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눈빛으로 모두를 제압하던 왕년의 타이거가 돌아왔다.
15일(한국 시각) 미국 오거스타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토너먼트 최종일 타이거 우즈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5번째 그린 재킷을 차지했다.
오거스타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스캔들과 부상으로 주저앉았던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대회로 이번 우승은 더욱 반가웠다.
이로써 우즈는 투어 통산 81승 달성, 11년 만에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했다. 마스터스 역대 우승 상금인 207만 달러(약 23억5000만 원)를 보태며 4년 8개월 만에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0위 안에 진입한다.
우즈는 선두권에 진입해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타고난 승리욕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공동 2위로 출발해 3번홀(파4)과 아멘 코너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채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우승 경쟁을 펼치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가 15번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범한 사이 우즈가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를 차지했다. 또 16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홀 가까이에 붙이며 버디를 성공해 2위 그룹과 2타로 격차를 벌렸다. 우즈는 마지막 홀(파4)에서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했지만 1타 차로 선두를 지켰다.
2005년 마스터스 우승 이후 14년 만의 우승이다. 1995년부터 마스터스에 22번 참가해 5번의 우승과 11번의 톱 5를 기록했다. (2014년, 2016년, 2017년 불참)
마스터스 챔피언 중 우즈는 43세로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또 잭 니클라우스, 그렌쇼, 플레이어, 샘 스니드, 마크 오메라와 벤호건을 이어 40대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7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그 중 잭 니클라우스가 1986년 46세로 가장 나이가 많은 우승자다. 마스터스 6승을 보유한 니클라우스는 “우즈가 건강만 유지한다면 모든 면에서 걱정할 것이 없다”라며 “앞으로 열리는 두 차례의 메이저 대회 장소도 우즈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헨리크 스텐손은 마흔살에 디오픈에서 우승했고, 마크 오마라는 마흔한 살이던 1998년에 메이저 대회 2승(마스터스와 디오픈)을 거뒀으며 어니 엘스, 필 미컬슨, 대런 클라크 역시 40대에 디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는 앞으로 타이거 행보에 힘을 실어 주는 사례다. 이번 전대미문의 일로 우즈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골퍼라는 것을 입증했다.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ihj@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