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 약 23억4000만 원) 3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과 이제 막 아마추어를 벗은 병아리 프로 노예림(18)이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 2라운드까지 1~2위를 기록한 박성현과 재미동포 노예림은 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릭 앳 오나이다(파72, 6,64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 3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여 공동선두(중간합계 20언더파 196타)를 유지했고, 노예림도 박성현을 상대로 기죽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3타를 줄여 1타 차 5위(19언더파 197타)로 선두권을 지켰다.
노예림은 지난해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하고 올해 1월 프로로 전향했으며, 월요 예선을 통해 이번 대회에 출전해 3라운드까지 우승권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박성현은 3라운드 후 노예림과의 플레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정말 놀랐다. 노예림 선수가 한국말을 잘해서 대화를 나눴다.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만) 17살이라고 하더라. 어리지만 스윙이 정말 좋고 플레이도 좋았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가 17살 때는 그렇게까지 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노예림은 "박성현 선수의 경기를 보는 건 정말 즐거웠다. 매우 친절했고 그녀의 장타가 매우 인상 깊었다. 버디도 많이 잡아냈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노예림은 "사실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스스로 내 경기에만 집중하고 리더보드나 다른 것들에는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박성현 선수의 훌륭한 플레이를 보니 왜 세계랭킹 1위인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또 "(박성현이) 15번 홀에서 더블보기, 16번 홀에서 보기를 했는데 '와 그녀도 실수하는구나,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인 박성현은 전(前) 세계랭킹 1위를 지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펑샨샨(중국), 또 티파니 조(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예림은 이를 1타 차로 맹추격 중이다.
'예리미 노'라는 미국 이름을 쓰는 노예림은 "정말 기분이 이상하다. 이런 위치에 있을 거라곤 예상 못 했다. 최종 라운드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재미동포 노예림은 2000년 로렐 킨, 2015년 브룩 헨더슨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월요 예선을 거친 우승자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지난달 30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또 올 시즌 처음으로 3승 고지를 노린다.
하지만 우승자가 누가 될 것이라고 쉽사리 예측하긴 힘들다. 워낙 버디 친화적인 코스인 데다가 공동 선두 그룹부터 공동 10위까지 4타 차에 불과하다. 선두와 2타 차 공동 6위 양희영, 4타 차 공동 9위 김효주도 역전 우승 가능성이 있다.
박성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8일 오전 5시 15분에 쭈타누깐과 최종 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노예림은 그 앞 조에서 양희영과 함께 오전 5시 5분에 경기를 시작한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