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경기 만에 마침내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강성훈(32 CJ대한통운)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 7,5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790만 달러, 한화 약 93억1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강성훈은 공동 2위 멧 에브리와 스콧 피어시(이상 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11년 PGA 투어에 데뷔한 강성훈은 데뷔 9년 차에, 159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강성훈은 이 대회 우승 전 최고 성적이 2017년 '셸 휴스턴 오픈'에서의 공동 2위였지만, 당시는 강성훈에게 뼈아픈 기억이기도 했다. 당시 강성훈은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날 스스로 무너지면서 러셀 헨리(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
PGA에 따르면, 강성훈은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2라운드까지 6~7타 차 리드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우승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PGA 투어 선수들은 정말 잘한다는 걸 그때 다시 한번 깨달았다. 러셀이 마지막 날 버디 10개를 잡더라"고 말했다.
강성훈은 "이번엔 날씨가 갈수록 괜찮아지고 선수들은 더 낮은 스코어를 칠 거라고 생각했다. 나도 2라운드까지보다 더 좋은 샷을 해야 했다. 정말 내 게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확실히 2년 전 휴스턴 대회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고 돌이켰다.
이어 강성훈은 "또 하나는 PGA 투어에서 8번 우승한 최경주 선배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그냥 네 게임만 하고 아무것도 바꾸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너무 공격적으로 하지 말고 다른 선수들이 하는 것을 보지 말고 그저 내 게임을 하라고 말이다. 그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성훈은 3라운드에서 악천후로 인해 전반 9홀만 소화하고 일몰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고, 이날 3라운드 후반 9홀과 최종 4라운드 18홀까지 27홀을 돌아야 했다.
강성훈은 "오늘 27홀을 치러야 해서 인내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며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캐디와 재밌는 얘기를 나눠서 잠시 골프를 잊고 공을 칠 순서가 되면 다시 집중해서 공을 쳤다"고 밝혔다.
강성훈은 자신의 우승을 응원한 한국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강성훈은 "밤새 응원해주시느라 정말 힘드셨을 것 같다. 내가 선두권에 있었기 때문에 많이들 지켜보셨을 거로 생각한다. PGA 투어 선수들 응원해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에 한국 선수들이 잘하고 있고 마침내 내가 우승까지 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유럽 제외)의 팀 대항전인 '프레지던츠 컵' 출전도 희망했다. 강성훈은 "한국을 대표해 프레지던츠 컵에서 플레이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