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선구자 최경주가 PGA 투어 진출 20주년 떡을 돌렸다.
최경주 재단의 직원들은 17일 인천광역시 중구의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대회장을 찾아,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떡 200상자를 돌렸다.
최경주가 PGA 투어에 진출한지 20주년을 기념한 떡이었다.
최경주는 1999년 12월 퀄리파잉(Q) 스쿨을 통과해 PGA 투어에 진출했고,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8승을 기록하며 한국 남자 선수 PGA 투어 최다 우승을 보유하고 있다.
최경주는 이날 열린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에서도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이고 공동 34위(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에 올라 무난하게 커트라인 통과에 성공했다.
지난 13일엔 최경주가 아끼는 후배인 강성훈이 'AT&T 바이런 넬슨'에서 PGA 투어 데뷔 9년 차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경사스러운 일도 있었다. 당시 강성훈은 경기를 앞두고 최경주에게 조언을 받았고 그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성훈뿐만 아니라 김시우, 배상문, 노승열, 양용은 등이 PGA 투어에서 정상에 올랐고, 루키 임성재는 웹닷컴 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올해 PGA 투어에 입성하는 등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에서 차근차근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경주는 16일 공식 인터뷰에서 "강성훈에게 '네가 거리가 모자라니, 퍼팅을 못 하니, 치핑을 못 하니. 남과 비교해서 치면 안 된다. 너의 골프를 해라. 그럼 상대방이 못 올라올 것이다'고 얘기해줬다. 상대가 잘 친다고 생각하면 자꾸 내가 급해진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우리 후배들이 6~7명 정도 되는데, 10년 전 나와 비교하면 훨씬 잘 친다. 거리도 많이 나가고 아이언 잘 치고 퍼팅, 치핑도 내가 8승했을 때보다 훨씬 잘한다. 그런데 상대를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지 말라는 거다. 상대도 실수를 한다. 내 골프를 지켜나가고 내가 준비가 돼 있고 나를 편하게 만드는 게 최고의 무기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후배들이 예전의 나보다 훨씬 잘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분명히 우리 후배들이 충분히 계속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다들 나이도 어리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국내 선수들도 OB를 두려워하지 말고 쳐야 하는데 여건상 그렇게 하지 못 한다. 우리는 OB가 있기 때문에 다음 샷 기회가 없다. 트러블 샷, 샷 메이킹, 상상하는 샷을 못 한다. 그게 아쉽긴 하다. 미국은 다양한 경험을 어릴 때부터 한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코스 변별력 있어야 한다. 요즘 PGA 투어를 보면 상위 리그의 경기력은 별 차이가 없는데 40~60위권은 한 타 차로 몰려 있다. 한 타 차로 컷 탈락이 되는 세계다. 장타력은 충분히 충족되니 자신감 있게 샷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