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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물, 꽃, 바람 사방에 자연만물 [국내코스: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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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地, 물水, 꽃花, 바람 風과 더불어 자연이 한 눈에 들어와 시야를

사방으로 열어주고 인간과 교감하는 360도 골프장이 여주에 들어섰다.

 글_남화영

골프장 이름부터 특이하다. 땅, 물, 꽃, 바람 없는 골프장이 세상에 어디 없을까만, ‘자연 만물이 360도 사방에 퍼져 있다’는 이름을 붙인 발상이 재미나다. 마치 김춘수의 대표 시 ‘꽃’에서처럼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의 꽃처럼 새삼스럽다.
또 하나 재미난 건 이벤트다. 퍼블릭으로 개장하는 이 코스는 8월 말까지 주중에 ‘친 타수만큼 그린피 내는 이벤트’를 홈페이지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한 타 당 1300원이니까 72타 스크래치 골퍼는 9만3600원만 내면 되고, 77타를 쳐야 10만100원으로 10만원이 넘어간다. 90타면 11만7000원이다. 그렇게 올라가다 120타를 친 완전 초보는 15만6000원을 내야하느냐면 그건 아니다. 상한선은 14만원까지다. 원래 주중 그린피는 15만원(주말 20만원)인데 이벤트 기간 중에 잘 치면 5만원 이상까지, 적어도 1만원은 할인받는다.
요즘처럼 골프장 공급이 넘치는 때 등장한 신설 코스라서 모객을 위한 깜짝 출혈 이벤트를 한다고 경시하면 안 된다. 360도 골프장에 따르면 ‘그린피 할인 혜택과 함께 골퍼가 규정된 룰을 준수하고, 스코어도 스스로 정확히 적을 줄 아는 골프 정신을 되새겨 보는 기회’라고 한다. 적극 찬성이다. 스코어를 정확하게 적어야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무시되는 현실이다. 실제로는 대충 적거나 캐디에게 아예 스코어카드를 맡겨놓는 게 한국식 골프 행태다.
‘일파만파’, ‘첫 홀 올 보기’는 골프 룰에도 없고 에티켓과도 상관없는 한국식 접대 골프가 낳은 사생아다. 이 골프장은 우리의 잘못된 관행을 자연스럽게 바로잡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서 좋다. 스코어를 골퍼 스스로 적는 건, 골퍼로서의 당연한 의무인만큼 360도에서는 이 이벤트가 앞으로도 계속되어 우리 골프 문화를 바로잡는 ‘꽃’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리한 부탁일까? ‘내가 나의 스코어를 적어주었을 때 너는 내게 다가와 나만의 골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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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 설계자는 제주와 이천의 블랙스톤을 디자인한 제이엠피 JMP 디자인의 브라이언 코스텔로 Brian Costello다. 블랙스톤에서와 같은 계단식 그린이 여기서도 특징을 이룬다. 그린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마구잡이로 구겨놓은 게 아니라, 평평한 단과 단을 구분해 놓은 설계자 특유의 그린 조성 스타일이다. 퍼블릭 코스지만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잔디는 과감하게 서양잔디 캔터키블루그라스를 심었고 러프엔 페스큐 등을 섞어 식재했다.
360도에서는 바람, 물, 지형의 판세를 잘 읽어야 스코어도 좋다. 1~9홀 아웃 코스는 산자락 하단부로 자연 지형과 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3, 8, 7, 9번 홀은 넓은 워터해저드를 넘겨야만 하는 홀이어서 전략과 샷의 정확성이 특히 요구된다. 특히 7번 홀은 돌담을 쌓고 그 위에 그린을 올려놓은 반도(페니슐러)형 그린이다. 샷이 조금만 길거나 혹은 짧아도 물에 빠지는 구조다. 화이트 티에서 486야드인 파5 8번 홀은 세컨드 샷에서 고민하게 된다. 투 온으로 그린 방향을 노릴지 아니면 끊어서 스리 온을 시도할지 심장 떨리는 선택을 요한다. 계곡이 위협적인 1, 3, 6번 홀은 지형의 윤곽을 잘 파악해야 한다. 무작정 길게 보내는 것보다는 그 다음 샷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볼을 보내는 홀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
후반 홀은 산등성을 타고서 홀이 이어진다. 다양한 야생 화초들이 곳곳에 피어 아름답다. 계곡 사이로 변화무쌍한 바람 흐름을 잘 읽고 공략해야 한다. 14번 홀은 스카이 홀로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바라보면 하늘과 그린이 맞닿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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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홀을 떼어놓고 보면 독립성이 느껴지지만 홀을 좁은 공간에 구겨 넣은 느낌이 드는 건 아쉽다. 홀 간 거리가 대체적으로 멀고, 또 캐디가 아니면 다음 홀을 제대로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동선이 꼬이곤 한다. 비슷한 동선과 레이아웃이 겹치는 홀이 몇 개 있지만 지루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난이도를 가진다는 점에서 중복됨의 결점을 상쇄한다. 이 코스는 코스 네이밍처럼 바람과 땅, 그리고 물의 요소를 게임 속에서 잘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속에 라운드의 재미가 조금씩 쌓이는 점이 특징이다.
360도골프장의 오너는 태림포장 정유천 대표다. 태림포장은 1962년에 설립되어 30년 이상을 골판지 박스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 1위의 국내 최대 골판지 박스 제조업체다. 처음으로 골프장 사업을 시작한 정 대표는 코스와 클럽하우스 설계에 최고의 전문가를 수소문한 뒤 그들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클럽하우스 설계자인 승효상 씨는 국내외 건축업계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로 클럽하우스는 처음 설계했다. 골프장 운영은 가평베네스트 지배인을 지내면서 골프계의 다양한 실무를 쌓은 고재경 지배인이 맡고 있다.

