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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의 전장 [Feature :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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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돔 푸로어(Dom Furore)

리우의 전장

길 핸스의 올림픽 코스 설계가 선정 과정은 과연 공정했을까? 글_론 휘튼(Ron Whit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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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홀은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경기 때는 488야드, 여자 경기 때는 420야드로 셋업될 예정이다.

 2012년 1월29일, 일요일 오후, 코스 설계가인 길 핸스(Gil Hanse)의 경력에 한 획을 긋게 될 프로젝트의 수주 여부가 결정되는 한 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2016년 하계 올림픽의 골프 대회를 치를 코스를 설계하고 짓는 프로젝트였다. 몇 시간 후면 핸스는 여덟 팀의 최종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심사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행 심야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외곽의 집에 있던 핸스는 조금 흥분된 상태였다. 도저히 여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여행 가방을 확인하고 집무실과 집 안을 샅샅이 뒤졌다. 두 번, 세 번 확인하고 서류 가방의 내용물도 바닥에 다 쏟았다. 그는 공포에 휩싸였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공항에서 되돌아와야 할 판이었다.

그의 아내인 트레이시가 차분하게 전화를 몇 통 걸더니 그에게 계획의 변경을 통보했다. 아침에 일단 뉴욕으로 가서 임시 여권을 발급받은 다음 거기서 리우행 비행기를 타라는 것이었다. 새벽 4시30분에 집을 나선 핸스는 7시에 소호에 있는 여권 발급 사무실에 거의 첫 번째로 도착했다. 세 시간 후 그는 새 여권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비자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는 사무실 직원이 미리 가서 줄을 서 있던 맨해튼의 브라질 영사관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담당자는 골프 팬이었다. 핸스는 그의 집무실로 안내되어 골프 얘기를 나눴고 한 시간 만에 비자를 받았다. 케네디 공항으로 달려간 그는 제발 지연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하며 리우행 야간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는 제시간에 이륙했다. 비행기에서 선잠을 잔 핸스는 오전 11시30분에 호텔에 도착했다. 간신히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샌드위치로 요기하고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대회의실로 올라갔다.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른 에이미 올컷(Amy Alcott)과 환경 전문가 오언 라킨(Owen Larkin)이 함께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채 회의실로 들어서느라 그는 행운을 비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했다. U자 형태의 테이블 한쪽에 정해진 자리를 알려주는 이름표가 놓여 있었다. 내려다본 이름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길 핸슨’. 웃음이 터지면서 긴장이 사라졌다. 그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그가 프로젝트를 따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하마터면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할 뻔한 사정이 있었다. 과연 그랬을까? 올림픽 프로젝트를 놓고 경쟁을 벌인 다른 일곱 곳의 골프 디자인 회사의 관계자 중에는 4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처음부터 암묵적으로 핸스를 선정했으며, 만약 지정된 시간에 맞춰 오지 못했더라도 공정한 경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나중에 따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했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핸스야말로 다크호스 중에 다크호스이며 다른 두 후보의 지지 사이에서 난관에 봉착한 심사위원들이 절충안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부터 얘기하겠지만, 이 두 가지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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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빼미 가족이 핸스의 새 벙커에 굴을 파고 터를 잡았다.
 이제는 환경이다

