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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장의 다양성과 수준의 기준 [국내코스:1206]

클럽나인브릿지,우정힐스,안양베네스트
한국 골프장의 다양성과 수준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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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세계적인 토너먼트의 리더보드에 한국 선수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가는 것처럼, 한국의 골프장도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 리스트에 3곳의 이름을 올렸다. 클럽나인브릿지, 우정힐스, 안양베네스트는 순위를 떠나 외국인 골퍼에게 한국 골프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수준’을 이야기할 때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글_노수성

 

해외 출장 때, 되도록 그 나라의 베스트 코스에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 때 가이드가 되는 것이 ‘플래닛 골프(PLANET GOLF)’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2년마다 홀 수 해에 전세계 200여 개국의 베스트 코스를 소개하는데, 그것이 플래닛 골프다. 그 가이드를 참조하면 입소문이나 누군가의 주관적인 평가에 기댔을 때 나올 수도 있는 ‘실망’을 방지할 수 있다. 태국 출장 때 시간을 쪼개 오랜 전통의 타이(Thai)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던 것은 플래닛 골프를 통해 이미 이 골프장이 태국 베스트 코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4위). 아마도 이런 가이드가 없었다면 태국에서 공식 일정을 보냈던 아마타스프링스(Amata Spring)가 요즘 태국에서 ‘뜨는’ 코스라는 것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2위).
플래닛 골프를 통해 태국의 2, 4위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면서 태국 코스의 어제와 오늘을 읽을 수 있었다. 사실, 타이는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태국 넘버1 코스였지만 낙후된 코스가 ‘역사나 관록’이라는 감흥을 더 끌어올리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타는 괜찮았다.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파3 홀도 있어 신선했고, 빼어난 코스 관리, 깔끔한 골프장 분위기에서 태국 골프의 트렌드와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 타이가 4위이며 아마타가 2위인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이런 플래닛 골프의 가이드 효과를 태국에서만 누렸던 것은 아니고 이 가이드는 해당 국가의 현재 코스의 수준이나 트렌드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리지널리티로의 회귀 : 클럽나인브릿지
<골프 다이제스트> 한국판도 2년마다 한국 베스트 코스를 선정하고 있고, 2011년엔 한국 50대 코스를 선정했으며, 그 중 15곳이 이 플래닛 골프를 통해 전 세계 골퍼에게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1~3위였던 클럽나인브릿지와 우정힐스 그리고 안양베네스트가 영광스럽게도 올해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렸다. 상황을 바꿔 생각해봤다. 내가 플래닛 골프의 가이드를 통해 태국의 어떤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할지 정하고, 라운

 

 

드 후에 그 국가의 코스 수준을 유추했던 것처럼, 과연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린 한국 베스트 1~3위 코스가 그만큼

외국인에게 한국 코스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타이와 아마타에서는 태국 골프의 고유 가치를 보지는 못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5월호를 통해 발표된 세계 100대 코스에 오른 3곳은 한국 골프의 다양성과 수준을 잘 대변해준 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클럽나인브릿지는 제주도의 천혜의 풍광을 배경으로 앉히고 서구적인 레이아웃에 클럽(Club) 문화를 정착한 곳이고, 우정힐스는 한국의 대표적인 토너먼트 코스이며, 안양베네스트는 한국 골프의 종가(宗家)로 다른 수식이 필요 없는 곳이다. 이런 기준과 가치는 아마도 외국인에게는 시각(나인브릿지), 촉각(우정힐스), 감각(안양베네스트)으로 스며들어 해당 골프장을 기억케 하는 매개가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이 없다.
클럽나인브릿지는 세계 대표가 될 준비를 착실히 해온 곳이다. ‘최초, 최고, 차별화’라는 설립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100대 코스’ 진입 목표와 과제를 설정해 놓고 그 과정을 충실히 밟아왔다. 연간 7억원이 넘는 비용을 써가면서도 세계 유명 클럽과 교류하는 월드클럽챔피언십(WCC)을 통해 세계 골프계에 존재 가치를 알렸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유치했으며, 클럽(Club)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폐쇄적인 운영을 고수했던 점은 그대로 순위로 반영돼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만나는 많은 골퍼가 한국과, 제주 골프장을 거론하는 것은 전적으로 클럽나인브릿지의 공이라고 돌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과 한국 골프장을 알리기 위해 ‘공동’으로 지불했어야 하는 비용을 클럽나인브릿지가 모두 감내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나인브릿지는 이제 향후 10년을 계획하면서 ‘오지리널리티로의 회귀’라는 화두를 던졌다. 시간에 의해, 또는 운영 편의에 의해 희생했던 원형을 살리면서,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운 부분을 정리하면서 더 높은 순위를 위해 발을 내디뎠다.

