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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인간미 있는, 인간적인 웰링턴 [국내코스 :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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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컨트리클럽의 로고는 쌍두독수리를 형상화했다.

인간의, 인간미 있는, 인간적인 웰링턴

으리으리한 클럽하우스의 위용보다는 편안한 고객 응대가 더 오래 기억되는 법이다.  자, 여러분을 새로운 서비스의 세계로 안내하려 한다. 코스는 두말하면 잔소리. 글_손은정

최고가 될 수 있다면
“조직의 유연함은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는가.” ‘조직적인 조직’의 골프장을 만났다. 최근에 만난 한 지인이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자신의 상사는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아 말소리가 오히려 내 귀로 돌아와 박힐 뿐 전달되지가 않는다”고. 이는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중대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기도 이천의 웰링턴컨트리클럽. 지난 6월, 공교롭게도 이 골프장에서 세 차례나 플레이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를 기점으로 40분 거리에 불과하며 남이천IC와 인접해 있다. 효성그룹 소유의 골프장이다. “대기업인데, 조직이 유연하다고?”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6월 초 첫 플레이에 나섰다. 이 골프장은 2013년 가을에 오픈했는데 12억원의 초고가 분양가로 골퍼들 사이에선 순식간에 ‘워너비 코스’가 됐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가장 먼저 체크하게 되는 잔디 상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동반자들이 골프장에 몇 가지 개선 사항을 전달했다. 같은 달 세 번째 플레이를 하던 날은 내 눈을 의심했다. 잔디가 길어 롱 티를 꽂아도 공이 잔디에 거의 맞닿을 것만 같던 티잉 그라운드는 막 입영한 이등병 머리처럼 잘 다듬어져 있었다. 페어웨이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한국형 중지와 양잔디의 일종인 라이그래스가 섞여 있어 다소 어색하지만 독특한 뷰와 샷감을 준다. 문제는 러프와의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잔디가 길러져 있었다는 점이다. “페어웨이를 짧게 깎아야 혼합 식재된 잔디의 맛이 배가된다”는 조언을 곁들였고 몇 주 만에 18홀은 전혀 다른 모습이 돼 있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대목은 그린이다. 세 차례의 라운드 모두 그린은 빠른 스피드를, 모든 홀이 일정하게 정비돼 있었다. 그린 스피드와 디자인만큼은 이미 톱클래스다.
고객의 조언에 귀를 열고 옳은 지적은 반영할 줄 아는 열린 조직이라는 점에서 비록 전통은 내세울 것 없지만 베스트 코스로 랭크되는 건 시간문제 같아 보였다. 경영 노하우가 남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인호 대표이사는 오크밸리와 잭니클라우스 등 국내 손꼽히는 골프장에서 30년 동안 일한 베테랑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스타플레이어였던 프로 골퍼 이주은이 총괄매니저다. 역시 잭니클라우스에서 경험을 쌓았다.(굳이 프로필을 읊은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테다.) 삼인방은 기름칠 잘된 톱니바퀴처럼 최고를 향한 순조로운 호흡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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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장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십 년 수령의 나무가 코스를 온화하게 감싸고 있다.
2 클럽하우스와 코스를 잇는 통로.
3 클럽하우스와 코스를 잇는 통로 클럽하우스가 내려다보이는 피닉스 9번홀.
4 18개 홀 모두 빠르고 일정한 그린 컨디션을 자랑한다.
5 유럽풍의 웅장한 스타트하우스에는 화덕 피자가 인기 메뉴다.