새로 지어진 리우올림픽골프코스를 골프다이제스트의 그린 스타상 주인공으로 선정하겠다고 확신하게 된 이유는 올빼미 가족 때문이었다. 크기가 25cm 남짓한 이 새들은 많고 많은 장소를 다 놔두고 9번 그린 왼쪽에 있는 벙커에 터를 잡았다. 골프가 얼마든지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완벽한 상징이었다. 2016년 2월에 리우데자네이루의 법무부에서 골프코스로 인해 이 지역의 생물 다양성이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도 우리의 마음을 흔들었다. 반대 진영에서는 코스로 인해 마라펜디 라군이라는 습지의 환경이 훼손될 거라고 주장했지만, 환경 영향 평가의 결과는 정반대였다. 토착 식물은 167% 증가했고,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 종은 2013년 6월 이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리우올림픽코스는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적인 노력으로 우리의 그린 스타상을 받은 최초의 해외 레이아웃이자, 설계부터 건설까지 엄격한 환경 보존 지침이 적용된 최초의 수상 코스이기도 하다. 설계가인 길 핸스는 준설이 중단된 뒤 불법 폐기장으로 변질한 부지에서 모래를 작업해야 했다. 제한 규정이 얼마나 엄격했던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화학약품을 뿌릴 수도 없어서 80에이커에 달하는 지역에서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잡초를 뽑아야 했다. 흙을 실어오거나 내갈 수도 없어서 티 박스와 그린, 페어웨이의 틀을 잡고 모래언덕을 조성하기에 적당한 모래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땅을 파야 했으며, 그러는 과정에서 기존의 연못들이 더 커지기도 했다. 가뭄에 강한 제온 조이시아 잔디를 모든 곳에 식재했지만, 대서양의 물이 유입되어 지하수가 염수로 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린에는 시쇼어 패스펠럼종을 심었다. 잔디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코스 관리 책임자인 닐 클리벌리의 가장 큰 임무였는데, 미국 코스에서 사용하는 저농도 비료조차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모래 토양에서 너무 빨리 흘러나가지 않도록 액상 과당 같은 유기물질을 이용해서 직접 영양제를 만들어 뿌렸다. 제초제 사용은 금지됐고, 허용된 농업용 살균제와 살충제도 소량만 사용했다. 한때 생명이 깃들지 못한 땅에 이제는 온갖 동물이 살고 있다. 12번 그린 뒤의 캐슈 나무에는 원숭이들이 살고, 연못에서는 야카레 카이만(악어의 일종)이 포착됐다. 도요새들은 페어웨이를 뛰어다니고 해오라기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코스 한쪽의 러프는 커다란 고슴도치처럼 생긴 캐피바라의 집이다. 그리고 올빼미가 있다. 올빼미들은 선인장이 듬성듬성 자라난 11번과 12번홀 사이의 불모지를 포함해서 코스 전역에 서식하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9번홀의 그 올빼미 가족이다. 그렇게 조그만 새들이 어떻게 그렇게 큰 굴을 팠을까? 8월에 코스 사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에도 올빼미들이 계속 그곳에 머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클리벌리와 리우 2016 관계자들은 무리하게 올빼미들을 내쫓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하긴 골프 규칙에는 이미 동물의 굴에 볼이 빠졌을 때의 구제 조항이 마련되어 있다. _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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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프로젝트 최종 후보, 프레젠테이션 순서대로 :
게리 플레이어, 그레그 노먼, 길 핸스, 잭 니클라우스, 톰 도크,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 그리고 피터 톰슨.

