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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폭포에 빠져들다 [Travel: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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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네.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네. 어디로 가는지.’

 

노젓는 흑인들은 도도히 흐르는 잠베지 Zambezi강을 이렇게 노래한다. 앙골라에서 발원해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 인도양으로 빠져 나가는 장장 2700킬로미터의 잠베지강은 흑인 원주민에겐 신비스러운 영물로 여겨졌다.
방직공장 직공으로 어렵게 소년 시절을 보내고, 고학으로 글래스고대학에서 신학과 의학을 공부한 악착같은 영국 청년 데이비드 리빙스턴 David Livingstone(1813~1873)은 선교사가 되어 아프리카로 떠난다. 아프리카 오지를 헤집고 다니던 리빙스턴은 선교는 뒤로 미룬 채 교역 루트 찾기에 혈안이 된다. 1852년 아프리카 대륙 남단 희망봉에서 그는 대륙 종단의 첫발을 딛는다.
리빙스턴이 탐욕스런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정책 첨병으로 검은 대륙에 발을 들여 놓음으로써 잠베지강은 신비의 껍질을 벗고 슬픈 역사의 현실 앞에 그 실체를 드러낸다. 잠베지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던 리빙스턴은 먼 곳에서 울려오는 굉음과 함께 산불처럼 하늘로 솟구치는 흰 연기를 보고 공포에 질린다.
악마의 소리를 낸 폭포
탐험대를 따라 온 어떤 흑인은 ‘악마의 소리’라며 도망쳤다. 무섭지만 피할 수 없는 길을 따라 10킬로미터를 더 내려갔을 때 리빙스턴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유장하게 흐르던 잠베지강이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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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비아와 보츠와나를 가르는 잠베지강에 도선이 사람과 차를 실어 나른다.
2 빅토리아폭포 소리가 지척에서 들리는 까꼼마 마을, 13세 칼룸보가 새로 지은 자기 집 외벽에 즉흥적으로 추상벽화를 그린다.

3 잠비아로 가는 밤 길. 새끼를 거느린 코끼리떼와 조우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4 절구통 문명은 전파된 것인가, 인간의 지혜가 필요성을 충족시키느라 자생적으로 생긴 것인가? 절구는 지구 방방곡곡 공통이다.

5 운 좋은 날, 빅토리아폭포에서 쌍무지개를 만날 수 있다.

 

폭 1.5킬로미터의 거대한 강물이 일시에 100미터 아래로 쏟아져 내리며 토해내는 굉음과 물보라 앞에서 리빙스턴은 ‘이 위대한 하느님의 작품을 조국의 여왕에게 바치노라’ 소리치며 이 폭포 이름을 ‘빅토리아 Victoria’라 명명했다.
1855년 11월17일이었다. 영국인이 이 폭포를 자기나라 여왕 이름으로 명명하기 전에도, 이 폭포는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폭포 근방에 살고 있는 토착 흑인들은 이 폭포를 ‘모시 오아 툰야 Mosi-oa-Tunya’라 부른다. 이는 ‘천둥을 일으키는 물보라 연기’라는 뜻이다. 이 거대한 폭포가 떨어지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연기 같은 물보라는 30킬로미터 밖에서도 보인다.
폭포의 평균 높이는 92미터이며, 너비도 자그마치 1690미터나 된다. 1.7킬로미터 폭의 잠베지강이 도도히 흘러내려오다 강바닥이 일직선으로 92미터나 꺼져, 1분에 5억4600만리터의 물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이 대자연의 장관 앞에 서면 인간은 포말 속으로 사라지는 한 잎 낙엽에 지나지 않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을 가르는 남미의 이과수폭포, 미국과 캐나다를 가르는 북미의 나이아가라와 함께 세계 3대 폭포의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도 잠비아 Zambia 와 짐바브웨 Zimbabwe 두 나라 국경선상에 놓여 있다.
빅토리아폭포는 이제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이 거대한 폭포를 보려고 관광객이 몰려온다. 두 나라는 서로 자기나라 땅에서 바라보는 폭포가 더 장관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가난에 찌든 잠비아는 빅토리아폭포 관광 수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 빅토리아폭포는 잠비아 쪽에서 보는 것이 더 가깝지만, 물보라를 뒤집어쓰는 곤욕을 치러야 한다.
빅토리아폭포는 잠베지강의 수량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3월에서 5월까지는 우기로 잠베지강이 넘쳐흘러 일년 중 가장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너무 많은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 낙차의 굴곡이 없어진다. 11~12월은 극심한 건기로 수량이 너무 적어 폭포의 웅장한 맛이 없어진다. 7~8월이 빅토리아폭포의 가장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적기다.
빅토리아폭포의 감격을 안고 잠베지강을 따라 내려가며 리빙스턴은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흑인 부족의 끊임없는 공격, 노예 무역상인과의 전투, 말라리아와의 사투 등등.
다음해 5월, 리빙스턴은 인도양 연안의 켈리마네에 도착, 마침내 완전한 아프리카 횡단을 이룩한 최초의 유럽인이 되었지만, 그는 탈진해 들것에 실려 희미한 시력으로 인도양을 바라봐야 했다.

 

토착 흑인들은 이 폭포를 ‘모시 오아 툰야 Mosi-oa-Tunya’라 부른다.

이는 ‘천둥을 일으키는 물보라 연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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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국에 둘러싸인 잠비아
잠비아는 아프리카 내륙 남부의 한가운데 자리한 나라로 여덟 개의 나라에 둘러싸인 내륙국이다. 바다에 면한 땅이 하나도 없으니 항구가 없어 모든 수출, 수입품은 자동차나 기차로 운반해야 한다.
보츠와나와 잠비아 국경은 잠베지강이 가른다. 도도히 흐르는 잠베지강엔 다리가 없다. 가난한 잠비아는 보츠와나 정부에 잠비아가 20퍼센트, 보츠와나가 80퍼센트의 비용을 투자해 잠베지강에 다리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보츠와나 정부로부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양국의 투자비율을 재조정해 30퍼센트 대 70퍼센트를 제안했지만 역시 보츠와나는 ‘노 NO’. 40 대 60퍼센트에서 반반까지 내려 왔지만 보츠와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보츠와나의 주장은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파라’는 식이다. 보츠와나의 남북을 가로질러 잠비아를 거쳐 아프리카 대륙 중부를 관통하는 이 국제적인 기간 도로가 잠베지강에서 끊어져 수많은 차량이 하염없이 기다려 도선을 타고 건넌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차가 밀릴 땐 강가에서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적지 않은 도선료도 꼬박꼬박 내야한다.
보츠와나는 봉이 김선달이다. 보츠와나 정부가 다리 놓는 데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아프리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남아공이 보츠와나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보츠와나로서는 남아공과 오고가는 물동량이 잠베지강을 건널 필요가 없다.
그러나 잠비아 트럭이 남아공을 들락거리자면 잠베지강을 건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잠비아는 우리 남한의 7배가 넘는 큰 땅덩어리에 인구는 800만명밖에 안되지만, 수많은 종족이 살고 있어 70여 가지 말이 난무한다.
잠비아 국토는 대부분이 1000미터 이상의 고원지대고, 강수량이 연 평균 1200밀리미터에 강줄기가 거미줄처럼 국토를 수놓고 인구밀도도 낮아 전인미답의 삼림지대가 수없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 나라는 사방이 꽉 틀어 막힌 내륙국이라 목재 수출은 미미하다.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에보니, 마호가니 등 값비싼 목재만 벌채되는 실정이다.

CHO JOO CHUNG
조주청 골프여행전문가, 오지 여행작가, 세계 120개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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