 

 

1년에 7개월을 대회 준비에 할애하는 우정힐스
우정힐스는 2003년 한국오픈의 홈 코스가 된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코스를 다듬어왔다. 마스터즈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 그리고 메이저 대회의 코스가 대회를 앞두고 플레이어의 세밀한 기량을 가려내기 위해 까다로운 세팅으로 변신하듯이 우정힐스도 1년에 7개월을 대회 준비에 할애하고 있다. 투어 코스의 가장 기본인 보경로(선수가 지나가는 길)를 만들기 위해 잔디가 자라기 시작하는 4월부터 관리에 들어가며 이 코스는 달을 거듭할수록 그린은 점점 빨라지고, 러프는 점점 무성해지고 대회가 열리는 10월에는 그 조건이 ‘최고조’에 이른다.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18개 모든 홀의 개조 작업을 마쳤는데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정힐스는 올해부터는 잔디 초종 교체라는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팬크로스 그린이 20여 년이 흐르면서 이 골프장이 추구하는 ‘빠르고 정밀한’ 기능을 더 이상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시와이투로 교체하고 있다. 토너먼트 세팅에서 최대 14피트까지의 그린 스피드를 내기 위해 올해 새로운 씨를 뿌렸고, 5년 뒤에는 최적의 상태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한 번 변화를 모색하는 안양베네스트
안양베네스트는 또 한 번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려 하고 있다. 개장 30년이 지난 98년에 투 그린을 원 그린으로 교체하고 전장을 늘려(6854야드에서 7044야드) 보다 젊은 이미지를 제공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고 두 번째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그동안 안양은 ‘한국 골프의 종가’였지만 평가는 상반됐었다. 1968년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문을 연 역사와, 한국 골프 문화 발전에 대한 공헌 부분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코스 품질과 가치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했었다. 그래서 우리의 패널도 안양을 한국의 ‘대표 중의 대표’로 놓는 것에 대해 추춤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년 봄이면 안양은 새로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고, 이번에는 안양의 추구점이 확실하게 도드라질 것을 기대한다. 그 변화의 실체에 따라 한국의 대표 순위도, 그리고 세계 100대 코스에서의 순위도 변동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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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나인브릿지(위)는 리베티트 벙커와 페스큐를 살리면서 시각적으로 더 화려해질 것이다. 우정힐스(중간)는 잔디 초종을 시와이투로 교체하면서 그린 빠르기를 14피트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안양베네스트(아래)는 내년 봄 두 번째 리노베이션 결과물을 우리 앞에 내놓을 것이다.

 

 