후보군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는 시점에 핸디캡이 가해졌다면 가장 많은 화제를 낳은 두 설계가, 잭 니클라우스와 톰 도크에게 표가 몰렸을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히고 코스 설계가로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니클라우스는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과 팀을 이뤘는데, 여자 선수로서 역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그녀 역시 코스 설계 부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두 사람의 조합이 더없이 적절했던 이유는 골프의 올림픽 종목 채택을 위해 노력한 주인공들이었기 때문인데, 그건 리우의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2009년 10월의 IOC 회의에서 함께 결정됐다.니클라우스와 소렌스탐이 손을 잡았다는 얘기를 들은 몇몇 라이벌들도 유명한 여성 파트너를 물색했다. 그레그 노먼은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와 팀을 이뤘다. 피터 톰슨은 같은 호주의 위대한 스타 선수인 카리 웹을 차출했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브라질의 젊은 LPGA 선수에게 의사를 타진했다가 수포가 되자 브라질의 베테랑 남자 프로인 마리우 곤살레스(Mario Gonzalez)와 손을 잡았다. 로스앤젤레스컨트리클럽의 리모델링 과정에서 핸스를 만난 올컷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협력을 제안했다. 핸스는 그녀가 자문위원을 맡는 데 동의했지만, 경쟁에는 자신의 이름만 걸고 참여하겠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의 케이프키드내퍼스를 비롯한 레이아웃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도크는 공모에 참여할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오랜 친구이자 브라질 중앙은행장을 지낸 경제학자 아르미니우 프라가(Arminio Fraga)로 인해 마음을 돌렸는데, 그는 네 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도크는 지원서를 제출했고 스물아홉 팀 가운데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는 얘기를 듣고는 리우의 유명한 예수상 사진을 담은 2011년 크리스마스 카드로 그 소식을 알렸다. 12월11일에 예정 부지를 살펴볼 단 한 번의 공식적인 기회를 위해 리우를 찾은 여덟 명의 최종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NBC / 골프채널> 카메라가 도크(그리고 그의 밑에서 일한 바 있으며 일부 지역을 돌아볼 때 도크와 나란히 걸었던 핸스)에게 집중된 것 같다며 발끈하기도 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었더라도 그건 아마도 그가 거기서 인지도를 갖춘 몇 안 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니클라우스는 불참했고(일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아들인 잭 주니어와 디자인 팀의 크리스 코크런(Chris Cochran) 그리고 농경 전문가인 존 스콧(Jon Scott)을 대신 보냈다. 최종 후보에 오른 노먼과 게리 플레이어 역시 직원들을 보냈다.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참석했지만 모래 더미 위에 앉아서 그린의 예상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피터 톰슨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대신 참가했던 그의 디자인 파트너인 로스 페럿(Ross Perrett)은 부지를 돌아볼 시간을 네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디자인을 준비하기 전에 현장에 일주일 이상 머무를 생각이었다.
페럿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은 부지 취득을 위한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었으며 네 시간만이라도 둘러볼 수 있는 게 행운이었다는 것이다. 2011년 6월에 기존의 회원제 클럽 두 군데를 거부하고 올림픽을 위한 퍼블릭 코스를 짓겠다고 제안한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 업자인 파스쿠알리 마우루(Pasquale Mauro)와 잠정적인 합의를 체결했다. 마우루는 바하다티주카(대부분의 올림픽 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부지 가운데 일부를 리우시에 매각하고 코스 건설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인근의 적당한 지역을 불하받아서 호화로운 고층 콘도미니엄을 짓기로 했다. 그런데 12월에 마우루는 변덕을 부리더니(그는 퉁명스러운 태도 때문에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토니 소프라노’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신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후 반나절 동안 부지를 시찰할 수 있게 한 것이 그가 허용한 최대치였다.
모든 도면과 부대 서류를 30일도 되지 않는 기간 안에 준비해야 했다. 집으로 돌아간 여덟 팀 관계자들은 연말 분위기도 잊은 채 설계와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매진했다. 애초의 공모안 기준은 조금 더 광범위했다.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최첨단 챔피언십 골프코스, 급부상 중인 리우 골프 시장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골프 인구 증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플레이와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공공시설, 걸어서 플레이하기 쉽고 신속한 플레이 환경을 조성하는 설계, 건설 비용을 최소화하며 효율적인 관리와 운영을 할 수 있는 디자인.” 대부분의 팀이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최소한 7만5000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며 두 곳은 심지어 10만 달러 이상을 썼다고 알려졌는데, 이들이 받게 될 디자인 비용은 30만 달러였다(평소에 받는 가격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브라질에 지급하는 세금만으로도 3분의 1이 줄어들게 된다. 교통비야 경비로 처리된다지만, 프로젝트를 따낼 경우 선정되고 3개월 이내에 리우에 사무실을 열고 브라질 업체에 조경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지원자는 10만 달러라는 거액의 위약금 단서가 붙은 선정 과정의 비밀 유지 조항에 합의했다. 일부 디자인 회사에서 불참을 선택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빌 쿠어와 벤 크렌쇼는 갤러리의 원활한 흐름을 요구한 항목 때문에 자신들이 염두에 둔 디자인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오픈 닥터’로 통하는 리스 존스도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허잔/프라이 인바이어런멘탈 골프 디자인(이 둘은 그 이후에 갈라져서 각각의 회사를 차렸다)은 브라질에 이미 지사를 두고 있었음에도 공모에 응하지 않았다. 톰 파지오는 그가 레이아웃을 구성하면 자신을 비롯한 18명의 전설적인 프로들이 한 홀씩 디자인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제안한 닉 팔도 때문에 승산이 없을 거라는 판단으로 경쟁에 임하지 않았는데, 어쩌면 정말로 그랬을 수도 있다. 간단한 일이라도 위원회라는 조직을 거치면 엉뚱한 결과가 나오듯이, 골프코스도 위원회의 손을 거치면 도박이 됐다.여러 소식통을 통해 종합한 바에 따르면 최종 후보들의 동기는 돈이 아니었다. 대부분은 오히려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올림픽을 통한 골프 육성에 이바지하겠다는 열정으로 경쟁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중에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그것도 나쁠 건 없었다.

로스 페럿은 부지를 돌아볼 시간을 네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에서 58타의 기록이 나올까?