골프 코스의 정석
지금은 18홀로 운영된다. 그리핀 9홀과 피닉스 9홀의 구성이다. 오는 9월 9개 홀의 와이번 코스가 개장되면 계획대로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블랙, 블루, 퍼플, 화이트, 핑크, 레드 등 총 6개의 티잉 그라운드가 모두 열려 있어 실력에 따라 다른 코스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블랙 티 기준으로 7233야드, 코스 레이팅이 75.8이다. 핸디캡이 0인 골퍼도 여기서는 5~6타는 잃게 된다는 의미다. 대신 화이트 티는 70.8, 언더파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코스는 전체적으로 완만하다.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가 리드미컬하게 배치돼 있다. 일부 골프장에서 겪는 낭떠러지 같은, 또는 카트 없이는 오르기 힘든 가파른 경사지도, 억지로 구겨 넣은 언듈레이션도 없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든다. 골프 코스로 활용하기에 애초부터 천혜의 입지였고 이를 잘 살린 설계다. 인공적인 조경이 되지 않도록 투자한 흔적도 역력하다. 지지대 없이는 서 있을 수 없는 앙상한 나무는 찾아볼 수 없다. 인공 장해물로 생기는 플레이 방해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골프 코스의 정석이 있다면 웰링턴이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넘침과 모자람 사이
코스의 감흥을 넘는 건 서비스다. 클럽하우스 입구에 차량이 도착하면 직원들이 달려와 골프백을 내려주고 주차까지 대신 해준다. 보스턴백을 찾으려 두리번거려봤자 소용없다. 체크인과 동시에 내 옷 가방은 라커로 이동해 있다. 라운드 후 라커룸을 나올 때도 ‘한 덩치 하는’ 보스턴백은 내 손에 쥐어질 새가 없다. 더욱이 한 달에 여러 번을 간다 해도 라커룸 직원이 알은척하는 건 드문데, 여긴 달랐다. 플레이 복장으로 갈아입고 다시 로비로 나오면 내 동반자를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다. 직원들이 내가 가야 할 곳을 자연스레 안내해준다. ‘하루 입장객이 많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팀 수 적은 골프장이 다 이렇진 않다. 넘치는 듯한 서비스를 받았지만 불편하지도 어색하지도 않다는 점이 숨겨진 고객 응대 기술이자, 골프장을 더 따뜻하게 기억되도록 하는 히든카드다. 우리의 한 베스트 코스 패널은 “좋은 코스의 핵심은 ‘휴먼(Human)’이다”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인간미가 있는, 인간적인’ 코스여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좋은 골프장은 골프장 주인이 아닌 골퍼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국내 최고의 코스에 합류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셈이다. 앞서 설명한 코스를 비롯한 하드웨어는 완벽을 추구했다. 최고급 골프장에서만 가능한 개인 샤워 부스와 파우더룸에, 레스토랑으로 이어지는 편리한 동선, 심지어 스타트하우스도 웅장하다는 표현이 걸맞다. 사족이 됐지만 서울 시내의 핫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을 능가하는 화덕 피자는 잊으면 서운할 먹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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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풍산-휴니드 자선골프대회  
지난 6월28일 웰링턴컨트리클럽에서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개최해온 자선골프대회가 열렸다. 국내에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한 류진 회장이 이끄는 풍산을 비롯해 휴니드테크놀러지스, 한국펄벅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대회다. 2001년 요셉의원과 함께 행려 환자를 위한 자선 대회가 시초가 됐으며 매년 수익금을 다문화 가정 돕기에 기부하고 있다. 취지에 대해 이주은 웰링턴 총괄매니저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으로 입국하는 이주민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우리는 다른 피부색과 언어, 문화를 가진 외국인 주민을 이웃으로 둔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문화 가족에 대한 많은 편견과 차별 의식을 갖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처한 경우가 많다. 그들이 성숙하고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우리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올해 대회는 열악한 주거 공간 때문에 고통받는 다문화 가정의 환경 개선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뒀다. 109명의 기부 고객과 36명의 KLPGA 프로 골퍼가 참여해 4000여만원을 기부했다. 주관사로 참여한 웰링턴에서도 임직원이 435만원을 모아 힘을 보탰다.

사진_웰링턴컨트리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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