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프로 골퍼 5명이 대회를 치르며 가장 부끄러웠던 순간에 대해 털어놨다.
■ 권성열
갤러리가 지켜보고 있었고 짧은 어프로치 샷을 해야 했어요. 라이가 좋았는데, 뒤땅을 치는 바람에 바로 앞에 떨어지고 말았죠. 또 한번은 드라이버 티 샷을 했는데 OB가 나서 잠정구를 쳤어요. 그런데 또 OB, 그리고 또 OB. 잘 치는 아마추어 골퍼도 많은데 프로라는 타이틀을 단 선수가 그런 실수를 저지르면 황당할 거예요.
■ 이형준
TV로 골프 중계를 시청하는 팬이나 갤러리가 보기에 프로는 짧은 거리의 퍼트는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저도 한번에 넣고 싶죠. 그런데 그 짧은 퍼트를 놓쳤을 땐 제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기는 합니다. 그때 가장 부끄럽습니다.
■ 김태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나도 모르게 풀 죽어 있다거나 화가 난 듯한 모습을 보였을 때요. 응원하기 위해 시간을 내서 대회장에 오신 걸 텐데 잘하는 플레이로 보답해야 하잖아요. 아니면 최소한 밝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죠.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될 때는 그마저도 안 돼요. 그럴수록 팬들이 위로나 응원, 격려를 해 주시는데 고마우면서도 죄송합니다. 대회가 끝나면 정말 후회가 되요.
■ 김준성
상위권에 있다가 마지막 날 성적이 좋지 않아서 순위가 떨어졌을 때 창피합니다.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아쉬운 마음이 커요. 대회가 끝나면 그날 무엇이 문제였는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다음에 똑같이 실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다음 우승 찬스가 왔을 때 그 경험을 살려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요.
■ 주흥철
마지막 홀에 투 퍼팅을 해야 예선을 통과하는데 스리 퍼팅을 해서 탈락했을 때요. 어이가 없고 허탈해서 웃음만 나왔어요. 그런 상황에서 “프로가 저걸 못 넣어?”, “프로가 뭐 저래!” 이런 말을 들으면 가장 창피하죠. 아마 이런 말을 들은 동료가 제법 많을 겁니다.
[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jms@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