챔피언십 개최지로 사용할 수 있는 시립코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건 올림픽골프코스 설계를 맡은 길 핸스가 직면한 딜레마였다. 파를 지나치게 방어할 경우 일반 대중이 사용하기에 너무 까다로운 코스라는 비난이 나올 테지만, 그렇다고 플레이를 너무 쉽게 하면 겉모습에만 치중하고 내실은 기하지 않는 얼치기라는 꼬리표가 붙을지도 몰랐다. 두 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핸스는 위대한 골프 설계가들이 100여 년 동안 해온 대로, 단순해 보이면서도 복잡한 면모를 간직한 코스에서 프로 골퍼들의 정신력과 기술을 시험할 방법을 모색했다. 2015년 4월에 열린 USGA 골프 설계가 심포지엄에서 직접 밝힌 대로, 핸스는 호주 샌드벨트의 위대한 코스인 로열멜버른과 킹스턴히스의 철학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모래 준설지였던 부지에서 그는 ‘폭이 대단히 넓고 토착 관목과 모래로 둘러싸인 가운데 전체적으로 타이트하게 유지되는 잔디’를 갖춘 코스를 만들어냈다. “백 티를 사용할 경우 덤불이 무성한 황무지를 넘어가야 하지만 포워드 티에서는 그런 상황이 별로 많지 않다.” 리커버리 샷이야말로 ‘게임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핸스는 골퍼들이 집중력과 희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린과 그 주변 지역의 형태를 디자인했다. 그린 옆으로 풀을 바짝 깎은 지역도 그런 취지다. 의아할 정도로 깊은 벙커와 곳곳에 포진된 워터해저드도 희망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림픽코스는 다양한 선택을 자랑한다. 그린은 경사를 이루며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대각선으로 놓인 곳도 많으므로 몇몇 홀에서는 대단히 정교한 티 샷을 구사해야만 막힘 없는 어프로치 샷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린의 굴곡은 미세한 수준부터 과감한 수준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코스 셋업 담당자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코스가 만들어질 수 있을 정도다. 페어웨이 벙커는 집중적인 착지 지역을 엄호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페어웨이 안쪽으로 조성한 언덕으로 인해 그린의 시야가 차단되는 곳도 있다. 이런 언덕과 저습지 때문에 페어웨이에서 곤혹스러운 라이를 만날 수 있다. 코스를 걸어 다녀본 결과(대중에게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 개방된다) 계속해서 즐겁게 플레이할 만한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과 가깝지 않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올림픽을 치르기에 탁월한 코스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위대한 골프 설계의 공식이 더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골프는 그만큼 많이 달라졌다. 이건 내 생각이 아니다. 나는 평생 낮은 핸디캡을 유지한 실력 있는 골퍼이며, 다년간 USGA의 운영위원으로서 많은 아마추어와 프로 대회를 주관한 바 있는 골프 설계가 스티브 사이머스(Steve Symers)에게 의견을 구했다. “전략적인 라인과 각도를 염두에 두고 코스를 설계하는 것의 문제점은 프로들이 이제 더는 그런 식으로 플레이하지 않으며, 그렇게 하지 않은 지 이미 꽤 오래됐다는 점이다.” 그는 말했다. “그들의 스윙 속도는 볼을 극단적으로 높이 날리면서도 상당한 스핀을 가할 수 있을 만큼 빠르다. 이상적인 라인 같은 건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핀의 위치를 숨길 수가 없다. 그들은 클럽마다 정확한 거리를 알고 있으며, 볼을 빠르게 멈춰 세울 수 있다. 투어 선수들에게 난관을 가할 유일한 방법은 러프다. 깊은 러프가 아니라 볼을 최소한 반쯤 가릴 정도의 얕은 러프. 그러면 스핀을 가하고 볼을 띄우느라 고생할 것이다. 얕은 러프는 드라이버의 중요성을 높이고, 어프로치 샷을 그라운드 게임으로 처리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러프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페어웨이가 워낙 넓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호쾌한 티 샷에 이어 곧바로 깃대를 노리는 일이 많을 전망이다. 파71의 레이아웃은 그렇게 길지도 않다. 남자부의 경우 전장의 거리가 7128야드, 여자부의 경우에는 6235야드로 셋업될 예정이다. 문제는 골프 팬들이 버디에 더 환호하는가, 아니면 보기가 나오는 걸 더 좋아하는가이다. 2년 전에 US오픈이 열린 파인허스트 No.2는 페어웨이가 넓고 타이트하며 러프가 없이 모래가 많은 코스인데, 마르틴 카이머는 그곳에서 65-65로 대회를 시작하며 36홀 최소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8타 차의 우승을 거뒀다. 작년에 USGA는 적당한 크기의 무성한 러프를 조성해서 체임버스베이의 드넓은 페어웨이를 좁혔고, 조던 스피스의 우승 스코어는 5언더파였다.
물론 제아무리 위대한 골퍼라도 바람 앞에서는 정신을 못 차릴 수 있다. 리우는 겨울철(7~9월)이면 돌풍이 상당히 심하게 분다. 핸스가 페어웨이를 넓게 조성하기로 한 데에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올림픽 골프를 준비하는 사람 중에는 대회 때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흘 내내 또는 2주 연속 그걸 바라는 건 무리다. 핸스가 마지막 반환점을 돌아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느낌으로 디자인한 마지막 세 홀도 살펴봐야 한다. 16번홀은 303야드로, 드라이버 샷을 시도해볼 만한 파4(여자의 경우 264야드)홀이며, 높직한 둥근 언덕 위에 모래시계 모양의 그린이 조성되어 있다. 133/120야드인 17번홀은 넓은 U자 형태의 그린이 특징이며 코스에서 가장 짧은 파3홀이다. 571/509야드인 18번홀은 약간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인데, 페어웨이에 벙커가 많고 그린 바로 앞에 울퉁불퉁한 굴곡을 만들어놨지만 많은 선수가 이 파5홀에서 투온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핸스는 선수들이 이글-버디-이글을 하며 1위로 훌쩍 뛰어오를 수 있다면 좋을 거라고 말했다. “코스를 설계할 때는 늘 좋은 스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선수가 좋은 샷을 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코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극단적으로 낮은 스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그게 나쁠 건 없다. 이건 어쨌거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기록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올림픽이 아닌가. _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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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러프가 배제된 상태에서 벙커와 토착 관목 그리고 바람이 위협이 될 전망이다.

