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코오롱 한국오픈에 출전한 정상급 선수들이 내셔널 타이틀 대회는 어려운 코스에서 치러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디펜딩 챔피언 최민철(31)은 22일 충남 천안시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 7328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3라운드를 마친 뒤 "페어웨이 폭을 확연하게 폭 좁히고 러프를 길러놓은 데다가 핀 위치가 작년보다 까다롭게 세팅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모든 선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대회 평균 페어웨이 너비는 15~25m로 세팅돼 있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페어웨이가 좁아진 것을 꼽았다.
오죽하면 지난주 US 오픈에 출전하고 한국오픈에 온 장타자 김찬(29)은 "US 오픈 때보다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더 길다"고 말했다.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가 정확하게 치지 못하면 러프에 들어갈 확률이 커지는데, 그렇게 되면 온 그린을 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타수를 줄일 기회가 없다. 그런 데다가 핀을 그린 사이드에 꽂기 때문에 더욱더 까다로운 코스가 된다.
최민철은 "한국오픈은 내셔널 타이틀인 만큼 다른 대회에 비해 코스가 어려운 게 맞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우정힐스 골프장이 한국오픈을 치르기에 적합하다. 난이도가 상당히 있는 코스다. 티샷부터 두 번째 샷, 그린까지 모든 부분이 다 어려운 코스"라고 밝혔다.
지난해 KPGA 선수권을 제패한 문도엽(28)도 같은 의견이다. 문도엽은 "메이저 대회는 난이도를 확실히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정힐스는 그런 부분이 확실하다. 운으로 잘 치는 게 아니라 내가 정말 잘 쳐야 스코어가 잘 나오는 곳이다. 변별력이 확실해서 좋은 코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함정우(25)는 "페어웨이에 들어가면 확실히 찬스가 있고 러프에 들어가면 찬스가 없다. 그런 식으로 본인이 치는 것에 따라 스코어가 나온다. 한국오픈은 메이저이고 한국에서 가장 큰 대회니까 이런 식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 어렵게 해야 변별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쇼트게임의 강자로 '윤칩'이라는 별명까지 가진 윤성호(23)는 "원래 한국 잔디는 역결, 순결이 있는데 우정힐스는 똑같은 결이다. 관리하는 방법이 다른 것 같다. 선수 입장에선 결이 같은 게 경기하기 훨씬 좋다. 페어웨이에서 역결에 걸리면 채가 잘 안 빠지기도 하고 스핀이 안 먹기도 한다. 여기는 그런 게 없다"고 분석했다.
아마추어 대표로 인터뷰에 참여한 국가대표 김동은(22) 역시 "코스가 어려워야 변별력이 있어서 좋다"고 답했다.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른 재즈 제인왓타나논(24, 태국)은 "코스 세팅, 바람, 특히 핀 포지션이 어려워서 많은 선수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 작년보다 페어웨이 폭이 좁아져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핀 포지션도 2라운드보다 더 까다로워서 볼을 가까이 붙이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디펜딩 챔피언 최민철은 "샷은 당연히 받쳐줘야 하고 퍼트가 얼마큼 따라주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판가름 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3라운드 선두권에 있는 선수들은 잘 지키기만 해도 잘한 스코어인 것 같다. 최종 라운드까지 6언더파 언저리에서 우승 스코어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민철의 예상대로 2라운드 단독 선두 최민철의 중간합계 스코어는 6언더파였다. 3라운드 제인왓타나논의 스코어는 7언더파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타수를 줄이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난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할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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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