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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있는 곳에 코스가 살아난다 [Feature: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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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앤드루 브루소 Andrew Brusso

 

고막을 뒤흔드는 키스부터 감각적인 선율의 다프트펑크까지, 점점 더 많은 뮤지션 골퍼가 플레이를 하면서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있다. 글_다니엘 뒤마 Daniel Dumas

 

 

티 샷을 준비하며 셋업하는 나를 바라보는 마샬의 심기가 좋지 않다. 2000년의 늦봄, 나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랜초솔라노골프코스의 13번 홀에 있었는데, 대학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었다. 나이 70을 바라보던 마샬(진행요원)은 빨간색 카트를 우리 그룹 뒤쪽에 세웠다. 나와 함께 플레이를 하던 두 명의 파트너 사이에 마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물건이 놓여 있었다.
그건 휴대용 스피커였고, 힙합 랩퍼인 제이-지 Jay-Z의 불경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중이었다. 나는 몸을 돌려서 어드레스를 했고, 드라이버 샷은 페어웨이를 가르며 날아갔다. 내 얼굴엔 미소가 번졌고, 그는 험상궂은 얼굴로 내 친구들에게 ‘음악 소리 좀 줄이라’고 호통을 쳤다. 우리는 그의 반응이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골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람들은 차분하고 고요한 가운데 샷을 하고 (만약 근사한 샷을 했을 경우) 조용한 박수가 이어지는 상황에 익숙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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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에게는 즐거움이 필요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한 리조트의 프로는 말했다.
그의 프로숍에서는 음악에 맞춰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골퍼에게 스피커를 대여해준다.”

 

 

다프트 펑크 Daft Punk (좌)
프랑스의 남성 전자음악 듀오. 90년대말부터 하우스 음악으로 인기. 그래미상 7회 수상. 2014년 ‘겟럭키 Get Lucky’로 올해의 레코드 상 수상.

 

 

키스 Kiss (우)
73년 뉴욕에서 결성된 4인조 하드록 헤비메탈 밴드로 미국서 40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다. 흑백의 요란한 얼굴 분장과 격동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90년대 후반 재결성되어 월드 투어를 다니기도 했다. 올해 4월10일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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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리지 않고 연습장과 코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플레이하는 골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 실시한 <골프다이제스트>의 독자 설문에 따르면 18~34세 골퍼의 20퍼센트가 ‘플레이를 하면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다’고 대답했다. 이 연령대에서 코스에 나갈 때 휴대용 음악기기를 지참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37퍼센트로 더 많았다. 그에 비해 34~55세 연령대는 22퍼센트, 55세 이상은 6퍼센트에 불과했다.
“골프는 즐거워야 한다.” 하와이에 있는 터틀베이리조트의 매튜 홀 골프 담당이사는 말했다. “나는 주로 스크램블 방식의 플레이를 하는데, 우리 카트 뒷좌석에 스피커를 싣고 다섯 시간 분량의 다양한 곡을 튼다.” 홀은 음악이 골프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그는 토너먼트 중에 코스에 디제잉 시설을 설치하기도 하고, 골프숍에서는 스피커를 대여해준다.
휴대폰을 카트의 컵홀더에 놓고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카트의 플라스틱 동체를 통해 음악이 공명하도록 볼륨을 키우는 골퍼도 있다. 하지만 코스에 있는 다른 사람도 배려해야 하는 게 아닐까? 내가 트는 음악이 그들에게는 방해가 되지 않을까? 조금만 조심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아래 ‘소리와 분노’ 참조).
USGA는 대회에서 ‘소음이나 기타 산만한 요소를 차단할 목적으로 헤드폰이나 귀마개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많은 투어 프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연습한다고 알려져 있다(오른쪽 ‘프로의 선곡’ 참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음악을 이용하는 건 요즘 골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샘 스니드는 ‘푸른 다뉴브강’을 흥얼거리곤 했다.” 페블비치골프아카데미의 교습이사인 레어드 스몰 Laird Small은 이렇게 말했다. “리듬을 유지하게 만드는 요소가 골프 스윙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음악의 선율에 몸을 싣는 건 아니다. “나는 별로 탐탁지 않다 다고 본다.” 샌프란시스에 있는 프레시디오골프클럽의 총지배인인 돈 첼레메도스는 이렇게 말했다. “오히려 게임에 몰입하는 걸 방해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스포츠 심리학자는 플레이하게 될 환경 속에서 연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나는 최근에 예전에 일했던 코스를 방문하면서 음악을 사랑하는 골퍼를 위한 환경이 개선됐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곳에서 마샬로 근무하는 마크 삼촌은 ‘다른 사람한테 들릴 만큼 음악을 크게 틀어놓을 경우 볼륨을 줄이라는 경고를 듣는다’고 말했다.
나는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스윙 연습을 하러 갔다. 최근에 고약한 슬라이스가 나타나더니 도무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거기서도 여섯 번이나 바나나처럼 휘어지는 샷이 이어졌다.
나는 가방에서 헤드폰을 꺼내 휴대전화에 연결한 후 <올맨 브라더스 All man Brothers>의 음악을 틀었다. ‘휘핑포스트’의 베이스 선율이 들려오자 바깥 세상의 소란스러움이 자취를 감추고 어수선하던 마음도 차분해졌다. 내가 친 샷은 페어웨이를 따라 곧게 날아갔다. 또 한 번, 다시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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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프로의 희망 선곡 5――――――――――――