시연
7. 포스트작업시 수시로 저장저장저장!! 8. 작업이공식 프레젠테이션은 화요일인 2012년 1월31일과 수요일인 2월1일에 걸쳐 리우에서 진행됐다. 네 명의 심사위원은 리우 2016 골프 자문위원회 소속인 프라가, 리우 2016 회장이자 브라질의 첫 번째 올림픽 배구팀 일원이기도 했던 카를루스 아르투르 누스만, 리우 시장인 에두아르두 파에스 그리고 당시 R&A의 전무 이사였으며 올림픽에서 플레이 운영을 담당할 국제골프연맹(IGF)의 피터 도슨 회장이었다.프레젠테이션이 열리기 직전에 파에스는 바쁘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정치인으로서 프로젝트가 불러올 논란을 두려워한 나머지 거리를 둔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는 도시 설계가인 아우구스투 이반을 대신 보냈는데, 파에스는 그를 환경 자문으로 소개받았다. 현장에 있던 몇몇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반은 프레젠테이션하는 사람들과 전혀 눈을 맞추지 않았으며, 거의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이반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는 인상을 전한 사람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로비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마틴 호트리는 핸스가 코스 연구를 위해 잉글랜드에 와서 당시 마틴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에서 일한 1988년부터 그와 알고 지냈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 만난 사이였다. 그때까지 노먼이나 플레이어는 도크를 만난 적이 없었다. 프레젠테이션은 알파벳 순서대로 진행됐지만, 설계가의 성이 아닌 회사 이름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래서 화요일 아침에 첫 번째로 회의실에 들어간 건 게리 플레이어 디자인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설적인 골퍼는 자신이 토너먼트 출전을 통해 브라질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서 골프 육성에 힘썼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의 회사에서 제시한 디자인은 부지 건너편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연못 여러 개를 활용하여 올림픽 로고(서로 이어진 다섯 개의 고리)를 본뜬 모양이었다. 플레이어 다음 순서는 그레그 노먼 골프코스 디자인이었다. 회의실에 들어간 노먼은 아마 가슴이 철렁했을 텐데, PGA투어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이자 IGF의 부회장으로 새로 선임된 타이 보타(Ty Votaw)가 심사위원들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노먼과 PGA투어는 노먼이 월드골프투어를 제안하던 1994년부터 오래 반목해온 사이인데, 당시 투어의 커미셔너였던 팀 핀쳄은 그의 아이디어를 무시했지만 나중에 월드골프챔피언십에 그걸 전용했다. 투어 관계자가 앉아 있는 걸 본 노먼은 아마 자신이 선택될 확률이 낮다고 느꼈을 것이다. 노먼의 디자인은 기존의 호수를 메우고 환경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부지 남단의 석호 옆에 새로 호수를 만든다는 점이 독특했다. 회의실에 그대로 놓고 나간 그의 레이아웃을 본 한 경쟁자는 나란히 놓인 홀이 지나치게 많았다면서 “마치 소시지를 모아놓은 것 같았다”고 깎아내렸다. 화요일 점심시간이 끝나고 핸스 골프코스 디자인의 차례가 돌아왔다.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핸스의 프레젠테이션 시간도 45분으로 제한됐고, 발표자는 세 명을 초과할 수 없었다. 그는 호주 멜버른 일대의 샌드벨트에 위치한 코스로부터 모래 토양인 리우 부지에 어떤 코스를 설계할지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그때까지 핸스는 호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이듬해 겨울에야 처음으로 멜버른을 방문했다). 올컷은 자신이 기초 단계에서 골프를 접했기 때문에 골프 육성에 대한 열정이 그만큼 더 강하다는 점을 역설했고, 라킨은 지속할 수 있는 운영 방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핸스는 짧은 동영상을 틀었는데, USGA 전무 이사를 지낸 데이비드 페이가 화면에 나타나더니 열정적으로 핸스를 지지했다.
페이의 동영상에 대해 알게 된 다른 팀은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페이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일개 시민이 아니었다. 그는 피터 도슨과 IGF를 함께 이끌던 공동 사무총장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 사람은 페이가 ‘저울 눈금을 속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람은 발표자를 세 명으로 제한한 취지를 위반했으므로 핸스를 실격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건 올림픽이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에서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핸스의 다음 차례는 마틴 호트리(3세대 코스 설계가)와 그의 직원인 마크 웨스턴보그(Marc Westenborg)로 이루어진 호트리 리미티드였다. 일각에서는 도슨이 호트리를 민다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브리티시오픈 코스 여러 곳의 리모델링 작업을 함께 진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슨은 편애의 기미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아마도 호트리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고 태도가 온화한 편이기 때문에, 또는 프레젠테이션을 한 시간이 늦은 오후였기 때문에, 대부분이 특별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그렇게 첫날이 마무리됐다. 다음 날 아침의 첫 순서는 니클라우스 디자인이었다. 잭은 홀마다 컴퓨터로 작업한 저공 화면으로 디자인의 개념을 전달했다. 영상에 곁들인 그의 내레이션도 너무나 확신에 차 있어서 마치 코스가 이미 완성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소렌스탐은 여자 선수들이 직면할 테스트에 대한 의견을 토로했고, 스콧은 잔디 관리에 대해 짧게 덧붙였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났을 때 브라질 대표단 가운데 누군가가 잭과 안니카에게 사인을 부탁했다. 그다음은 도크의 회사인 르네상스 골프 디자인의 차례였다. 그는 리우 2016이 청소년 골퍼 육성에 대한 염원을 피력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아카데미 코스를 위한 부지를 따로 떼어낼 경우 7500야드의 챔피언십코스를 조성하기가 빠듯하기 때문에 그는 긴 파4와 긴 파5로 구성할 처음 두 홀을 9홀 규모의 주니어 코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고 제안했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 그 두 홀은 분리해서 영구적인 주니어 코스로 만들고, 이보다 짧은 다른 두 홀을 다른 곳에 조성해서 퍼블릭 18홀을 새로 구성한다는 복안이었다. 콜로라도골프협회의 에드 메이트(Ed Mate)는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도크가 설계한 코먼그라운드골프클럽의 주니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했고, 브라이언 슈나이더는 올림픽 코스 건설을 담당할 도크의 동료로 소개됐다.
오후의 포문을 연 사람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였다. 파트너인 브루스 찰턴과 마리우 곤살레스가 그와 함께했다. 그들은 디봇과 볼 자국으로 인한 마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남자부는 이쪽부터 그리고 여자부는 저쪽부터 플레이할 수 있는 독특한 양방향 18홀을 제안했다. 이들도 컴퓨터로 작업한 동영상을 준비했고, 양방향으로 플레이할 경우 어떤 모습이 될지를 다양한 각도의 TV 카메라를 통해 보여줬다. 도슨은 이 개념에 특별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하지만 도슨은 막판에 “너무 복잡해 보인다”고 단언함으로써 존스의 가슴에 칼을 꽂았다. 여덟 팀 가운데 마지막은 톰슨 페럿의 팀이었다. 브리티시오픈 5승에 빛나는 톰슨은 뮤어필드(그가 브리티시오픈의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의 레이아웃을 기본으로, 시계 방향과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각각의 9홀을 배치해서 중심에 놓인 클럽하우스에서 모두 플레이를 마무리하도록 코스를 설계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사람은 그의 디자인이 기술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를 끝으로 모든 프레젠테이션이 마무리됐다. 원래는 심사위원들이 목요일 아침에 비공개회의를 가진 후 금요일에 최종 당선자를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다. 니클라우스와 노먼을 비롯한 몇몇 팀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다른 팀은 리우에 이틀 더 머물며 결과 발표를 기다렸다.

