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다이는 92번째 생일을 몇 주 앞둔 2월 1일 세상을 떠났다. 이날은 또 명예의 전당에 오른 골프 코스 설계가이자 슬프게도 지금은 치매로 투병 중인 피트 다이와의 69번째 결혼기념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앨리스와 피트는 오랜 세월 동안 커플이었다. 피트 다이에게 앨리스가 글자 그대로 그의 더 나은 반쪽이라고 말해주는 것은 결코 모욕이 아니다. 그녀는 경쟁심 강한 골퍼였다. 유연한 그녀의 스윙은 나중에 오직 존 데일리만이 적수가 될 수 있었다.
그녀는 43세의 나이에 커티스컵 팀 멤버로 활약했다. 피트보다 정치적 감각이 더 뛰어나 골프장 소유주, 규제 기관 담당자를 상대하는 데 더 세련된 설명과 대화 기술을 발휘했다. 골프장 설계가로서 그녀는 더 지식이 풍부했고 피트에게 등고선 지도를 읽는 법을 가르쳤으며 그의 디자인 대부분을 처리했다. 현장에서도 남편의 디자인을 능숙하게 편집했고 피트 다이 디자인에서 일반인들은 더 쉽게 플레이하고 생계를 위해서 자신의 스트로크를 세는 것을 두려워하는 1%에게는 플레이가 더 까다롭게 만들었다.
그녀는 선수로서 그리고 코스 설계가로서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늘 겸손하고 언제나 강한 충성심으로 피트를 홍보했다. 또 부모의 뒤를 이어 골프장 설계가로서 위대한 성공을 거둔 두 아들 페리(66)와 P.B(63)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글을 쓴 언론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책망했다.
1990년대에 나는 앨리스에게 시작부터 끝까지 오롯이 그녀 혼자 골프장을 설계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벌써 했는걸요”라며 피트의 첫 번째 18홀 디자인으로 알려진 인디애나의 헤더힐스(현재의 메이플크리크골프&컨트리클럽)를 가리켰다.
그녀는 피트가 미시간, 아이오와, 네브래스카와 다른 곳의 작업에 몰두하는 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홀의 배치를 정하고 정부 기관과 협의를 진행, 투자자들을 독촉하고 공사를 감독하며 오직 그린의 윤곽 결정만 피트에게 양보했다. 작업 참여는 1961년 인디애나폴리스 신문에 꽤 상세히 보도됐는데 언제나 폴 다이 주니어 부인으로 불렸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여성 골프 설계가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다.
1983년 앨리스는 미골프코스설계가협회(ASGCA)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받아들여졌다. 1997년에 협회 최초의 여성 회장으로 선출됐을 때 1988년 1년 임기의 ASGCA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는 피트는 벌떡 일어나 “이번이 그녀의 두 번째 임기라는 건 당신들도 알 거요”라고 외쳤다.
나는 아직도 그날 밤 그녀가 했던 연설을 기억하고 있다. “여러분이 했던 최고의 여행을 떠올려보세요.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공항으로 가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할 자리를 찾아요. 비행기는 가장 가까운 게이트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제시간에 이륙해요. 자리에 앉으니 옆자리는 비어 있어요. 승무원은 여러분에게 무료 음료와 충분한 잡지를 가져다줘요. 날씨는 화창하고 비행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미끄러져 갑니다. 기장의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데 여자예요.”
앨리스 다이는 피트에게 이제 결혼할 때가 됐다고 말한 날부터 그와 함께할 수 없는 건설 현장에 나타나서 모든 걸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던 날까지 언제나 책임자였다. 앨리스는 그들의 가정을 돌보는 책임자였고 그들의 비즈니스를 이끈 책임자였으며 그들의 이미지, 사회적 평판 그리고 골프에 대해 그들이 끼친 막대한 영향을 책임진 주인공이었다.
만일 여러분이 나처럼 피트 다이를 천재라고 생각한다면 전적으로 앨리스 다이는 천재를 뛰어넘는 천재였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 나는 그토록 여러 번 나를 그녀의 가족 중 한 명처럼 대해준 것에 감사한다. 전혀 그럴 자격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녀가 수십 년 세월 동안 직접 손으로 격려와 질책을 담아 내게 전해준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휠체어에 앉아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내 인터뷰에 응해준 것에 감사한다. 앨리스는 언제나 걸출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소중한 친구였다.
[사진 = 2014년 플로리다 걸프스트림의 자택에서 함께한 앨리스와 피트 다이]
글_론 휘튼(Ron Whitten)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