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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에서 골프 즐기기 [해외코스: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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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커티시타일랜드골프클럽

 

 

나는 방콕 외곽에 새로 생긴 코스에서 태국의 골프를 처음 경험했다. 내가 이용할 골프 카트 뒤에서는 젊은 여자 캐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유니폼에 달린 이름표에는 ‘펀(Funn)’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그곳에서 보낼 나의 일주일이 어떨지 예감하게 해주는 완벽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은 골퍼들이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이다.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즐기게 될 것이다.
나의 첫 태국 여행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인상적이었다. 2월이어서 그런지(태국 여행은 2월이 성수기이다) 내가 예상했던 더위나 습도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고, 이 말은 아름다운 날씨 속에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골프코스는 흥미와 난이도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고, 평소와 달리 누군가 다른 사람이 매일 나와 내 클럽을 챙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태국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매달 평균 2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골프 여행지로서의 이미지는 무시되거나 다른 매력들에 밀려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이곳의 골프업계는 전통적인 서구지역을 넘어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한다. 방콕과 파타야 인근에서 내가 가본 몇몇 코스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빼곡했다.
그보다 남쪽에 위치한 후아힌이라는 바닷가 도시에는 유럽 골퍼들이 조금 더 많았다. 골프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멀리 갈 것도 없이 태국에만 가봐도 이곳이 아시아에서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2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성수기에 태국에서 티타임을 잡기란 뉴욕이나 런던에서 인기 높은 연극 좌석을 예약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태국에는 약 300개의 골프코스가 있고, 이 게임을 사랑하는 현지인들 사이에는 강력한 골프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마흔다섯의 나이에 올해 말에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의 국제 팀에 처음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전설적인 통차이 자이디(Thongchai Jaidee)를 비롯해서 세계 랭킹 200위에는 태국 남자 선수가 다섯 명이나 포진해 있다. 태국은 1990년대에 남아프리카에 불었던 골프코스 건설붐을 10년이나 먼저 경험했다. 신설 코스 가운데 상당수는 골프 단지에 속해 있었지만 바트 가치가 추락하면서 사실상 파산 사태를 맞은 태국으로 인해 촉발된 1997년의 아시아 경제위기 때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은 페어웨이 양옆으로 집들이 늘어서 있는 대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그건 결국 양꿍 위기 덕분이었다.
한동안 태국은 대단히 저렴한 휴양지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지금은 바트 가치가 많이 회복되었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지만 태국 안에도 다양한 골프 휴양지가 존재한다. 태국을 여행할 때 일주일 정도의 짧은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 지역을 골라야 한다. 남는 시간을 전부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보낼 생각이 아니라면 나처럼 여러 곳을 돌아다닐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나는 후아힌에서 파타야까지 다섯 시간을 길에서 보내는 게 어떤 건지 잘 아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밴의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다. 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여행 안내책자에 실린 것처럼 ‘고요한 태국’의 이미지는 찾기 힘들다. 가장 좋았던 건 방콕의 모습이 저 멀리 펼쳐진 가운데 차오프라야(Chao Phraya) 강의 웅장한 다리를 건너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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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URSES

카트와 캐디피가 포함된 가격. 걸어서 플레이할 경우 700바트를 절약할 수 있다.

 

 

★★★★☆
반얀골프클럽, 후아힌
2008년 개장, 4500바트(8~9월에는 2500바트). 2013년도 아시아 최고의 클럽하우스로 선정. 근처에 반얀리조트가 있다.   www.banyanthailand.com

 

★★★☆
블랙마운틴골프클럽, 후아힌
2007년 개장, 4500바트(8~9월에는 2500바트). 파3 코스도 있다. www.bmghuahin.com

 

★★★★
타이컨트리클럽, 방콕
1996년 개장, 주말에는 방문객을 받지 않는다. 5000바트. 아시안투어 대회를 6회 개최했다. www.thaicountryclub.com

 

★★★☆
무앙카우골프클럽, 방콕
2003년에 슈미트-컬리가 리모델링, 4000바트. 투숙과 플레이를 결합한 패키지 상품이 있다. www.muangkaewgolf.com

 

★★★☆
니칸티골프클럽, 나콘파톰
2015년 개장, 모든 것이 포함된 개장기념 특별행사로 현재 주중 그린피가 2750바트이지만, 서서히 인상할 예정이다. www.nikantigolfclub.com

 

★★★☆
시암컨트리클럽(플랜테이션), 파타야
2005년 개장, 27홀, 그린피는 4600바트부터. 올드코스는 다른 코스에서 먼저 플레이를 한 방문객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www.siamcountryclub.com

 

 

 