 

 노먼의 레이아웃을 본 한 경쟁자는 나란히 놓인 홀이 지나치게 많았다면서 “마치 소시지를 모아놓은 것 같았다”고 깎아내렸다.

 

 최종 결정
금요일 아침에 회의실에는 열다섯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지만, 대리로 심사에 참여하던 이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시장 측에서 그에게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머지 세 명의 심사위원들 옆에는 보타가 앉아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보타가 사실상의 네 번째 비밀 심사위원인 듯한 인상을 주었다. 물론 그렇지 않았지만 그는 최종 논의 과정에 참여했다. 표결은 없었다. 대신 각 팀이 제시한 디자인의 장점과 우려되는 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시점에서 프라가는 동료들의 관심을 도크와 핸스에게 집중시키려고 노력했다. 다른 심사위원들 그리고 대부분의 경쟁자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은 프라가가 프린스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뉴저지에 거주하면서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에서 일한 1990년대 초반부터 도크와 핸스를 알고 지냈다는 점이었다. 2010년에 프라가는 환경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핸스가 리모델링을 계획 중이었던 마서스비니어드의 비니어드골프클럽에 매료됐다.

 다른 심사위원들과 대부분의 경쟁자가 모르고 있던 사실은 프라가가 1990년대 초반부터 도크와 핸스를 알고 지냈다는 점이었다.

 