우리 골프장은 홍보에 인색했다
사실, 한국 골프장을 세계 골퍼가 잘 몰랐다. <골프 다이제스트>가 2년에 한 번 홀수 해에 ‘세계 100대 코스’를 선정해오면서 한국의 코스를 순위에 넣은 것은 2005년이 처음이었다. 그해 대한민국 대표 코스였던 핀크스골프클럽이 72위라는 성적표를 들고 세계 골퍼에게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였다. 2년 뒤인 07년에는 대한민국 1, 2위 코스였던 클럽나인브릿지와 핀크스골프클럽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클럽나인브릿지가 45위, 핀크스골프클럽은 99위였다. 2년 뒤인 09년에는 클럽나인브릿지가 혼자 리스트에 올랐었다(64위).
잘 몰랐다는 것은 우리 골프장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태국의 아마타스프링스를 알게 된 것은 아시안투어와 아시아와 인터내셔널 팀의 대항전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 홀이 있다는 것을 먼저 알게 된 것은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서였다. 잘 관리한 잔디, 시원한 풍광, 위엄 있는 클럽하우스가 장시간 노출되면서 한 번 라운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아마타가 전통 프라이비트 클럽으로 주말에는 회원 동반을 하지 않으면 라운드를 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곳이며 태국에서 가장 비싼 그린피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클럽나인브릿지를 제외한다면 적극적으로 코스를 세계 골퍼에게 알리려는 노력과 흔적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정힐스와 안양베네스트도 이제는 한국 골프장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에 대한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는 자리에 올랐다. 우정힐스는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의 완벽한 세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큼 그 사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려야 한다. 안양베네스트가 노출을 꺼리는 폐쇄적인 방침을 이번 리노     베이션 이후에도 견지한다고 해도 이제는 소통을 해야 한다. 우리는 안양의 넘버 1 정신과 정책을 높이 평가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골프 다이제스트> 한국판이 할 수 있는 홍보의 몫은 플래닛 골프 리스트에 올
라갈 한국 대표 코스를 철저히 검증해 선정하는 일과 <골프 다이제스트> 에디터에게 개인적인 통로로 들어오는 문의에 대한 답변이나 추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 나머지는 해당 코스가 해야 한다. 세계 100대라면, 한국 대표라면 그만큼의 고집에, 공유나 환원이 있어야 한다.
세계 골퍼를 맞을 준비를 하라
이번에 세계 100대 코스에 3곳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한국의 코스가 리스트를 장식할 것이다. 세계 골프계의 중심 축이 동양으로 옮겨오고 있고, 가장 주목받는 곳이 한국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코스가 세계 100대 코스가 되기 위해서는 준비를 해야한다. 이건 ‘한국 베스트 50’에 선정된 코스는 물론 오늘 개장했거나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코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세계 100대 코스를 지향한다’고 거창하게 홍보하는 골프장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영문으로 소개하는 곳도 거의 없고, 게스트가 접근할 수 있는 통로도 차단되어 있다. 세계 100대 코스에 올라있는 많은 코스는 홈페이지에 접속해 라운드 여부를 타진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그런 연결고리도 없다. 한마디로 세계 골퍼를 맞을 준비도, 방법도 모르고 있다. 준비도, 목적도 없는 상태에서 세계 100대 코스 진입이라는 말은, 공허한 울림이 될 수밖에 없다. 그건 ‘현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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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클럽나인브릿지가 세계 100대 코스라는 목표를 들고 나왔을 때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10여 년이 흐른 후 현재 당당히 33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향후 10년 내 세계 10대 코스로 발돋움하겠다는 그들의 포부에는 이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글_장수진

클럽나인브릿지의 세계 100대 코스 진입 여부는 이제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과연 몇 위를 했는가가 궁금해질 뿐이다. 나인브릿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넘버원 코스로 우뚝 섰고, 순위는 한국 골프장의 수준을 세계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상징적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골프 다이제스트> 미국판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 발표에서 나인브릿지를 45위에 올려놓았고, 2년 뒤엔 무려 19계단 하락한 64위였지만, 올해 5월 발표한 순위에서는 31계단 껑충 뛰어오른 33위로 재평가했다. 나인브릿지의 순위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한국 베스트 코스 2, 3위인 우정힐스와 안양의 100대 코스 진입 여부까지 왔다갔다 했다. 때문에 나인브릿지의 33위는 단순히 한 골프장의 영광이 아닌 한국 골프장 전체의 자존심까지 쥐락펴락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5월10일 우정힐스에서 열렸던 세계 100대 코스 인증패 전달 행사에 참석한 10명의 100대 코스 패널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나인브릿지의 부단한 노력 덕분에 한국 베스트 코스 3위까지 100대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0년, 45-64-33이라는 부침
그렇다면 나인브릿지의 ‘부단한 노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나인브릿지를 만든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최초, 최고, 차별화된 코스를 만들 것을 주문한 씨제이(CJ) 이재현 회장의 원칙에서 출발한다. 한라산 600고지에 자연 그대로를 살린 코스 레이아웃을 했고(토목공사량이 내륙 골프장의 5분의 1 수준), 그린에만 사용하던 벤트그라스를 페어웨이 전체에 깔았

 

 

