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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의 무대, 장수CC [국내코스: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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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곽외섭

▲오르막인 6번 홀은 세컨드 샷에서 9개의 벙커군 사이를 뚫고 그린에 올리는 전략을 써야 하는 색다른 홀이다.

 

색다른 코스 레이아웃과 참신한 발상으로 미국에서 ‘올해의 설계가’ 상을 여러 번 수상한 짐 잉 Jim Engh이 설계를 맡았을 때부터 한국적인 산악 토양에서 색다른 작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는 있었다.
사과와 한우 외에 골프라고는 주변에 좀처럼 볼 수 없는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접지이자, 해발 600미터 내외의 두메산골에 조성된 코스라니 신선하기도 했다. 지형 자체가 ‘장수만세’ 마을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장안산 주봉을 중심으로 사자봉, 깃대봉, 무룡궁, 덕산 등의 주요 산봉에다 등산로와 장안산계곡, 덕산계곡 등 크고 작은 계곡, 폭포•소 •반석 등의 기암괴석과 약수터 등이 울창한 숲과 어울리는 청정 지역이다.
8월경 개장을 앞두고 잔디가 한참 올라오고 있는 코스와 홀 주변의 택지 공간에서 한창 작업 공사차량이 오가는 마무리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이 코스가 골퍼에게 어떤 색다른 즐거움을 줄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색다름을 제공하는 건 분명해보였다.
장수CC가 주는 게임의 색다른 면모는 적당함과는 확실한 거리를 둔다는 데 있다. 비유컨대 샷을 수우미양가로 나누던 단계에서 벗어나 0~100점까지 세분화되는 확실한 시험 무대가 되는 코스다. 잘 친 샷이 완전무결한 100점인지, 95점인지 아니면 90점으로 턱걸이를 한 것인지가 여기서는 확실하게 갈린다.
평소 자신의 샷에 의문을 가졌다면, 이번 달 개장하는 장수CC에서 시험해보라. 퍼블릭이라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자신의 진정한 타깃 골프 실력을 평가받고 싶은 진지한 골퍼를 기다린다. 어설프게 스코어를 건지고 챙겨왔던 골퍼라면 자존심을 꽤 많이 구길 것이다. 라운드마다 행운을 누려왔던 골퍼는 분명히 얼굴을 붉힐 정도로 망가질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실력으로 그 스코어를 챙겼다면 파를 지켜낼 때의 기쁨은 남다를 것이다. 잘한 샷에 상을 주고, 잘못한 샷에 가혹함으로 다가오는 신상필벌이 뚜렷하다. 기존 산악 코스와의 두드러진 차별점은 다음 네 가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벙커는 마치 두더지잡기 오락처럼 파놓아 흥미를 돋운다.
파5인 4번과 16번 홀에서는 창공을 가르는 호쾌한 티 샷을 한 뒤로는 정교한 어프로치를 필요로 한다. 그린 주변으로 실개천과 워터해저드가 둘러싸고 있어 요행으로 내리막을 타고 온그린 하는 상황은 꿈도 꿀 수 없다. 내리막 홀에서 힘만 믿고서는 오히려 손해 보는 구조다. 16번 홀 세컨드 샷에서 장타자는 투온을 시도할 테지만, 물을 건너야 하고 단타자는 돌아갈 길을 열어준다.
국내 마운틴 코스는 통상 공략 루트가 단순했지만 여기서는 여러 가지 선택 사양이 갈라진다는 점이 달라진다. 기존 산악 코스에서는 내리막은 쉽고 오르막은 어려운 단순한 공식이 통했다. 산수만 하면 가능했다. 하지만 장수CC는 거기다가 전략을 짜도록 함수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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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마스터플랜의 특징
•페어웨이 조형의 다양함.  •극단적인 가로 세로 그린.  •난이도 높은 벙커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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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홀 그린 양쪽을 가로 막은 벙커들. 모양이 대부분 울퉁불퉁 요철과 마운드가 달라 한번 빠지면 탈출이 쉽지 않다.