 

리키 파울러

미셸위

로리 맥일로이

1 ‘웨이크 미 업 Wake Me Up’
아비치, 피처링 알로에 블라크
2 ‘라디오액티브 Radioactive’
이매진 드래건스
3 ‘모킹버드 Mockingbird’ 에미넴
4 ‘테이크 유 하이어 Take You Higher(클럽믹스)’ 굿윌&훅엔슬링
5 ‘애니멀스 Animals’ 마틴 개릭스

1 ‘프래자일 Fragile’
테크나인, 피처링 켄드릭 라마르
2 ‘디 일리스트 The Illest’
파이스트 무브먼트
3 ‘더 랭귀지 The Language’ 드레이크
4 ‘애니멀스 Animals’ 마틴 개릭스
5 ‘러브 앤 어펙션 Love and Affection’
더 그린

1 ‘웨이크 미 업 Wake Me Up’
아비치, 피처링 알로에 블라크
2 ‘더 맨 The Man’ 알로에 블라크
3 ‘언더 컨트롤 Under Control’
캘빈 해리스 & 알레소
4 ‘스위트 낫싱 Sweet Nothing’
캘빈 해리스
5 ‘캔트 홀드 어스 Can’t Hold Us’ 매클모어 & 라이언 루이스

 

 

소리와 분노? 음악을 들으며 플레이할 때의 에티켓

처음 만나서 플레이를 하게 된 골퍼에게 음악을 들려줄 때?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물어본 다음 플레이 목록 앞부분에 배치한다. 그렇기는 해도 후반 나인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바람직한 원칙 : 음악은 샷을 하지 않을 때 들어야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다음 홀로 이동하거나 벙커를 고무래로 정리할 때?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정밀함을 요하는 상황, 예를 들어 그린에서는 음 소거를 누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코스에 특히 잘 어울리는 장르도 있는데, 블랙키스, 멈포드&선즈는 잘 맞고 마일리 사이러스, GWAR는 그렇지 않다.소리가 너무 큰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면? 카트에서 열다섯 걸음 앞으로 걸어간다. 거기서도 ‘웰컴 투 더 정글’의 기타 리프가 들린다면 볼륨은 줄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자. 다른 포섬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카트를 세우고 음악이 방해가 되는지 물어보자. 혹시 모를 일 아닌가. 어쩌면 음악을 더 크게 틀어달라고 부탁할지도. 헤드폰은 연습장에서만. 골프는 사교적인 게임이다. 파트너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날아오는 드라이버 샷을 피하라고 누군가 소리칠 땐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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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의 동반자

음악과 골프를 하나로 이어주는 최고의 장치들
1 보스 콰이어트 컴포트 20i. 보스는 20i로 노이즈 상쇄 기술을 더욱 작게 구현해서 멋진 이어폰 속에 삽입시켰다. 그 결과? 풍부한 음색을 즐기면서 배경의 소란스러움은 전부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bose.com
2 뱅&올룹슨 베오플레이 H3 헤드폰. 덴마크가 자랑하는 명품 기기의 이 헤드폰은 10.8밀리미터의 드라이버와 아주 낮은 저음까지 전달하는 작은 튜브(미니 베이스 포트)로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준다. 단단한 알루미늄 구조 덕분에 비와 땀에 모두 강하다. beopl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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