다. 잘 만들었다고만 해서 100대 코스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코스를 세계 무대에 알리려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한국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을 열었고, 세계 100대 프라이비트 코스의 클럽챔피언 대항전인 ‘월드클럽챔피언십(WCC)’ 개최를 통해 한국 골프장의 국제적 감각까지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았다. 서양의 골프가 동양적 아름다움과 만나 한층 완숙미를 더한 글로벌 스탠더드한 골프장으로 이름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인브릿지가 늘 승승장구해온 것만은 아니다. 2007년 100대 코스 진입 2년 뒤인 09년에는 오히려 순위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는 ‘세계 100대 코스’를 모토로 해 탄생했던 나인브릿지가 목표를 잃고 표류했던 기간이기도 했다. 2001년 오픈 당시 프레스티지 코스, 클럽 문화, 정통 프라이비트 코스를 표방했던 나인브릿지는 세계 100대 코스라는 이상을 달성한 후 컨셉트 유지와 매출 사이에서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초기 컨셉트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사이 나인브릿지의 명성이 잠시 빛을 잃어가는 듯했다. 골프장 운영 손익의 문제 때문에 코스 리노베이션이 주춤했고, 정 직원을 줄이고 서비스 인력을 외주 업체로 돌리면서 품질이 예전 같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2년 전, 태스크포스(TF) 팀이 넥스트 디케이드 플랜(Next Decade Plan)이라는 프로젝트로 6개월간 합숙하며 나인브릿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오픈 초기의 정신(최초, 최고, 차별화된)을 부활시켜 전기를 맞기 시작했다.

 

 

 

오픈 초기 오리지널 컨셉트로의 회귀
체류형 컨트리클럽이라는 새 컨셉트를 도입하며, 제주가 지역적 특성상 날씨의 변화가 심한 점을 감안해 하드 웨어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파고라(전면이 유리로 된 연회장)와 파빌리온(전면이 유리로 된 수영장이자 야외 연회장), 소규모 영화관, 스크린 골프(기상악화에 대비한 여가 활동 공간)를 도입했고 오픈 10년이 돼 노후한 객실 내,외부 시설물을 교체했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 정비한 것은 코스였다. 코스 리노베이션의 핵심은 오픈 초기의 컨셉트를 복원하는 것이었다. 관리와 운영 상의 이유로 모두 없앴던 스코틀랜드 풍의 리베티드 벙커와 페스큐를 복원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까지 리베티드 벙커를 12개(3, 4, 5, 8, 14, 15, 18번 홀) 복원한 상태이며 앞으로 오픈 때 있었던 84개 모두를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샷 가치를 비롯해 심미성, 난이도 등에서 더 나은 피드백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어웨이를 축소(1, 2, 3, 6, 9, 10, 18번 홀)함으로써 게임의 묘미를 더욱 살린 것도 리노베이션의 한 축이다. 또한 켄터키블루그라스였던 러프를 모두 벤트그라스로 교체했다. 이는 품종이 서로 넘나들며 페어웨이가 얼룩덜룩해 보여 정돈되지 않았던, 즉 심미적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억새를 제거하고 전체적으로 페스큐를 심었고, 1년 정도 지나면 스코틀랜드 풍의 오리지널 컨셉트가 충분히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새로운 10년을 맞기 위한 투자다.
“현재 33위도 영광이지만 2년 뒤에는 20위, 10년 뒤에는 세계 10대 코스에 오르는 것이 나인브릿지의 새로운 목표입니다.” 허진 총지배인의 말이다.
오리지널 컨셉트로의 회귀, 세계 10대 코스 수준에 걸맞는 글로벌한 서비스. 나인브릿지가 준비하는 다음 10년의 화두다.
세계 10대를 향한 출발 선
글로벌 프라이비트 코스로 승부
100대를 넘어선 10대로 들어가기 위한 10년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일 것이다. 기존의 좋은 코스와의 경쟁은 물론 매년 속속 생겨나는 신설 코스의 도약은 사실 현재의 순위를 유지하는 것도 간단치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100대 코스 진입에 100의 힘을 쏟아부었다면 10대 코스로의 도약은 그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만큼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회원에게 최고의 프레스티지를 느끼게 해주기 위해 배타적 예약 정책을 고수, 강화하고 있고 10년 만기 회원권 반환 시기를 맞은 나인브릿지로서는 투자 확대를 감당하기에 매출 규모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허 총지배인은 중국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고 했다.
“중국 부호들 사이에서는 나인브릿지는 꿈의 코스로 여겨집니다. 100대 명성을 활용해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고 중국인 등에 콘도와 패키지로 엮은 글로벌 멤버십을 분양할 계획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100대의 가치를 눈에 보이는 경제적 부가가치로 재창출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와 함께 프라이비트 명문 코스라는 원칙은 살리되, 글로벌 네크워크를 유지 향상시켜주는 부분적 개방의 실리도 찾겠다는 것이 나인브릿지의 다음 10년 플랜 중 하나다. 지금까지도 세계 100대 코스 선정위원이나 명문 클럽의 회원 라운드는 허용하고 있었는데, 이를 더욱 정책적으로 확대할 계획. 즉, 미국의 페블비치처럼 골프와 빌라 숙박을 패키지로 묶어 관광 상품으로써의 고부가가치라는 실리를 함께 찾겠다는 것.
허 총지배인은 이에 대해 “더 많은 가치를 지불하고 라운드하겠다는 해외 부호들에게 코스를 개방하면, 클럽의 홍보와 운영 수익은 물론 제주도의 골프 관광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세계 100대 코스만을 돌며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국제적 골퍼의 방문이 늘고 있다는 점은 나인브릿지로서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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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힐스는 지난 2003년부터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의 홈 코스가 되면서 가뜩이나 난이도 높은 코스를 더 어렵게 세팅해왔다. 우리는 우정힐스의 이런 쉼 없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글_노수성