 

고저 조준의 시험장 – 산수가 아니라 함수다  
산악형 코스에서는 계곡과 산등성을 따라 홀이 흐르기 때문에 오르막, 내리막이 다수를 이룬다. 산림이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대부분의 골프장이 산야에 조성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마운틴 스타일 코스가 대부분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산악 코스란 평평하고 밋밋한 오르막을 등산하듯 오르거나, 급한 계곡 내리막을 따라 공간이 나오지 않는 곳을 활용해 파3 홀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국내 코스 설계가가 가진 창조력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공사 과정에서의 비전문성과 오너의 공사비 절감에의 욕심이 빚어낸 복합 산물이었다. 예컨대 코스 시공을 맡은 업체는 오르막 홀에서 벙커나 휘어지는 레이아웃 공사는 대충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르막 자체에 공사 난이도가 있는 데다 벙커 라인이나 중간의 마운드나 페어웨이의 굴곡은 공사 중간에 애초 아이디어는 뭉개지고 평평한 유격장 오르막이 되곤 했다. 공사비를 줄이려는 시공업자, 감리비를 아끼려 설계가를 부르지 않고 공사를 주무르는 시행업자,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오너는 오르막 홀에 돈을 들여 공사를 하려 하지 않았다.
반면, 내리막 홀은 레이아웃 흐름상 나오지 않는 공간과 고저 차이를 억지로 메우려는 필요에 의해 쉽게 만들어지곤 했다. 국내의 수많은 고저 차 큰 짧은 파3 홀은 그렇게 서비스 홀처럼 만들어졌다. 국내 설계자일 때 이런 식의 코스 조성 관행은 더욱 심했다. 그러다보니 비슷비슷한 오르막내리막의 산악 코스가 수없이 복제됐다.
장수CC의 오르막, 내리막은 다르다. 미국에서도 산악 코스로 인정받은 설계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구상을 한치도 거스르지 않고 코스에 옮겼다. 짐잉디자인의 미치 스카보로 부사장은 열 번 이상 공사장을 찾아 철저하게 감리했다. 그리고 장수CC 오너는 공사비에 상관없이 설계가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장수 코스는 1, 6, 10번 홀이 오르막이고 2, 4, 9, 16, 18번 홀이 내리막이다. 하지만 여느 산악 코스와는 달리 내리막 심한 4, 16번 홀이 시그니처 홀을 겨룬다. 오르막도 단지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정확성을 요하는 전략의 요소를 심었다. 가장 급한 오르막인 6번 홀에서는 세컨드 샷에서 그린 주변에 포진하는 8개의 벙커를 피해 정확하게 그린에 올리는 전략을 써야 한다. 벙커는 마치 두더지잡기 오락처럼 파놓아 흥미를 돋운다.
파5인 4번과 16번 홀에서는 창공을 가르는 호쾌한 티 샷을 한 뒤로는 정교한 어프로치를 필요로 한다. 그린 주변으로 실개천과 워터해저드가 둘러싸고 있어 요행으로 내리막을 타고 온그린 하는 상황은 꿈도 꿀 수 없다. 내리막 홀에서 힘만 믿고서는 오히려 손해 보는 구조다. 16번 홀 세컨드 샷에서 장타자는 투온을 시도할 테지만, 물을 건너야 하고 단타자는 돌아갈 길을 열어준다.
국내 마운틴 코스는 통상 공략 루트가 단순했지만 여기서는 여러 가지 선택 사양이 갈라진다는 점이 달라진다. 기존 산악 코스에서는 내리막은 쉽고 오르막은 어려운 단순한 공식이 통했다. 산수만 하면 가능했다. 하지만 장수CC는 거기다가 전략을 짜도록 함수를 넣었다.

 

벙커가 주는 핸디캡 – 벙커와 맞서지 마라
장수CC의 벙커는 마치 겨울 스키장의 모글 경기장처럼 울퉁불퉁 엠보싱이 특징을 이룬다. 페어웨이 벙커건 그린 주변 벙커건 단순히 둥근 함정이 아니라, 가장자리 면과 벙커 턱을 따라 작은 마운드가 수없이 들고난다.
흔히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면 낮은 턱일 경우 우드나 미들 아이언으로도 빠져나올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런 여지가 상당히 제한된다. 각도에 따라서 아예 그린이 아니라 옆으로 탈출에만 주력해야 나올 수 있다. 벙커가 모두 확실한 핸디캡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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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그린 : 8번 홀 그린은 가로로 놓여 있어 핀하이가 필요한 타깃 골프 홀이다.