색다른 매력의 블랙마운틴과 반얀
후아힌 ‘비치 리조트’는 서구 관광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아시아 여행지로 부상했는데, 거기에는 비교적 최근에 리스트에 추가된 두 군데의 탁월한 리조트인 블랙마운틴과 반얀의 역할이 컸다.
블랙마운틴은 돈많은 스웨덴 사람인 스티그 노트로브(Stig Notlov)가 거의 하룻밤 사이에 계획해서 지은 곳이다. 그는 원래 푸켓에 부지를 물색했지만 2004년의 쓰나미 이후 후아힌으로 관심을 돌렸고, 2005년에 한참 내륙의 부지를 구입한 뒤 골프코스를 만들고 2007년에 문을 열었다. 원래는 호주의 필 라이언(Phil Ryan)이 설계를 했지만, 스티그와 스웨덴 프로 선수인 요한 에드포르스(Johan Edfors)가 손을 봤다. 에드포르스는 내가 11번 홀 티박스에 올라섰을 때 자신의 빌라 위층에 조성한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나는 8년만에 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유러피언투어 대회인 타일랜드클래식의 마지막 라운드 중에 블랙마운틴을 거닐고, 이틀 후에 그곳에서 플레이를 했다.
그곳은 환상적인 코스였다. 대부분의 레이아웃이 산자락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지형이 끊임없이 달라진다. 토너먼트 때 처음 봤을 때는 두려움을 자아냈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보니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남자용 티를 다섯 세트나 구비해놓은 덕분이었다. 가장 긴 6940미터의 챔피언십 티(해안을 따라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길이이다)부터 5560미터까지 선택할 수 있다. 미묘하게 경사가 나 있는 그린은 퍼팅을 하기에 환상적이었는데, 토너먼트가 끝난 직후이기 때문에 내리막 퍼팅의 속도가 어땠을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태국 코스에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걷기와 카트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쪽이든 캐디는 동반해야 했지만, 걷는 건 즐거웠고 라운드 비용도 한결 낮아졌다. 후아힌의 날씨는 건조했으며(시골에서는 남아프리카 저지대의 느낌이 났다) 2월의 더위는 요하네스버그의 여름철보다 심하지 않았다. 블랙마운틴과 반얀은 모두 내륙에 있었지만 가벼운 해안의 바람이 공기를 시원하게 식혀주었다.
반얀은 블랙마운틴을 짓고 1년 후에 완성했으며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굴착기로 페어웨이의 형태를 갖추고 여러 개의 워터해저드를 파느라 고생했다는 라이벌의 널찍하고 잘 다듬어진 외관과 달리, 이곳은 훨씬 거칠고 자연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자연에 가깝다는 말은 샷이 경로를 너무 많이 이탈할 경우 볼이 나무들 사이로 완전히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코스를 디자인한 사람은 태국인인 피라폰 나마트라인데, 모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설계가이다. 네덜란드 투자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반얀을 우리는 여행 초반에 찾아갔는데, 이곳의 인상적인 관리 상태는 그 뒤에 찾아간 코스들에서도 일관되게 반복되었다. 페어웨이는 특히 탁월했고, 비교적 타이트하고 단단했으며, 싱그러운 잔디로 덮여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반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자연적인 요소, 경사진 페어웨이, 탁월하게 긴 파4 홀인 18번 홀을 비롯한 후반 나인의 다양한 개성이 좋았다. 심지어 13번 홀을 굽어보는 언덕에는 승려들을 위한 휴식시설도 있었다. 하지만 특히 좋았던 건 클럽하우스의 모양과 느낌이었는데, 태국의 탑 형태를 현대식으로 해석한 이런 클럽하우스를 블랙마운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라운드를 마친 뒤에 높은 나무 테라스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으며 저 멀리 미얀마의 산맥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풍경을 감상했다.
여장을 푼 해안가의 4성급 아마리 호텔에서 툭툭을 타고 금세 후아힌에 도착했다. 여기도 나한테는 활기 넘치는 곳처럼 보였지만, 그때는 아직 파타야에 가기 전이었다. 그곳에서 밤을 보내고 나니 후아힌은 따분한 마을처럼 보였다. 후아힌은 태국의 노왕(老王)이 머무는 왕궁이 있는 곳이다 보니, 그에 맞게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가능하다면 나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호텔 가운데 하나인 센타라 그랜드 비치 리조트에 머물고 싶었다. 1922년에 지어진 이곳은 걸작 건축물로 손꼽히며, 지금도 환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레일웨이 호텔로 시작한 이곳은 마을의 유서 깊은 기차역, 그리고 역시 1920년대에 문을 열어서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로열골프코스와 가깝다. 그곳에서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지만 나무가 도열한 코스의 모습이 흥미로워 보였고, 나마트라는 리모델링을 해보고 싶은 코스로 이곳을 꼽았다고 한다.

