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다이제스트]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골프 코스인 로열그린스는 역사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이 나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특별한 곳으로의 골프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겐 안성맞춤이다.
이전까지 대단히 보수적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에도 시대가 변했다는 징후로 이 나라 역사상 최초의 골프 코스가 문을 열었다는 사실보다 더 뚜렷한 걸 찾기란 힘들 것이다. 유러피언골프디자인이 설계한 18홀 규모의 로열그린스골프앤컨트리클럽은 중동 최고의 시설이 될 만해 보인다. 이 지역에 계획 중인 럭셔리 리조트에 버금가는 최고의 수준으로 설계와 시공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안의 코스는 파72, 전장은 6900야드이다. 설계의 기본 취지는 다양한 홀에서 모험과 보상의 선택지를 제공해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레이아웃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15번과 16번 그리고 17번홀에 이르는 막바지에는 해안선의 눈부신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바닷바람이 거세질 경우 난도 역시 한 단계 더 높아진다.
로열그린스는 골퍼에게 아라비아 사막에서 플레이하는 느낌을 선사한다. 수많은 와디(계곡이라는 뜻)는 전략적이면서도 기능적인 특징으로 작용한다. 폭우가 내릴 경우 배수를 원활하게 해주는 동시에 아름다운 염수호 네 군데의 수량을 풍부하게 채워줌으로써 미적인 수준을 높이는 한편 야생생물의 서식지 역할을 한다.
사우디골프연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대회(2019년 1월)의 개최지로 낙점했다. 연맹은 코스의 개장식에서 이 사실을 밝히면서 마스터스 챔피언인 패트릭 리드를 비롯해 더스틴 존슨과 라이더컵 주장을 맡은 토마스 비외른 등이 참가할 거라고 말했다.
로열그린스는 최근 기념비적인 오픈식을 가졌고 그 자리에는 메이저 대회 4승의 어니 엘스와 앤드루 ‘비프’ 존스턴과 같은 스타 선수가 참석해 시타를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타플레이어인 어니 엘스와 인터뷰하며 로열그린스에 대한 평가와 소감 등을 물어봤다.
어니 엘스와의 인터뷰
Q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은 처음인 걸로 아는데 어떤가?
어니 맞다. 사우디아라비아 첫 방문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정말 기뻤다. 킹압둘라 경제도시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얼마나 근사하게 발전했는지 와서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로열그린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문을 연 최초의 골프 코스가 아닌가. 놀랐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그 대신 와서 보고 정말 기뻤다. 정말 제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주 근사하다.
Q 시그너처 홀인 15번과 16번홀을 포함해 몇몇 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어니 이를테면 워터해저드가 상당히 많은 곳에서 사막 골프를 한다고 보면 된다. 코스 전반적으로 균형 감각이 아주 탁월하다(오른쪽에서 왼쪽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단연 최고는 홍해를 끼고 흐르는 아름다운 16번홀이다. 수채화 같은 풍경에 쏟아 지는 찬란한 햇빛을 보면 카리브해의 어느 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름다우면서도 상당히 어려운 홀이다. 후반 9홀은 정말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코스 전체가 전반적으로 그렇다. 실제로 바다를 향하고 있는 홀이 지나치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16번홀이 코스에 멋진 하이라이트가 되어준다.
Q 전 세계에서 탁월하다는 챔피언십 골프 코스는 전부 경험해봤을 텐데 유러피언투어 개최지와 비교할 때는 어떤가?
어니 중동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코스가 될 거라 생각한다. 나는 두바이부터 카타르와 아부다비에 이르기까지 중동에 있는 대부분 코스에서 플레이해봤다. 오만에서는 경험이 없지만 이 코스는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린이 매우 까다로울 수 있고 오후가 되면 풍속이 강해지면서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코스이고 제대로 플레이한다면 버디를 기록할 수 있을뿐더러 골퍼를 진솔하게 만드는 요소도 충분한 것 같다. 바람이 크게 작용하고 코스 전략도 중요하다. 뛰어난 골프 코스이며 개인적으로도 하루빨리 플레이해보고 싶다.
Q 오후 들어 바람이 거세질 때가 많다. 그렇다면 그게 샷의 향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어니 중동은 어디나 비슷하다. 플레이 조건이 다른 곳은 카타르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바이와 아부다비 그리고 여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오후가 되면 바람이 심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이다. 오전에는 좋은 스코어를 노려볼 수 있다. 오후에는 버티는 게 중요하다. 상당히 일관성이 있고 우리는 그런 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