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속 복장 [Digest : 1707]
논쟁 속 복장
골프웨어가 진화함에 따라 몇 가지 여성 아이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문제의 아이템은 이미 골프계의 트렌드로 굳어졌고 전 세계 골퍼들이 즐겨 입고 있다. 우리가 이 논쟁거리를 지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글_인혜정 / 사진_셔터스톡(Shutterstock), 게티이미지(Gatty Images),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데상트
패션이 진화함에 따라 보수파 골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들은 여성 골퍼의 패션에 대해 ‘과하다’, ‘격식을 갖추지 않았다’, ‘전통을 무시하고 있다’며 지적하고 있다. LPGA투어는 PGA투어보다 드레스 코드가 자유롭다. 민소매, 칼라가 없는 셔츠, 미니스커트를 공식 대회에서 입을 수 있다. 반면 PGA투어는 복장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으며 단정한 복장을 강조한다. 하지만 최근 PGA투어에서도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연습 라운드에서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 단, 공식 대회에서는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 프로 골퍼의 패션은 아마추어 골퍼의 패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여성 골퍼의 패션 관례를 바꾸는 대표적인 선수는 미셸 위, 페이지 스피래닉, 시마 사데카(Seema Sadekar)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스피래닉과 사데카는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을 골프웨어로 바꿔 코디하는 재주를 지녔다. 보수적 성향의 골퍼들은 이에 대해 지적하지만 그 밖의 골퍼들은 이들의 복장에 흥미를 보인다.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세 가지 스타일에 대해 논해보자.
1 노 칼라, 레이서백 상의 우즈가 2005년 마스터스 우승 때 입었던 레드 컬러의 티셔츠를 기억하는가? 당시 우즈는 칼라가 없는 라운드 티셔츠를 착용하며 일부 골퍼에게 스타일에 대한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골프 패션의 전통을 깬 그의 티셔츠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우즈의 의류 후원사인 나이키골프는 골프 패션을 선도하는 대표 브랜드다. 나이키골프는 지난해 블레이드 칼라 폴로 셔츠를 부활시켰다. 그리고 미셸 위를 통해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미셸 위는 지난 3월 HSBC위민스챔피언십에서 등 부위가 모래시계 모양으로 파인 레이서백 형태의 민소매 셔츠를 입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레이서백 셔츠는 테니스, 요가나 피트니스복에서나 볼만한 디자인이다. 그 이후 라운드 형태의 베이스 레이어와 민소매 셔츠를 레이어드한 독특한 코디로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뽐냈다. 노 칼라에 이어 등 부분이 파인 상의도 더운 날 매치하기 좋은 골프웨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골프 & 테니스웨어 브랜드인 헤지(hedge-quarters.com)는 골프와 테니스 사이를 오가는 패션을 선보이며 여성 골퍼를 유입하고 있다. 헤지는 운동복의 편안함과 칵테일 드레스의 우아함을 함께 녹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감각적일 뿐만 아니라 드레스에 스포츠 브래지어를 내장해 기능적인 기대감도 충족해준다. 머지않아 국내에도 이 디자인이 상륙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2 레깅스가 허락되는 코스 몇 달 전 유나이티드 항공이 스판덱스 레깅스를 입은 두 명의 10대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는 소동을 벌인 적이 있다. 직원용 탑승권을 보유한 승객은 회사 규칙에 따라 레깅스를 비롯한 특정 의류 착용을 금지하는데 이 승객들이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옷을 갈아입고서야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럼 코스에서 레깅스 착용은 어떨까?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미셸 위, 페이지 스피래닉이 레깅스를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운동복인 레깅스는 최근 골프계에서 바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깅스 위에 짧은 스커트나 반바지를 레이어드해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나이키골프, 푸마골프, 데상트골프는 기능적이고 다양한 스타일의 여성용 골프 레깅스를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레깅스의 장점은 강력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비 오는 날이나 쌀쌀한 날 보온 효과가 뛰어나 유용하다. 또 팬츠보다 자연스러운 동작 범위를 가지며 일부 압축 효과를 지닌 레깅스는 허리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또 피부 탄력이 없는 노년층 여성 골퍼가 체형 커버용으로 활용하기도 좋다.
3 섹시의 기본, 한 뼘 스커트 안신애는 국내 여자 투어에 미니스커트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그녀는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월드레이디스살롱파스컵에서 화끈한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첫날 그녀를 보기 위한 갤러리들로 골프장이 만원을 이루는 이색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많은 갤러리는 대회장에서 볼거리로 ‘스커트 길이’를 꼽았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30~34cm의 초미니 골프 스커트는 이제 더 짧아질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최근 국내에서 안신애를 잇는 대표 섹시 골퍼로 유현주가 떠오르고 있다. 172cm의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그녀는 힙 라인을 살짝 가린 정도의 스커트를 매치하며 시선을 강탈한다. 짧은 스커트는 늘씬한 다리 라인을 강조하거나 상체보다 다리가 짧은 골퍼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또 무더운 날에 짧은 스커트만큼 편한 것은 없으며 민소매 셔츠와도 잘 어울린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은 여성 골퍼가 미니스커트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그 외에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발랄한 느낌을 준다’, ‘굵은 허벅지로 바지보다 스커트가 편하다’는 의견이 있다. 때로는 미니스커트는 상대를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티잉그라운드에서 티를 꽂을 때, 그린 위에서 공을 주울 때 속바지가 보일 정도의 아찔한 장면이 연출된다. 그뿐만 아니라 다운스윙 때 슬쩍 보이는 속바지, 그린에서 라인을 볼 때 가리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는 속바지는 남성 골퍼를 곤란하게 한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남성 골퍼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함께 플레이하기 불편하다’, ‘스커트보다 차라리 짧은 팬츠가 낫다’, ‘관능적이기보다 건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개성이고 자기표현이다’라며 다양한 생각을 내비쳤다. 자신감은 곧 스코어로 직결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무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 상대를 배려한 ‘주의’를 장착하고 자신 있게 스커트를 매치해보자.
저작권자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