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Mills 퍼터 디자이너 데이비드 밀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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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Mills 퍼터 디자이너 데이비드 밀스[인터뷰]
  • 류시환 기자
  • 승인 2019.04.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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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배운 기술이 최고의 자산” 

아버지 T.P. 밀스에 이어 T.P. 밀스  퍼터를 만들고 있는 데이비드 밀스를 만났다. 그리고 ‘수제 퍼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세계 3대 수제 퍼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몇몇 브랜드를 꼽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T.P. 밀스와 베티나르디, 스카티 카메론이 세계 3대 수제 퍼터라고 한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또 달라진다. T.P. 밀스와 스카티 카메론, 야마다를 꼽는다.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명예로운 평가에 T.P. 밀스를 빼놓지 않아서 감사하다.  

 

직접 세계 3대 수제 퍼터를 꼽는다면.

어렵다. 내 기준으로 선정한다면 T.P. 밀스와 야마다 그리고 스카티 카메론이다. 사실 완벽한 수제 퍼터를 만드는 브랜드는 T.P. 밀스와 야마다 둘이다. 전통 방식으로 현대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퍼터를 만들고 있다. 스카티 카메론은 훌륭한 퍼터 디자이너지만 완전한 수제 퍼터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현대 장비와 기술을 접목하는데 결과물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야마다는 T.P. 밀스에 매료돼 퍼터 디자이너가 됐다고 하던데.

그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어릴 때 아버지에게 그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다. 훌륭한 퍼터 디자이너라고 한 기억이 난다. 내가 퍼터를 만들면서 야마다 퍼터를 주의 깊게 봤는데 전통 기법에 독창적인 디자인을 더해 훌륭하다고 느꼈다. 사람들도 수제 퍼터 디자이너로서 그를 높이 평가한다는 점에서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레이 쿡은 왜 예전 명성을 이어오지 못했을까.

레이 쿡은 수제 퍼터 브랜드가 주목받지 못하던 때부터 퍼터를 만들어왔다. 브랜드와 제품이 많지 않던 때 다양한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수제 퍼터는 통쇠를 깎아서 만드는 밀드 공법을 주로 쓰는데 레이 쿡은 쇳물을 찍어 만드는 캐스팅 공법을 사용했다. 밀드 공법 수제 퍼터에 비해 높은 평가를 못 받은 이유다. 나중에 밀드 공법으로 수제 퍼터를 만들었지만 이미 브랜드 파워가 약해져 힘을 쓰지 못했다.  

 

베티나르디와 스카티 카메론은 어떻게 생각하나.

훌륭한 퍼터를 만들고 있다. 스카티 카메론은 퍼포먼스와 타격감, 디자인 모두 훌륭하다. 골퍼들이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재주가 있다. 가장 훌륭한 점은 밸런스다. 헤드의 밸런스를 제대로 못 맞추는 브랜드가 꽤 많다. 스카티 카메론은 밸런스가 잘 잡힌 퍼터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 베티나르디도 훌륭한 브랜드다. 독창적인 디자인, 제조 기법으로 퍼터를 만들고 있다. 다만 대를 이어오면서 이전의 창의적인 모습이 덜한 것 같아 아쉽다.  

 

퍼터 외에 다른 클럽 디자이너 중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망설임 없이) 로저 클리블랜드. 골프를 이해하고 자신의 철학이 확실한 디자이너다. 기술이 좋은 디자이너는 많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클리블랜드는 웨지에 자신의 철학과 디자인을 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디자이너다.  아버지는 어떤 분이었나. 퍼터를 사랑하는 분이었다. 멋진 퍼터를 만들고 싶어 했고 즐거워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퍼터에 대해 얘기하면 거기에 더해 더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퍼터 본연의 성능을 발휘해 볼을 똑바로 굴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작업으로 정교한 퍼터를 만드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대를 이어 퍼터를 만들면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나.

디자인이다. 시대에 맞는 디자인이 있고 그것을 잘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만든 T.P. 밀스와 내가 만드는 T.P. 밀스는 디자인이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활동하던 때 유행하던 퍼터를 만들었고, 때론 유행을 창조했다. 나는 지금 유행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찾아서 반영하고 있다. 물론 아버지처럼 내 디자인이 유행한다면 기쁠 것이다.  

 

언제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겠다고 생각했나.

아버지는 유명한 퍼터 디자이너였다. 그 모습이 대단해 보였지만 대를 잇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어깨너머로 디자인과 제작 과정을 봤을 뿐이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에게 퍼터 디자인을 배우기는 했지만 그것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에서 비즈니스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 아버지와 함께 지내며 본격적으로 퍼터를 디자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버지와 다른 나만의 퍼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퍼터 디자이너로서 어떤 부분을 항상 강조했나.

밸런스다. 항상 밸런스 유지에 신경 쓰라고 했다. 정밀한 기계로 퍼터를 만드는 현재와 달리 감각에 의존하던 때였다. 골퍼의 예민한 퍼팅 스트로크에 제대로 반응하는 균형 잡힌 퍼터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 아버지는 항상 퍼터의 밸런스를 강조했다. 지금은 밸런스를 확인하는 장비가 있는데 굳이 쓰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익숙해진 감각이 얼마나 정확한지, 밸런스가 잘 맞춰졌는지 확인해보면 오차가 전혀 없다. 그래도 아버지 말씀처럼 밸런스 유지를 위해 모든 제품을 꼼꼼히 확인한다.  

 

아버지의 감각을 본인이 어느 정도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나.

유전적인 부분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배우면서 터득한 것 같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잠시 퍼터를 디자인했을 때 많이 배웠다. 당시 실수 때문에 작업한 걸 많이 버렸다. 아까운 재료를 낭비했다며 아버지에게 혼도 많이 났다. 그때 알았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기술적으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에지를 둥글게 마무리하는 작업이다. 아버지가 만든 T.P. 밀스 퍼터는 에지를 둥글게 마무리한 게 예뻤다. 지금은 기계로 하지만 그때는 손으로 다 다듬어야 했다.  

 

아버지에 이어서 T.P. 밀스를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우리 회사는 작지만 독특한 퍼터를 만들고 있다. 시장에 퍼터 브랜드가 많지만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아니 오히려 앞서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T.P. 밀스 퍼터 디자인을 카피하는 브랜드가 많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데 그런 점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특히 40년을 이어온 역사와 전통이 퍼터를 만드는 데 사명감을 갖게 만든다.  

 

3대 승계를 준비하고 있나.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스티븐 F. 밀스)이 있다. 그 나이 때 나처럼 퍼터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업을 이어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무 살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퍼터 디자이너가 될 것이다. 아들에게 전통 기술을 전수할 것이다. T.P. 밀스는 계속 만들어질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웃음).  

 

한국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나.

한국을 처음 방문했지만 익숙하다. 여자 선수들이 LPGA투어에서 활약하니까 한국을 모를 수가 없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1980년 무렵이다. 지금 고인이 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초청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자개로 만든 탁자를 선물로 받아왔다. 아마 수제 퍼터를 만드는 장인이라서 수작업으로 만든 한국 전통 자개 탁자를 선물했던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류시환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soonsoo8790@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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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수 2019-04-04 17:23:17
애착브랜드 인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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