 금요일 디자인 공모가 있기 1년 전인 2010년 말에 프라가는 핸스와 라킨을 리우로 초청해 부지를 보여주면서 비니어드 스타일의 환경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코스를 지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그 일화(2012년에 한 인터뷰에서 라킨이 무심코 공개한)로 인해 일각에서는 핸스가 처음부터 내정되어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확신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프라가는 2011년 초에 도크도 초청해서 부지를 구경시켜줬기 때문이다. 니클라우스도 2011년 초에 부지를 살펴봤고, 페럿과 트렌트 존스 주니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정식 공모 발표가 나기 훨씬 전에 일반적으로 작업을 타진할 때 하던 대로 잠재적인 클라이언트들(이번에는 리우시와 브라질골프연맹 그리고 리우 2016)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다. 하지만 음모론자들은 또 다른 주장을 펼쳤다. 월요일에 여권과 비자를 새로 발급받기 위해 급히 뉴욕으로 가던 핸스가 프라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프라가는 유명한 골프코스 설계가가 곧 찾아갈 거라고 브라질 영사에게 미리 연락해둘 수 있었다. 결정을 내려야 하는 날까지 프라가는 도크를 가장 우선시했고, 핸스는 이를테면 그의 백업이었다. 하지만 보타는 니클라우스가 그렇게 간단히 논의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세계적인 골프의 홍보 대사였다. 그의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림픽은 물론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관광객들의 플레이가 절실한 그 이후에도 크나큰 관심을 유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올림픽의 맥락에서 벗어난 논점이었다. 누스만은 리우 2016이 이미 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따로 명성을 지닌 인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올림픽에서 브랜드를 알리려면 알리고 싶은 쪽에서 IOC에 돈을 지급해야지, 그 반대는 아니라는 얘기였다. 보타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니클라우스는 올림픽에서 골프가 치러지는 게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디자인료를 받지 않을 용의가 있다는 뜻을 PGA투어 관계자들에게 따로 전했다. 물론 프레젠테이션할 때 심사위원들 앞에서는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타는 그들에게 니클라우스의 제안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역효과를 일으켰다. 니클라우스가 브라질을 자선이 필요한 나라라고 여기는 거냐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니클라우스가 거절할 경우 대중의 조롱을 감수해야 할 제안을 함으로써 선택을 강요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잭 니클라우스가 무료로 코스를 디자인해주겠다는데 그 제안을 누가 거절할 수 있단 말인가? 니클라우스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대체로 보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던 도슨이 갑자기 초점을 도크에게로 돌리더니 자신은 도크의 설계안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 처음 두 홀을 배제하는 건 말이 안 되는데, 향후에 리우를 찾을 골퍼들은 달라졌거나 대체된 코스가 아닌 올림픽이 열린 골프코스에서 플레이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프라가는 자신이 보기에도 도크의 디자인은 애매하다고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자 회의실에서는 마케팅이 결정의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니클라우스를 배제하자마자 이번에는 마케팅 차원에서 선택하려는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데 그때 프라가가 만약 자신이 도크와 핸스의 공동 작업을 끌어낼 수 있으면 어떻겠느냐며 좌중의 의사를 타진했다. 프라가는 이미 핸스와 도크를 따로 만나 이 같은 공동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해둔 터였다. 핸스는 그럴 의향이 있다면서도 도크가 동의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도크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니클라우스와 세보낵을 작업한 것을 포함해서 이미 여러 번 그런 경험이 있던 그는 자신이 모든 사안의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는 보장이 있어야만 협업에 동의하겠다고 말했지만, 핸스가 그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프라가는 이런 사실을 동료 심사위원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냥 골프의 발전을 위해 팀을 이뤄야 한다는 논리로 두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왜 도크가 필요한 거죠?” 도슨이 물었다.프라가는 그의 지적에 동의했다. 도크의 코스를 가질 수는 없어도 최소한 핸스의 코스는 확보할 수 있었다. 누스만은 프라가와 의견을 같이했고, 정식 표결 없이 핸스로 확정이 났다. 하지만 그 금요일에는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참가자들은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집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이 먼저 IOC와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발표를 한 달 미루기로 했다. 