 

 

 “골프장 관리자로서 최고의 영광이죠. 제가 해야 할 것을 거의 다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번 선정을 계기로 더 나은 우정힐스가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해외 어디에 내놔도 좋다는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정윤 본부장은 약간 긴장하고, 상기돼 있었다. 이 본부장은 평소에 긴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난달 10일 우정힐스에서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 인증패 전달식을 했기 때문에 호스트로서 패널을 맞이해야 한다는 긴장과, 골프장이 문을 연 이후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라는 상징성이 교차하면서 나온 자연스런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는 우정힐스가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가장 큰 이유로 2003년부터 이어진 코스 개조 작업에 무게를 두었다. 지난 1993년 개장부터 페리 오 다이(Perry O. Dye)가 설계한 난이도 높은 코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코스에 익숙해질 무렵인 개장 10년째부터 현재까지 해마다 조금씩 손을 보면서 18개 홀 모두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한국오픈을 해오면서 변화를 주고 도전적인 코스를 만들어왔습니다. 개장 이후 20년 정도 지나면 지겹다는 인상을 주는데, 해마다 새로워진다는 느낌을 준 것이, 회원뿐만 아니라 패널에게도 좋은 느낌을 주지 않았나 봅니다.”
그는 변화를 주고 새로움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을 ‘뼈대’가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변하려고 해도 뼈대가 갖춰지지 않으면 힘듭니다. 좋은 뼈대를 갖게 해준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님이나 코스를 설계한 페리 다이에게 아무래도 감사하죠.”

 

국내 최초로 파71 세팅
우정힐스의 코스 개조 작업은 존 댈리가 모티브를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오픈은 2002년 한양컨트리클럽 신 코스에서 열렸
 