 

 

3

파타야의 워킹 스트리트
전세계의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2011년에 아시아, 호주 지역 최고의 골프 여행지로 파타야를 선정했다.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파타야는 아시아 최초의 계획 관광 리조트인데, 처음에는 월남전에 참전한 미군들을 염두에 두고 조성되었다. 골프 코스 개발업자들은 작은 지역에 모여드는 관광객을 보면서 잠재력을 포착했다. 현재 리조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골프클럽의 수는 약 20개에 달한다.
파타야는 선정적인 술집과 섹스 관광으로 악명이 높고, 해가 진 이후의 활동은 대부분 워킹 스트리트에서 벌어진다. 소음과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이곳은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차량의 통행이 금지된다. 구경꾼, 손바닥만 한 옷을 걸친 여자들, 호객꾼과 장사치들이 어찌나 넘쳐나는지 어디든 들어가서 이 아수라장을 벗어나고픈 충동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면 스포츠 바나 스트립 클럽, 아니면 록 밴드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음악 홀에 들어갈 지도 모른다. 맥주를 사면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
이 도시의 노천시장에서는 심지어 비요른 보그의 속옷까지, 안 파는 게 없다. 그러다 날이 밝으면 일찍 잠자리에 든 사람들이 해변으로 몰려나온다. 관광객들은 스피드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 파라세일용 낙하산을 세어봤더니 최소한 30개는 되는 것 같았다. 해수욕을 하기에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해변이었고, 인근의 좀티안(Jomtien) 해변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타야를 잘 아는 골퍼들은 워킹 스트리트 인근에 있는 르윈스키 호텔로 가곤 한다. 술집 안에 라커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멤버들’은 그곳에 골프백과 클럽을 보관할 수 있고, 벽과 선반에는 클럽 챔피언의 기념패가 걸려 있다. 거의 매일 인근의 한 코스를 정해서 골프를 하러 가며, 차량이 제공된다. 파타야를 찾는 남아공 사람들은 상당히 많고, 르윈스키 호텔은 골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일대에서 가장 크고 좋은 골프 시설이라면 63홀을 갖춘 시암컨트리클럽을 들 수 있다. 1971년에 폰프라파 가문에서 사업상 거래하는 일본인들을 접대하기 위해 만든 태국 최초의 회원제클럽인데, 처음에는 올드코스 하나로 시작했지만 그 이후에 플랜테이션코스 27홀로 확장했고, 가장 최근에 워터사이드를 더했다. 시암컨트리클럽은 2월에 혼다LPGA타일랜드토너먼트를 개최하기 때문에, 대회가 열리는 올드코스는 내가 찾아갔을 때 개방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대신 플랜테이션의 나인 홀(슈가케인, 타피오카, 그리고 파인애플이라는 이름은 전부 이전에 이곳에서 경작했던 작물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두 곳에서 플레이를 했다. 이곳을 설계한 리 슈미트(Lee Schmidt)는 피트 다이 밑에서 일했던 미국의 베테랑 설계가이며, 태국에서 작업을 많이 했다.
플랜테이션은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가끔은 어렵기도 하다. 이 코스는 샷을 타깃에서 난관 쪽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있으며, 경사진 그린에서는 퍼팅이 상당히 까다롭다. 슈미트는 파5 홀 하나에만 27개의 벙커를 만들었고, 세 군데의 나인 홀에서는 모래를 원 없이 볼 수 있다. 매력적인 클럽하우스 앞에는 각 나인 홀의 세 홀이 한데 모이는 커다란 그린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면 어쩐지 홀의 형태를 잡는 셰이퍼가 한밤중에 작업을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플랜테이션이 인기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에 세 곳의 나인 홀은 모두 6만 건의 라운드를 소화했다. 클럽하우스 옆에 얌전히 숨겨놓은 넓은 주차장에 빼곡한 관광용 승합차를 보면 이곳이 얼마나 붐비는지 알 수 있다.
잭 니클러스는 레암차방의 27홀 시설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놓았고, 세상을 떠난 데스몬드 뮈어헤드가 설계한 세인트앤드루스2000이라는 독특한 코스에는 파6 홀이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한곳은 백티에서의 거리가 무려 832야드에 달한다.

