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교린(20)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 경쟁자인 이가영(20)의 퍼터를 빌려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2000만 원) 정상에 올랐다.
박교린은 8일 경기도 용인시의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 6,672야드)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하고 우승을 차지한 뒤 이가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교린은 "최근 몇 주 동안 퍼터가 너무 말을 안 들었다. 그래서 (이)가영이에게 최근 핫하다는 퍼터(오디세이 오웍스 센터퍼터)를 빌려서 ‘한화 클래식’ 때부터 사용했다. 오늘 가영이가 자신의 퍼터로 우승했으니 저녁을 사라고 했다"며 웃음 지었다.
박교린과 이가영은 올 시즌 신인상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교린은 이번 우승으로 신인상 랭킹 8위에서 7위로 올라섰고, 이가영은 6위를 기록 중이다.
박교린은 "2019시즌에 루키로 올라와서 우승까지 해서 굉장히 기쁘다. 그간 정규투어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 대회에 임했지만 오늘 전까지 그렇다 할 결과물이 없었다. 최근 2주 동안 손에 피를 흘릴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 오늘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주변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54홀에서 36홀로 축소됐고, 박교린은 조아연, 이승연, 유해란, 임희정에 이어 올 시즌 5번째 신예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박교린은 이번 우승 전까지 58위에 머물러 있어 다음 시즌 시드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그래서 7월부터 드림투어를 병행했고, 드림투어 with 영광CC 1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박교린은 "3주 쉴 때 드림투어에 참가했다. ‘KLPGA 2019 KBC 드림투어 with 영광CC 1차전’ 대회는 상금이 컸다(총상금 2억 원, 우승상금 3천6백만 원). 아무래도 1부 시드 유지가 불안했다. 일단 뭐든 잘하면 좋으니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박교린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승상금 1억2000만 원을 받아 상금 랭킹 23위(약 1억8900만 원)로 뛰어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시드까지 확보했다.
박교린은 "운이 좋았다. 이번 우승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고 인정하면서도 "연습을 많이 했더니 나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그리고 나의 장점인 샷을 최대한 살려서 좋은 성적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전에는 특정 한 홀에서 트리플보기 등의 나쁜 스코어가 나오면 전체적인 성적을 망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 연습 라운드를 돌며 코스 공략을 안정적으로 세팅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코스 메이킹의 중요성을 깨우쳤다. 앞으로 큰 교훈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교린은 끝까지 신인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박교린은 "시드 확보가 목표였지만, 이제 우승을 계기로 신인상 경쟁에 한발 다가갔다.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았기 때문에 신인상 수상을 목표로 열심히 치겠다. 앞으로도 우승의 기회가 다가오면 잡을 것이다"며 "(국가대표 생활을 같이한 이가영, 임희정, 박현경)과 같이 생활을 해서 그들의 실력을 안다. 충분히 우승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다만 누가 더 멘탈이 좋은가, 경험이 많은가의 차이다. 나도 이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으니, 그들과의 경쟁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