고 이듬해 우정힐스로 넘어왔는데, 한양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초토화된 상황이었다. 초청 선수였던 가르시아는 4라운드합계 23언더파 265타라는 한국오픈, 한국프로골프투어 최소타 신기록을 작성했었다. 우정힐스는 우승자(존 댈리)의 스코어를 6언더파로 묶기는 했지만, 댈리를 비롯한 장타자가 파5 홀에서 세컨드 샷으로 그린 에지까지 공략하고 파4 홀에서도 짧은 어프로치를 하는 상황이 불만스러웠다.      “그해 나온 스코어를 가지고 어느 홀이 약점이고 핸디캡이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클럽의 발달로 선수들의 비거리는 길어졌죠. 설계자의 처음 의도보다 20~30야드는 더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설계자의 의도를 해치지 않은 선에서 코스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해마다 대회가 끝나면 내년에는 무엇을 할지 계속 생각했고, 바꿔왔습니다.”
드라이버 거리가 늘어나고 9,8번 아이언으로 투 온을 노리는 상황이라면 파5 홀의 기능이 상실됐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정힐스는 파(Par)에 변화를 주었다. 프로에게 쉬운 파5 홀 하나를 파4 홀로 바꾸면서(11번 홀) 오픈의 코스 세팅을 파71로 했다.
“파72가 자존심을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수준에 맞게 가야하죠. 우리는 선수의 기량이 더 좋아진다면 파70으로도 세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정힐스가 파71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 코스 전장이 7024야드에서 7255야드로 늘었고, 지난해 수해를 입었을 때 18번 홀 그린을 둘러싼 비치 스타일의 벙커 턱을 높이는 것으로 18개 홀에 대해 모두 손을 봤기 때문이다. 특히 18번 홀은 국내 토너먼트 코스 중 ‘가장 어려운 라스트 홀’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마지막 홀이라는 부담에 세컨드 샷에서 투 온을 노릴 것인지, 안전하게 레이업 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 이제는 더 높아진 턱이 리커버리 샷에 대한 부담을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그린 잔디 교체 시작
올해는 오픈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그린 잔디 교체를 시작했습니다. 팬크로스에서 시와이2(CY2)를 파종하고 있습니다. 잔디가 20년되다보니 자꾸 눕는 경향이 있습니다. 엽 폭이 얇고 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죠. 시와이투는 국내에서 검증이 됐습니다.”
우정힐스는 완전히 문을 걸어 잠그지 못하기 때문에 시와이투를 혼파하는 방법으로 종자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5년 뒤면 잔디 초종을 완전히 교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교체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라운드를 한 이날 그린 컨디션이 예전만큼은 못했다.
“종자를 발아시키려면 물을 많이 주어야 하고, 예고(잔디 높이)도 높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0월의 오픈에 맞추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잔디 교체 작업이 끝나면 그린 스피드는 더 빨라질 겁니다. 대회 때 10~12피트 정도 유지하는데 14피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죠. 더 빠르고 정밀한 상태가 될 겁니다. 올해는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한 10퍼센트? 내년에는 30퍼센트가 될 것이고, 5년 뒤에는 100퍼센트의 컨디션을 유지할 겁니다.”
오픈 준비는 해마다 4월부터 시작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회 코스의 기본인 보경로를 그 때부터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대회에서는 선수가 지나가는 길이 이슬에 젖지 않아야 합니다. 아침에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 가기 전 러프가 대부분은 젖어 있습니다. 그래서 선수가 지나가는 길인 보경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잔디가 자라있을 때 만들면 그 부분의 잔디가 뻘겋게 변하죠. 같은 색상을 내려면 잔디가 자라는 4월부터 관리해야 합니다.”
4월부터 시작해서 10월 둘째 주에 대회가 열리기까지, 우정힐스는 1년의 절반 이상을 오픈 준비로 보내는 셈이다. 그 중에는 그린의 예고를 낮추고, 롤러로 눌러 점점 ‘빠르게’, 또 러프나 그린 주변의 잔디를 키우고 길러 ‘무성하게’ 하는 상반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아무리 대회를 진행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회원이 이런 장기적인 불편을 감수하기만 할까?
“변하는 코스에 즐거워하시죠. 저 친구가 다음에는 뭘 만들어 낼 것인지 궁금해 하십니다.”
그건 회원과 함께 20년을 함께 한 관리자에 대한 회원의 배려일 것이다.

 

디테일, 또 디테일
코스 뿐 아니라 운영에도 차별 점은 분명하다. 우정힐스는 연간 5만명 내외의 내장객을 받는다. 주변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지만 등락이 거의 없다.
“요즘 많은 골프장이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가격 내리고 덤핑하고, 그게 잘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 내린만큼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이익은 줄어들고 내장객 많이 받아 코스도 좋지 못하고, 마이너스지요. 우리는 할인이 전혀 없습니다. 격을 낮추지 않는 것이지요. 격을 낮췄다가 다시 올라오는 것은 몇 배로 힘듭니다. 많은 골프장이 계절 별로 그린피를 낮추기도 하는데, 계절 별로 내장객은 줄어들게 돼있습니다, 잔디가 잘 자라고 좋을 때는 많이 받고, 잔디가 휴면기로 들어가면 적게 받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걸 역행하면 손해입니다. 역행하면서 악순환을 만들고 있지요. 내장객이 ‘돈 벌려고 난리구나’ 라는 이미지보다, 내장했을 때 만족할만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 느낌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죠. 또 멤버십이라면 멤버 위주의 운영이어야 합니다. 멤버와 친해야 하고, 같이 성장하는 것이 멤버십 골프장이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요즘 이 본부장은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건 우정힐스의 또 다른 코스 변신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잔디 생장을 위해 배토를 계속 하다보면 처음 세이핑이 변하기 마련입니다. 배수구 쪽으로 모래가 쌓이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섬세한 세이핑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3년 전부터는 배토를 얇게(2~3밀리미터)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형을 살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법을 연구하고, 직원에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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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베네스트 코스가 세계 100대에 든 것은 마치 한국 전통 반가(班家)의 정원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설립자의 철학을 44년 잘 보존한 것에 대한 상이기도 하다. 

