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이 72홀 노보기 플레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승을 거둔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로라의 마그나 골프클럽(파71, 6,67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2위 니콜 브로흐 라르센(덴마크) 5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고진영은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 컵, 4월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과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시즌 4승째를 기록했다. 고진영의 LPGA 통산 6승이다.
특히 고진영은 72홀 동안 보기 없이 버디만 26개를 잡아내며 2015년 박인비(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처음으로 72홀 노보기 우승을 차지했다.
LPGA에 따르면 고진영은 우승 공식 기자회견에서 "72홀 보기 없는 라운드는 처음이다. 정말 멋진 경기였다. 17번 홀에서 버디를 하고 우승을 예감했다. 한국 팬들도 많이 와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AIG 브리티시 여자오픈 3라운드 2번 홀부터 포함하면 106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다. 고진영은 "그 사실은 어젯밤 친구에게 듣고 알았다"며 "오늘 노보기 플레이를 하려는 목표를 잡았다. 9번 홀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고진영은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9번 홀이었다고 돌아봤다.
고진영은 9번 홀(파5)에서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했는데 볼을 그만 오른쪽 트러블 지역으로 보내고 말았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해야 했고 핀까지 63m 거리의 러프에서 네 번째 샷을 한 고진영은 볼을 핀과 1.2m 거리에 붙여 파를 지켰다.
고진영은 "엄청난 파 세이브였다"고 자평했다.
이후 고진영은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6개를 몰아 잡으며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행진했다.
고진영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만난 퍼팅, 쇼트게임 코치 가레스 라플레프스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고진영은 "작년 최종전 CME 글로브 챔피언십 이후 라플레프스키 코치를 만나 2주 정도 함께 훈련하면서 쇼트게임을 다듬었다. 그는 매주 대회장에 와서 코스 안팎에서 날 도왔다. 매번 내 퍼팅 세트업이나 치핑 세트업, 볼 위치 등 모든 걸 체크해준다. 고맙다는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앞서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 캐디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연습 라운드도 제대로 못 했고, 프로암에서 아홉 홀을 돌아본 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나흘 내내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면서 "올해 (남은 8개 대회 중) 4~5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남은 대회에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중 하나가 오는 30일 열리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이다.
고진영은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포틀랜드 클래식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 친구들, 부모님, 매니저와 함께 술 한잔하며 축하 파티를 할 것"이라며 자축 계획도 밝혔다.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브룩과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그린을 올라오던 장면도 설명했다. 고진영은 "많은 캐나다 팬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었고 브룩에게 '이 팬들이 다 널 위해 응원하는 팬들이다'라고 말했더니 브룩이 '아니야, 널 응원하는 거야'라고 말해 서로 웃었다"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