그건 일종의 연막이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 같은 지연의 진짜 이유는 마우루와의 부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우루는 설계가 선정 과정을 처음부터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에게 골프 설계가는 예술가가 아닌 피고용인이었다. 가장 저렴한 가격에 일을 맡길 사람을 고용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그런데 선정 과정이 진행됐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동산 거래에 도움이 될 니클라우스나 노먼 같은 이름을 자신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며 마우루가 역정을 낼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IOC에서는 부지 계약이 마무리되기 전에는 선정자를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마우루가 시간을 끌어서 리우시가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부지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파에스 시장은 그런 상황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어 했다. 마우루는 결국 부지를 시에 매각하지 않았다. 그 대신 긴 협상 끝에 부지를 (놀랍도록 짧은) 20년 동안 시에 대여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그런 다음에도 코스 건설 자금을 2년 가까이 지급하지 않고 버티면서 그 기간 부지를 굽어보는 여러 채의 고층 콘도 건축을 시작했다. 화요일이었던 3월6일에 핸스는 마이애미에서 열린 PGA투어의 한 대회에서 도럴의 유명한 블루몬스터코스의 리모델링 책임자로 공식 발표될 예정이었다. <NBC/골프 채널>의 카메라맨이 리우 2016년 설계가를 발표하는 다음 날 아침 7시30분에 그의 반응을 카메라에 담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다른 설계가들의 반응도 취재할 거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다른 설계가들은 방송국의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핸스는 아침 6시30분에 기술 담당자들을 만나 마이크를 착용했다. 7시30분이 지나고, 8시30분, 9시30분이 되도록 아무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나중에 핸스는 그게 코스 건설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무수한 지연 사태의 전조였다고 말했다. <골프 채널>의 마이크 매칼리(Mike McCarley) 사장은 뒤에서 지연의 이유를 알아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종 결정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는 누스만이 핸스의 휴대폰 번호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매칼리는 누스만의 집무실에 번호를 알려줬다. 아침 10시30분에, 도럴의 로비에 앉아 4시간을 기다린 끝에야 핸스는 누스만보다 영어가 유창한 리우 2016의 대변인 구스타부 나시멘투(Gustavo Nascimento)로부터 자신이 선택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다른 일곱 팀은 그 누구로부터도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은 뉴스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종 결과를 접했다. 결과를 발표한 후에 IGF에서는 핸스가 가족과 함께 리우에 살면서 코스 작업에 전념하겠다고 말한 것이 결정 과정에서 크게 작용했다는 내용의 홍보 자료를 배포했다. 마치 다른 설계가들은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들렸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트렌트 존스 주니어도 프레젠테이션할 때 똑같은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여섯 명 가운데, 프레젠테이션하는 도중에 리우로 주거지를 이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건 도크뿐이었다. 도크는 자신은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으며, 동료인 슈나이더가 현장에 상주하고 자신은 자주 코스를 방문하다가 그린의 틀을 잡는 것처럼 특정한 작업을 위해 자신이 필요할 때만 몇 주 정도 머무를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핸스는 실제로 아내와 막내딸을 데리고 2013년에 리우로 거처를 옮겼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프로젝트가 지연되자 펜실베이니아로 돌아갔다. 마침내 2014년 말에 코스를 짓기 시작했을 때는 실무 작업자들이 리우로 이주했고 핸스는 들락날락하며 일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아홉 달 정도가 흐른 2012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핸스는 맬번의 집에 있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옷장에 있던 두꺼운 겨울 코트를 꺼내 입고 장갑을 찾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거기 여권이 있었다.

잭 니클라우스가 무료로 코스를 디자인해주겠다는데 그 제안을 누가 거절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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