글_남화영

 

1966년 공사에 착수해 68년 6월16일에 안양컨트리클럽으로 개장했으니 안양베네스트는 한국 코스 중 8번째로 오래된 코스다. 하지만 개장할 때의 원형이 그대로 보전되기로는 한양CC 구  코스, 뉴코리아CC에 이어 세 번째다. 군 체력단련장인 태릉CC는 나중에 9홀을 확장해 18홀이 되었고, 제주CC는 방치되다가 80년대 후반에 다시 개장했고, 서울CC, 부산CC, 관악CC(현 리베라)는 당시 박정희 정권에 의해 부지를 옮겨야 했다.
‘골프장을 설립한 이의 철학이 변함없이 유지되었고 한결같이 잘 관리되고 있냐ʼ고 묻는다면 아마 안양베네스트가 첫 손에 꼽힐 것이다. 삼성그룹 설립자인 이병철 회장은 골프 애호가로 코스 설계를 일본인 미야자와 조헤이에게 맡기면서 ‘여름이나 겨울에도 퍼팅에 지장이 없고, 홀마다 그린 스피드가 동일해야 하고, 걷기에 부담없어야 한다’라는 오늘날에도 좀처럼 지키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
그의 골프장에 대한 애정은 이름 높다. 당시 지배인과 코스관리자에 따르면 이 회장이 ‘어느 홀 몇 번째 무슨 나무에 잎들이 시들었다’고 할 정도로 코스를 샅샅이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안양베네스트를 일제강점기 동안 소멸되어 버린 한국 양반가의 정원으로 만들려 했던 것 같다. ‘코스에 맨땅이 한 군데도 보이지 않는다’는 무나지(無裸地) 계획, 코스에 수목이 82종에 12만주나 심어져 있다. 계절마다, 홀마다 다른 수종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건 그 코스 안에서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 중에 좋은 것을 담으려 한 결과다. 그리고 신규 회원 심사 때 그가 직접 면접을 보면서, 소수 회원만의 휴식처로 골프장을 꾸려나갔다.

 

 

한국의 히로노 같은 전통성
안양베네스트는 일본 고베에 있는 히로노(廣野)GC와 종종 비교된다. 1932년 고베시 경제인이 중심이 되어 개장한 그곳은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소수 회원만의 코스로, 또 에티켓에 대한 규정이 엄격한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코스맵에 아예 ‘라운드 중에는 언제나 다른 플레이어를 배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우리 히로노골프클럽은 나름대로의 골프 매너를 마련해 이를 계승해오고 있어 플레이어들이 몸소 실행해야 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달아두고 있다.
큰 골프 대회를 여는 것도 아니고, 도쿄 등 큰 도시와 인접한 것도 아니지만 회원들은 골프장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또 외부에서는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고 운영 철학을 80년이나 견지해온 데 존경을 보낸다. 그래서 히로노는 일본의 코스 랭킹에서 항상 최고로 꼽히고, 이번에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도 3년 전의 19위에서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안양베네스트 역시 그러했다. 초창기는 이병철 회장이 가입 희망 회원과의 라운드를 가져 필드에서의 매너를 보고서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돈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게 안양의 회원권이었다. 시중에 회원권이 거래되지 않고, 연회비 납부만으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요즘 나오는 신설 코스들이 카트도로를 깔고 최신식 전동카를 들여서 라운드 진행시간을 당기지만 안양은 초창기 워킹 코스의 철학을 작년까지 고수했다.
동반자와 걸으면서 라운드 하는 코스였다. 물론 몸이 불편한 회원을 위해 전동 카트가 코스 안으로 들어가도록 배려한다. 설립자의 유지에 따라 전동 카트 시스템을 못 만든 게 아니라 안 만든 것이다.
 
