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고 굴곡 없는 플레이를 하며 서로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재앙이 다가온다. 까다로운 드라이브 샷이 요구되는 홀에서 파트너가 힘껏 휘두른 티 샷이 물속으로 직행하고 만다. 그는 당신을 바라보고 끔찍스러운 말을 뱉어낸다.
“미안, 파트너. 자네 스스로 알아서 하게.” 그 순간 당신 어깨에 엄청난 골프의 중압감이 느껴진다.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친 샷도 친구를 따라 물속으로 다이빙해버린다.
당신은 현재 1 대 1 매치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가 친 볼은 OB 지역에 떨어지고 만다. 따라서 드라이브 샷을 안전한 곳에 떨어뜨리기만 해도 그 홀에서 이길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그런데 어떤 일이 벌어지나? 그의 뒤를 이어 OB 지역으로 볼을 날리는 것이다.
파트너 혹은 상대가 실수를 저지른 직후 당신이 볼을 칠 차례일 때는 잠깐 숨을 돌리고 계획을 세워라. 여기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① 이를 기회로 받아들여라. ‘오, 이런, 온전히 내 책임이 됐잖아!’ 하는 식으로 문제를 봐서는 안 된다. 이런 자세는 자신의 정신력을 갉아먹을 뿐이다. 경험이 풍부한 골퍼는 팀 경기를 할 때 파트너끼리 서로 사과를 하지 않기로 미리 약속한다. 상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② ‘내가 도움이 될 차례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도한 긴장을 유발한다. 그저 평소와 다름없이 샷을 준비하는 과정을 따르라. 이는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볼 앞에서 몸이 굳으면 안 된다. 발을 움직이고 왜글을 하라. 평상시의 스윙 템포를 지키는 데 집중하고 평소보다 오히려 더 느긋하게 샷을 하라. 심리적인 부담이 커지면 대부분의 골퍼는 서두르게 된다.
③ 자신이 할 수 있는 샷을 하라. 멋있어 보이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한 클럽 덜 잡고 플레이하더라도 볼을 안전한 곳에 떨어뜨리도록 하라. 이런 플레이는 자신감을 키워줘 위기 상황을 잘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모리스 피컨스 박사는 “상황을 대단치 않게 여겨라”고 조언한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느껴질 때는 자신에게 감성적인 말이 아니라 물리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말하라. 1m 퍼트를 앞두고 ‘자, 1홀 앞선 상황을 유지하자’가 아니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퍼트야’라고 말하는 것이다.
샷을 냉정함을 유지하고 풀어내야 하는 산수 문제처럼 생각하라. 단 분명하게 타깃에 집중한 다음 스윙하라. 타깃을 더 자주 볼수록 리듬이 흐트러지고 마음속에 의문이 고개를 쳐들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 릭 스미스는 골프다이제스트의 티칭 프로다.
글_릭 스미스(Rick Smith)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