 

타깃 골프의 진수 – 핀 하이냐, 니어 핀이냐
올해 US오픈이 열린 미국 메리온은 코스 전장이 6996야드에 파70의 짧은 코스로 치러졌으나,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버파를 치면서 무너졌다. 300야드를 거침없이 날리는 프로가 무너진 건 좁은 그린과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가혹해지는 러프 때문이었다. 챔피언인 저스틴 로즈는 가장 정확한 아이언 샷을 하는 ‘타깃 골프’의 명수다. 장수CC은 중원 무림을 누비던 날렵한 명사수가 일합 一合을 겨룰 무대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골퍼는 짜증을 낼 수 있는데, 상당수 그린이 가로로 누워있기 때문이다. 그린 주변에 보내면 언덕을 타고 그린으로 은근슬쩍 올라가기보다는 언덕에 놓여 내려오거나 벙커에 빠진다. 8번 홀 그린은 극단적인 가로다. 따라서 세컨드 샷에서 그린을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가로 그린이 아니라도 11, 15번 홀처럼 핫도그 속에 소시지처럼 페어웨이 속에 길쭉하게 박힌 세로 그린도 타깃 골프를 요한다. 우리가 흔히 보아온 둥글넓적한 그린이 아니다. 가로 그린에서는 ‘핀하이 Pin High’로 붙이는 거리 감각을 시험하고, 세로 그린에서는 저스틴 로즈와 신지애처럼 타깃과 초크 라인을 그리는 정확성의 ‘니어 핀 Near Pin’을 시험한다. 장수CC는 타깃 골프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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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박처럼 급경한 내리막 경사를 가진 3번 홀 그린. 그린 안에서의 고저차가 2미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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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그린 : 15번 홀 그린은 소시지처럼 길쭉한 3단 그린이다. 그린으로 보내는 게 나을지 그린 근처가 나을지 잘 생각해야 한다.

 

그린은 창의력의 무대 – 퍼팅의 퍼즐을 풀어라
파3인 3번 홀 그린을 조성하면서 설계가와 시공사 사이에 논란이 무척 많았다. 그린 모양은 길죽한 표주박처럼 생겼는데, 설계가는 표주박의 손잡이 부분을 급격한 오르막 경사지로 처리했다. 국내에서 본 적 없는, 특이한 그린에 공사 담당자는 다들 혀를 내둘렀지만 설계가의 의지는 관철됐다.
블랙스톤 코스에서 본 계단형 그린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의 고저 차이다. 한 개의 그린 안에서 고저 차이가 2미터에 육박한다. 표주박 꼭대기에 핀이 꽂힌다면? 퍼터를 가지고 피치 샷하듯 해야 언덕을 간신히 올라갈 수 있다. 힘이 약하면 내리막을 타고 원래 자리보다 더 멀리 밀려난다. 반대로 표주박 아래쪽에 핀이 꽂힌다면? 거리 판단이 아주 중요해진다. 짧아도, 길어도 모두 대형 사고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생각 없이 굴렸다가는 카트 길까지 자유낙하하듯 굴러내려갈 것이다.
설계가 짐잉은 말했다. “미국에 조성한 내 코스에서는 길이가 90야드나 되는 뱀처럼 생긴 그린이 있다. 퍼터로 홀컵까지 굴려 보낼 것인가, 아니면 에지에서 공략할 것인가의 방법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재미있어진다.”
똑같은 60야드 거리를 전부 굴릴 것인지, 한번 띄우고 30야드만 굴릴지, 세 번 튀겨 10야드만 굴릴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퍼팅의 복합 퍼즐을 풀어야 한다. 이전까지 파4는 투 온에 투 퍼트가 이상적인 전략이었다면, 여기서는 스리 온에 원 퍼트가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 그린은 창의력의 무대다. 정교한 퍼팅 보다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 15번 홀의 길쭉한 소시지 3단 그린에서는 긴 퍼팅이 나을지, 에지로 보낸 뒤에 짧은 퍼팅으로 공략할 지를 선택해야 한다. 홀아웃 할 때까지 퍼즐 풀이는 이어진다. 머리가 나쁘면 고생 좀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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