 

 

INFO

개요 : 2011년 12월9일 개장. 파72, 7036야드, 퍼블릭, 8월 말까지 타수대로 그린피 내는 이벤트 진행
위치 :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부평리 산 59-3번지. 서울에서 50분 설계 : JMP골프디자인 브라이언 코스텔로(코스), 승효상(클럽하우스)
잔디 : 티잉 그라운드, 페어웨이는 캔터키 블루그라스, 그린은 벤트그라스 T1, 러프는 파인 페스큐 등 혼파.
대표 : 제이타우젠트 대표 정유천
문의 : 031-880-3600 www.360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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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설계자 에세이
흙, 물, 꽃, 바람. 이 특별한 이름을 갖는 골프장이 의미하는 바는 자연이다. 여기서 자연이란 도시와 일상의 삶에서 소진한 힘을 다시 충전시켜주는 원천의 뜻을 갖는다. 물론 물리적 재충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 발견하는 비일상의 아름다움, 흙냄새와 물소리와 꽃향기 그리고 바람의 청량함이 새롭게 다가와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확인시키며 우리의 삶에 대한 긍지를 북돋워 주는 것이 진정한 골프의 정신 아닐까.
클럽하우스는 그 전환점이다. 도시에서 자연으로 가는 관문이며 일상에서 비 일상으로 바뀌는 공간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 두 개의 구분점이 혼재되면서 공간의 드라마틱한 전이가 발생한다. 더욱이 이 클럽이 특정인을 위해 닫힌 장소가 아니다. 서로 모르는 많은 이들이 같은 시간에 함께 하는 장소는 중요한 공동체이며 이 공동체를 담는 공간은 하나의 빌딩이 아니라 이미 마을이요 도시이다. 따라서 이 클럽하우스는 마을처럼 계획되었다.
여러 채의 집이 모여 이룬 이 클럽하우스는 대단히 바쁘게 시스템이 움직여야 하는 기능적 요구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즉 개별 기능 단위에 적합한 볼륨을 각기 상정한 후 그들을 가장 긴밀히 엮은 까닭으로 불규칙하게 모였으며 이 불규칙성이 자연스러운 군집의 형태를 이루게 했다. 더욱이 개별 단위가 집합한 까닭으로 만들어진 사이 공간은 때때로 중정(中庭)이 되어 자연 환기와 채광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공간적 풍부함을 이루게 한다.
대개 1층 혹은 2층으로 구성된 볼륨은 맛배지붕을 두어 집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키며 그 경사지붕이 이루는 집합적 조형은 마치 작은 마을이나 산사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 외부 마감은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배경으로 존재하도록 콘크리트와 돌을 주재료로 사용하였으며 내부의 안락함을 암시하도록 개구부의 목재면이 돌출한 목재표면과 함께 노출되어 있다.
진입하는 차량들은 마을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클럽하우스와 이어진 게스트하우스 부분이 진입 공간을 감싸 안으며 그 느낌을 증폭시킨다. 혹시 이 마을에 티오프 시간에 늦어 급히 도착한 골퍼들이 신속하게 스타트할 수 있도록 그 동선은 최대한 단축했으나 혹 시간이 느긋한 이들에게는 라커룸에서도 그 움직임은 곳곳의 중정을 둘러싸며 여유롭게 진행되게 했다. 필드에서 마지막 홀에 서면 이 마을의 티타늄 지붕이 빛을 내며 골퍼를 맞는다. 욕탕에서 바라보게 되는 방금 지나온 필드들은 기억의 풍경이며, 식당에서 혹은 연회장에서 더러는 야외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경 또한 그러하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게 이 클럽하우스는 흙, 물, 꽃, 바람이 이룬 기억의 마을로 남게 된다. 그래서 여기서 다시 일상을 시작할 힘을 얻는다. 글 승효상

 

승효상 : 건축 철학을 담은 저서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한 건축가 승효상은 89년 건축사무소 이로재를 세웠다. 파주출판도시 코디네이터로 새로운 도시 건설을 지휘했으며 미국건축가협회는 02년 명예 펠로우 자격을 부여했고,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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