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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만점 신상 허다빈 [People :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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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양정윤

매력 만점 신상 허다빈

한때 가수를 꿈꿀 정도로 끼가 넘치는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가 나타났다. 앞으로 나올 설명서를 잘 읽어보고 꽤 괜찮은 완성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판단해보길 바란다. 글_고형승

어린 시절 플라모델(조립 모형)을 선물로 받으면 밤새 접착제를 손에 묻혀가며 조립했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조립 설명서를 펼쳐놓고 의욕적으로 시작하지만 엉뚱한 부위에 모형 조각을 붙이는 건 다반사고 포장 박스에 찍힌 매력적인 완성품과는 전혀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져 속상할 때도 있었으리라. 몇 번의 실패를 거쳐 완성한 걸작(?)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뿌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도 했을 것이다. 비록 그 장난감은 몇 개월 후 동생의 발에 무참히 짓밟혀 만든 이의 눈물과 콧물을 쏟게도 했겠지만 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는 매년 새롭고 신선한 얼굴들을 만나볼 수 있다. 2017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치러진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는 갓 아마추어 꼬리표를 떼고 프로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그들에게는 ‘삼촌 팬’이라고 말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스무 살 이상 차이가 나면 그건 딸뻘 아니겠는가.
시드 순위전은 선수를 후원하기 위한 기업 관계자들부터 골프용품 업체 직원들 그리고 국내외 스포츠 에이전트들이 많은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대회다. 그들은 출전 선수들의 프로필을 들고 다니다가 눈에 띄는 선수가 있으면 명함을 돌리느라 정신이 없다. 그들이 들고 다니는 명단에는 주로 국가 대표나 상비군 출신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미 아마추어 때부터 검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은 선수들 대부분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관계자들로부터 명함 한 장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행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제대로 된 조립 설명서를 들고 다니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또 화려하고 예쁜 모형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에 찬 그들의 눈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선수들도 많을 거라는 게 에디터의 생각이다. 그들이 제대로 구별해내지 못했다면 우리와 같은 언론이 발굴해 골프 팬들에게 널리 알려주면 될 일이다. 그중 한 명이 바로 허다빈이다. 그럼 지금부터 조립 설명서를 잘 들여다보고 어떤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판단해보자.

단계 1. 포장지 살펴보기
허다빈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마치 외계 행성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사람처럼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협회에 연락해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연락처 하나 받아 들고는 무작정 전화를 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앳된 목소리의 주인공은 “저를 어떻게 알고 전화하셨어요?”라고 물어왔다. 허다빈은 지난해 9월까지 아마추어 신분이었고 생일이 지나면서 프로로 전향했기 때문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지? 정말 우연찮은 기회에 눈에 띄었다고 설명할 수밖에. 일단은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하고 인터뷰 날짜를 잡았다.

단계 2. 설명서 살펴보기
첫인상? 일단 귀여웠다. 사진 촬영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는 여성스럽고 청순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촬영을 진행하며 모니터로 바라본 모습에서는 영화배우 전도연과 걸그룹 AOA의 설현을 섞어놓은 듯한 묘한 분위기도 풍겼다. 인터뷰할 때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차분한 성격은 아니었어요. 활발하고 깡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래서 그런지 운동을 워낙 좋아했어요. 아직도 좀 칠칠찮아서 어머니가 옆에서 챙겨주는 편이에요. 저는 팬이 한 명도 없습니다. 앞으로 밝고 재미있는 사람, 항상 웃을 때 보조개가 돋보이는 사람, 보고 있으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는 사람으로 기억해주었으면 합니다.”
허다빈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취미로 골프를 시작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시작한 5학년 때까지는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가서 하루에 1시간 정도 클럽을 잡고 휘둘러본 게 고작이라고 했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아버지를 이겼고 1년 만에 70대 타수에 진입했다. 이후 지역 대회에서의 우승은 몇 번 있었지만, 국가 대표나 상비군과의 인연은 맺지 못했다. 그는 2015년 11월, 군산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전국여자아마골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올라 5위까지 주어지는 KLPGA 준회원 선발전 실기 테스트를 면제받았다.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프로에 데뷔할 수 있기 때문에 1년여를 기다려 자신의 생일(9월21일)이 지나고서야 특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열린 KLPGA 정회원 선발전을 4위로 통과했다.
허다빈은 KLPGA 2부나 3부투어를 거친 것도 아니고 오로지 특전과 선발전을 통해 정회원의 자격을 갖췄다. 국가 대표나 상비군 경력 또한 없었다. 수백 명의 시드 순위전 참가자 중 그가 사람들 눈에 띄었을 리 만무하다. 그는 시드 순위전에서 49위에 올랐다.