스타트하우스는 66년 당시의 외형 그대로이고, 내부 설비만 최신식으로 교체했다. 일하는 직원도 이곳을 근거로 살림을 차리고 자식 교육을 시켰다. 그래서 안양의 회원들은 이곳을 자신들의 정원처럼 여겼고 애정을 쏟았다.
초창기엔 주변에 허허벌판이던 곳이 세월이 흐르면서 아파트가 하나둘 들어서고 도로가 났다. 안양은 지역사회를 위해 골프장 주변에 고가도로를 놓거나 87년부터는 특정일에 코스를 시민들에게 열어 공원처럼 이용하도록,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능을 주도적으로 시작했다. 안양베네스트에 대한 코스 패널들의 후한 평가는 일본의 히로노가 그러하듯, 설립자의 운영 철학, 회원들의 애정, 골프업계에서의 모범적인 역할도 아마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안양베네스트가 한국의 대표 명문(名門)코스로 자리잡은 것은 운영 철학 뿐만 아니었다. 최고의 코스 상태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고 수시로 업그레이드 했다. 한국 골프장에 가장 어울리는 잔디 초종 개발에 노력한 결과 74년 ‘안양중지’로 국제 특허를 냈다. 93년부터는 아예 골프장 내에 잔디환경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이를 주변 골프장에도 전파하면서 국내 코스들에 모범적인 역할을 했다.
개장한 지 30년이 지난 98년에는 코스를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했다. 일본 설계가에 의한 투 그린의 일본식 코스를 원 그린의 서양식 코스로 변화한 것이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를 통해 벙커를 보다 도전적으로 만들고 코스 난이도를 높였다. 전장 6854야드가 리노베이션을 통해 7044야드로 늘었다. 누군가는 안양의 코스 리노베이션을 ‘동양의 모나리자’라고 표현했다. 동양적인 우거진 수림대와 코스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하되 기능은 보다 도전적이고 장비 등으로 인해 골퍼의 늘어난 비거리에 맞춰 코스가 도전적으로 변모했다.
이후로도 안양베네스트는 4번 홀 그린 지대에 석축을 쌓거나 07년부터는 대대적인 페어웨이 에어레이션을 통해 오랜 세월 쌓인 퇴적 잔디인 대치층을 걷어내는 등 코스의 퀄리티 유지에 중점을 두었다. 그 결과 우리의 베스트 코스 평가에서도 ‘코스 관리’ 항목에서는 항상 최고의 평점을 받아왔다.

 

 

명문의 계승과 발전
올해 안양베네스트는 두 번째 리노베이션에 들어가 있다. 지난 98년이 4개월 여에 걸친 공사였다면 이번에는 아예 올 한 해 문

을 닫고 클럽하우스를 포함한 전면적인 개조에 들어간 것이다. 코스 관리 실무에 오랜 경력을 쌓은 김호철 상무를 중심으로 내년 4월 중순 재개장을 목표로 한다.
리노베이션과 관련된 내용은 외부에 많이 알려진 바는 없지만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코스 레이아웃의 큰 변화는 없다. 오랜 세월 잘 관리되면서 개선되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해 페어웨이의 배수를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공사가 부분적으로 있을 예정이다. 또한 홀마다 특징되는 수목을 더 심고 추가해 ‘도심 속의 허파’같은 특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주변 지역 사회와 잘 어울리는 골프장의 기능이 높아진다.
그린 잔디는 벤트그라스 중에 국내에는 처음 도입되는 샤크(Shark)종으로 바뀐다. 여름의 답압과 고온다습한 환경에 적응을 잘하고 균일한 그린 빠르기를 주는 세엽(細葉)의 고품질 잔디로 내장객을 많이 받지 않는 안양베네스트와는 잘 어울릴 것으로 본다. 또한 최근 여름철 폭우에 대비하기 위해 그린에 서브에어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그린의 물 빠짐을 제어하는 이 시스템은 해슬리나인브릿지와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에만 설치되어 있다.
클럽하우스 재건축은 휘닉스스프링스, 남서울CC 클럽하우스를 리노베이션 한 간삼건축에서 맡았다. 이전까지의 엄숙하고 차분한 공간에서 벗어나 보다 젊어지고 글로벌 커뮤니티 기능을 보다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립자 이병철 회장이 44년전 설계자에게 주문한 건 두 가지가 더 있었다. ‘토너먼트를 열기 위한 코스보다는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을 주는 코스여야 한다’와 ‘꽃과 열매가 열리는 수종을 코스 주위에 많이 심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설계 차원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애매한 주문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올해 리노베이션의 방향은 아마 거기에 방점이 찍힐 것 같다.
올해 1년간의 코스 개편을 통해 안양베네스트는 개장 초창기부터 지켜온 잘 관리된 정원같은 코스의 가치를 더 보다 심화시킬 것이다. 그 결과가 우리의 눈썰미 날카롭고 골프에의 이해가 깊은 코스 패널들은 물론, 외국의 패널까지 감화시키고 설득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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