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함정우가 처음으로 받은 우승상금에 감격했다.
함정우(25)는 19일 인천광역시 중구의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파71, 7,040야드)에서 열린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5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를 엮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함정우는 공동 2위 이수민과 정지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함정우는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잘 모르겠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는데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서 감사하고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정우는 "오늘 전반에 2언더파로 편하게 가고 있었는데 중반에 보기가 나오면서 조 전체 분위기가 처졌다. 선두로 나섰다가 마지막 날에만 77타를 친 작년 생각이 나더라. 하지만 11번 홀에서 7m 버디를 넣어서 분위기 반전시켰고 13번 홀에서 샷 이글이 결정적이었다. 닭살 돋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샷 이글 했을 때 몇 타 차 선두인지까지는 알지 못했고 잘하면 우승하겠다고 생각만 했다. 17번 홀 두 번째 샷을 잘 쳐놔서 거기서 파를 지키고 나서 우승 확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함정우는 이날 가슴팍에 '77'이 새겨진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경기를 치렀다. 함정우는 "작년 마지막 날 77타를 쳐서 우승을 놓쳤다. 그 징크스를 깨보고 싶어서 이 옷을 입고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승 없이 신인상(명출상)을 수상했던 함정우는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부분에 대해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함정우는 "작년엔 상대 선수 의식을 많이 했다. 올해는 남이 어떻게 치든 간에 내 것만 치자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떨면 상대도 떤다고 생각하고 떨리는 게 당연하니까 그대로 치자는 마음이다. 또 원래 루틴이 빠른데 작년엔 중요할 때 루틴이 길어져서 실수가 나왔다. 올해는 내 원래 루틴을 유지하려고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비거리가 평균보다 조금 높은 편인데, 드라이버 샷 거리를 10야드만 늘여도 좋겠다고 생각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 또 드라이버 거리가 짧아도 정확성을 높이자는 생각에 100야드 이내 웨지샷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코리안투어 데뷔 2년 차에 첫 우승을 차지한 함정우는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코오롱 한국오픈'을 꼽았다. 함정우는 2014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한국 오픈에서 1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해, 13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에 대한 기대를 받았지만 공동 3위로 아쉽게 대회를 마친 바 있다.
함정우는 "아마추어 때 우승을 놓쳐서 설욕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메이저급 상금이 걸린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우승상금 2억5000만 원을 획득, 상금 순위 2위(2억7016만2020 원)로 크게 도약했다.
함정우는 "첫 우승상금으로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다. 작년에 벌었던 것보다(1억2460만8336 원) 이 대회 우승으로 더 많은 상금을 벌었다. SK텔레콤에 감사드린다. 핸드폰 통신사도 중학교 때부터 쭉 SK텔레콤을 쓰고 있다"고 밝혀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