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샷 루틴의 시간
프리 샷 루틴은 중요하지만 그게 퍼트할 때마다 똑같은 과정을 반복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그것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똑같이 중요하다. 셋업부터 스트로크까지 일정한 시간 안에 준비를 마치는 건 성패를 가를 정도의 차이를 낳을 수 있다. 그만큼 좋은 리듬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퍼트하기 전 또 한 가지 해야 할 것은 마지막으로 홀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눈으로 훑었다가 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다만 이건 빠르게 해야 한다. 볼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패한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퍼트는 동작보다는 멘탈의 비중이 크다.
1.5m 퍼트에서는 잘못될 확률이 높지 않다. 상당히 짧으면서 작은 동작이다. 긴장을 풀고 퍼트하기 전까지 준비 과정에 믿음을 갖는다면 성공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단호하되 로봇이 되면 곤란하다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이런 퍼트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그건 아마도 완벽한 동작을 구사하는 데 지나치게 골몰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실을 말한다면 나를 비롯한 PGA투어 선수들은 좀처럼 교과서 같은 셋업과 스트로크를 구사하지 않지만 지난 시즌에 1.5~2m 거리의 성공률은 평균 70%에 달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볼을 홀에 집어넣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는 것이다. 퍼팅은 그만큼 제각각이지만 저마다 볼 앞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을 구사하면 충분하다.
나는 팔을 자연스럽게 늘어뜨리고 등을 살짝 구부리는 걸 좋아한다. 스트로크할 때는 뒤와 앞으로 움직이는 길이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최대한 운동선수처럼 하려고 노력한다. 눈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반응한다는 뜻이다.
농구에서 슛을 할 때 볼을 골대까지 보내기 위해 팔을 얼마나 힘껏 움직여야 하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냥 골대를 보고 볼을 던진다. 이제부터는 퍼팅도 그런 마음으로 해보자.
글_제이미 러브마크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