캔버스에 새롭게 밑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글_고형승

 

 

김지민은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물론 골프를 처음 접했던 건 중학교  1학년 때였지만 그건 순전히 현재 한국PGA 준회원인 오빠(김용석) 때문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오빠가 하는 거라면 뭐든 따라 하던 욕
심 많은 소녀에게 골프는 그 중 하나였다. “아버지는 딸을 운동 선수로 키우고 싶지는 않으셨나 봐요. 그냥 조신하게 미술을 했으면 하셨죠. 저 역시도 그냥 오빠가 하는 걸 보고 처음 시작했고, 오빠가 대회를 나가면 저도 따라나가곤 했어요. 미술을
배우면서 골프는 취미로 하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다가 골프부가 있는 세화여고를 들어가게 됐는데 처음으로 국가대표나 상비군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골프부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게 정말 멋져 보였어요.”
당시 같은 반에 정재은(2006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이 있었고, 선배들 중에는 윤채영, 김진주 등이 있었다. 골프부로 유명했던 세화여고였으니 그 명성만큼이나 선배들이 수집해놓은 트로피가 눈에 들어왔고, 김지민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부모를 설득해 골프부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지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던 골프부 감독은 완강히 거절했다. 직접 감독을 찾아가긴 설득 끝에 허락을 받아냈지만 늦게 골프를 시작했기에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는 너무나 컸다.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한국LPGA 정회원이 된 것도 도전  2년만인  2009년의 일이었다. 이후 매년 시드순위전에 참가했지만  1부투어의 문턱은 그녀에게 무척이나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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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여러 연습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찜질방에서 1시간씩 퍼팅 연습을 했고,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불을 꺼놓고도 해봤어요. 또 2부투어에서 미스컷을 하면 빈 스윙  1000번을 하는 걸로 스스로에게 벌을 줬어요. 그러면 새벽 3시에 끝나곤 했죠. 노력을 해도 그것이 고스란히 결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노력 자체를 안 하는 선수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 정말 속상했죠.”
눈에 보이는 성적만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인 냉혹한 세계에서 김지민이 서 있을 자리는 더 이상 없어 보였다. 거듭되는 1부투어 진출 실패로 인한 무너진 멘탈에 패배감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대인기피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으면 제대로 길을 걸어가지도 못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회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카메라가 그녀를 잡기 위해 방향을 틀기라도 할라치면 그때부터는 사시나무 떨듯 온몸이 흔들렸고, 심지어 뒤땅이나 토핑까지 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일쑤였다.
“저는 그때까지 골프가 중심이었어요. 어쩌면 김지민과 골프를 하나로 봤는지도 모르겠어요. 성적이 좋지 않으면 ‘김지민은 형편없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기준을 항상 성적에만 놓게 되니까요. 하지만 2013년부터 우연히 접하게 됐던 스크린
골프대회에서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어요. 대인기피 증상도 차츰 없어졌고,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어요. 물론 골프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예전과 똑같지만 골프로 인해서 내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제 알아요.”
그녀는 지난해 WG투어 윈터시즌  3차대회에서 우승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게 됐다. “요즘은 그림도 그리고 바이올린도 하면서 취미 생활에도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요. 저는 항상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것을 좋아했어요. 뭐든 완벽하게 하려는 게 오히려 단점이었죠. 하지만 골프는 그런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실수를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완벽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기도 해요. 그림을 그리다가 실수를 하면 거기서부터 다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요. 지금은 실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사고도 마음도 유연해지죠.”스크린골프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은 김지민은 올해 3월에는 중국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장을 내밀기로 했다. 여기에 한국LPGA 2부투어도 출
전을 한다. 목표는 상금 순위 6위 안에 들어 내년 시드권을 확보하는 것.
“저는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데 정작 제 자신에게는 칭찬에 소홀했어요.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 실망하고 학대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은둔자처럼 숨어 지냈지만 이제는 그런 환경에서 탈피해 자신 있게 제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당당한 모습으로 1부투어 필드를 걷고 있을 제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Ji Min Kim
김지민 : 나이  26세 신장  165cm 입회  2009년
성적  2013-14  WG투어 윈터시즌  3차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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