 

 

 

4

왕국에서의 골프

태국으로 골프 여행을 갈 예정이라면, 혼자가 아니라 단체 여행일 때에도 그 지역의 골프 전문 여행사의 도움을 빌리는 게 현명하다. 그래야 돈도 절약하고 골치 아플 일도 없다. 직접 티타임을 예약하고 운전을 하는 건 결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사고라도 날 경우(태국 운전자들은 깜짝 놀랄 만큼 과격할 수도 있다) 잘못은 언제나 외국인 차지다.
내가 찾아간 코스들은 전부 태국의 가장 좋은 골프코스와 호텔, 그리고 리조트만 모여 있는 킹덤골프(golfinakingdom.com)에 속한 시설들이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골프 전문 여행사이며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이 지부를 두고 있는 골프아시안(golfasian.com)의 도움을 받았다. 이들이 2014년에 안내한 외국인 골퍼의 수는 1만2000명 이상이며, 원하는 대로 일정을 짜준다.
여행사가 소유한 승합차에 골퍼들을 태워서 목적지에 데려다주고, 기다렸다가 다시 데려온다. “나는 골퍼들에게 좋은 코스에서는 두 번 플레이할 것을 권하는데, 두 번째 라운드에야 탁월한 코스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아시아의 운영이사인 마크 시겔의 말이다. “가격 면에서 가장 좋은 패키지는 고가의 코스와 저렴한 코스가 섞여 있는 것이다.”
12명 이상의 골퍼가 7일간 머물면서 일곱 번 라운드를 하고 4성급 호텔(1인실)에 묵을 경우 두 번의 저녁식사와 차량지원을 포함해서 보통 2만5000랜드 정도이다. 물론 항공료는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나는 도하를 경유해서 방콕으로 가는 저렴한 카타르 항공편을 이용했다. 그리고 골프아시아와 태국관광청의 지원을 받았다.

 

 

5

태국의 타이거 사랑
방콕과 파타야 중간에 위치한 타이컨트리클럽은 1997년 아시아혼다클래식을 개최했을 때 레드카펫을 깔았다. 이 신생 클럽(대회 개최 두 달 전에야 코스를 개장한)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는데, 다름 아닌 타이거 우즈였다. 그가 스물한 살의 나이로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두 달 전의 일이었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프로로서 첫 선을 보인 대회였고, 열렬한 환영을 받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타이거는 심지어 총리로부터 상도 받았다. 그는 코스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아시아투어의 그 대회에서 최종스코어 20언더파를 기록하며 10타 차의 우승을 거뒀다. 이후에 거둔 수많은 압도적인 플레이의 서막이었다.
10번 홀의 티박스에는 그가 307미터의 파4인 그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그린에 올렸음을 말해주는 명판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더구나 인상적인 플레이였을 것이다. 마크 시겔은 그가 그린에서 스리퍼팅을 하며 파세이브를 한 후 발끈한 모습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때는 지금보다 성격이 더 까칠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그는 심지어 클럽의 총지배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거절했고, 그러자 총지배인은 또 타이거가 여기서 다시 환영받을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단다. 타이거가 그런 말에 신경이나 썼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그는 이곳의 명예회원이 되었으며, 2000년에 이곳을 방문한 게리 플레이어도 같은 자격을 얻었다.
내가 보기에 타이컨트리클럽은 동남아시아의 전형적인 열대코스 같았다. 평평한 지형과 다양한 야자수가 늘어선 페어웨이는 훌륭한 레이아웃에 세련미를 더해주었다. 대기업 두 곳이 공동 투자한 골프코스에서 기대할 만한 관리 상태를 보여주는 수준 높은 코스와 탁월한 시설을 갖춘, 부자 회원들의 클럽이었다. 태국만큼 대기업에서 골프사업에 적극적인 곳도 찾기 힘들다. 태국의 대표적인 주류회사 두 곳은 각각 여러 개의 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타이컨트리클럽은 선시티에서 론 커비, 게리 플레이와 함께 작업을 했던 데니스 그리피스(Denis Griffiths)가 설계한 영리하고 창의적인 코스이다. 블랙마운틴이 문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태국 최고의 코스로 손꼽혔던 곳이다.
이곳은 1급 코스이지만, 방콕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무앙카우도 흥미로운 코스였고 2급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플레이 비용도 더 저렴했다. 그리고 그곳들 사이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클럽하우스 내부, 그리고 플레이 속도를 방치해서 수쿰비트 도로만큼이나 심각한 정체현상이 빚어지는 코스에서는 격차가 특히 더 뚜렷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리 슈미트가 리모델링을 맡은 무앙카우는 즐겁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레이아웃을 하나 더 갖추고 있기 때문에 찾아가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방콕 서쪽 외곽에는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코스인 니칸티가 있다. 이곳을 설계한 피라폰 나마크라는 골프의 최근 경향을 감안해서 여섯 홀씩 세 개의 고리를 지었는데, 새로운 스타일의 골퍼들을 수용하기 위한 시도였다. 각 고리마다 파5 홀 두 곳, 파4 홀 두 곳, 그리고 파3홀 두 곳을 배치했기 때문에 사실상 세 개의 미니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이곳 역시 대단히 뛰어난 디자인과 수준 높은 관리 상태를 자랑하며,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해줄 흥미로운 특징들이 가득하다. 궁전 같은 클럽하우스에는 최첨단 라커 룸과 스파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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