단계 3. 부속품 살펴보기
허다빈은 엉뚱한 면도 없지 않다. 초등학교 때 바이올린을 3~4년 정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5학년 때 그만뒀다. 그 이유는 바이올린을 들고 있으면 팔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란다. 그는 “한 손으로 가만히 들고 연주를 해야 하니까 팔이 너무 아픈 거예요. 그리고 제 성격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음악적인 재능은 숨길 수 없었던 것 같다. 요즘에도 친구들과 곧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집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따라 부른다고 했다.
“만약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가수 지망생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음악을 듣고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해요. 주위에서 잘 부른다고들 하더라고요. 발라드를 좋아하는데 특히 ‘투빅’이나 ‘포맨’과 같은 감성적인 음악을 하는 그룹을 좋아합니다. 아버지는 나중에 유명한 골프 선수가 되면 그때 음반 하나 내라고 하더군요.”
골프와 음악을 좋아하지만 또 좋아하는 게 책이라고 한다. 그는 책을 펼쳐 들고 한 줄만 읽으면 잠이 스르르 온다고 했다. 잠을 제대로 자기 위해서 책만큼 좋은 게 없다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궜다.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솔직함이 그만의 또 다른 매력처럼 느껴졌다. 여기에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한마디. 이때부터 에디터는 그의 1호 팬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가 요리를 정말 잘해요. 집에서 직접 해주는 어머니의 음식이 보약 아니겠어요? 가끔 보신탕을 집에서 직접 끓여주는데 몸에 좋다니까 먹는 거죠. 잘 먹지는 못해요. 정말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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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4. 조립하기
허다빈은 1부투어에서 활동 중인 장수연을 롤모델로 꼽았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스윙을 선호하는데 그가 그런 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만약 제가 마음대로 조립할 수 있다면 우선 파워풀한 박성현 선수의 드라이버 샷, 항상 리듬이 똑같은 김효주 선수의 아이언 샷, 안신애 선수의 정교한 어프로치 샷, 로봇처럼 한결같은 이승현 선수의 퍼트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허다빈은 라운드 전 독특한 버릇이 있다고 했다. 현재는 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유소연이 어느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참고해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저는 열여덟 홀을 세 홀씩 나눠서 모두 여섯 번의 게임을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요. 그렇게 하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만약 큰 실수를 범해도 큰 타격이 오지 않죠. 세 홀이 끝나면 이미 그건 저에게는 끝난 경기가 되는 거라 더는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나만의 게임을 혼자 치러나가는 거예요.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함께 저하되는데 이렇게 세 홀씩 끊어서 생각하면 오히려 더 몰입감이 생겨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의 또 다른 버릇은 홀이 끝나면 무조건 물을 마시는 것이다. 그것도 매번 두 모금씩만. 모든 홀이 끝날 때는 서른여섯 모금을 마신 것이다. 참으로 독특한 버릇 중 하나다.

단계 5. 완성하기
그는 자신이 욕심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면 부릴수록 급해지는 성격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목표를 따로 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하나씩 차분히 해결해나가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저는 프로 골퍼라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뒤따라간다는 느낌보다는 자기가 앞에 나서서 끌고 나갈 힘이 필요하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제 사전에 두려워서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후회는 절대 하지 말자는 게 제 신념입니다.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신 있게 맞닥뜨리면 결과야 어찌 되든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목표보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가 선배 선수들을 보고 꿈을 키운 것처럼 저를 보고 자라나는 후배 선수들이 생기면 좋겠다는 거예요.”

 

만약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가수 지망생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음악을 듣고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해요. 

 
Heo Da Been 허다빈
나이 19세 신장 162cm
입회 2016년 10월
학교 구암초-양동중-은광여고 재학
성적 KLPGA 정회원 선발전 4위, KLPGA 시드 순위전 49위(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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