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배포가 드러나는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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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배포가 드러나는 스윙
  • 고형승 기자
  • 승인 2019.10.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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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최고 신인의 스윙에 대해 베스트 교습가 고덕호에게 물었다. 그는 임성재(21, CJ대한통운)의 스윙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보인다고 평했다.

임성재의 시그너처 스윙은 독특하다. 천천히 기를 끌어모으듯 백스윙을 한 후 임팩트로 내려간다. 스윙 템포가 일반적이지 않다. 하나-둘이 아닌 하~~~나-둘의 느낌이다. 

교습가 고덕호는 “백스윙 템포가 무척 느리다. 느낌만으로는 박인비의 스윙과 비슷하다. 백스윙도 업라이트(지면과 수직에 가까운 상태)하게 올라간다. 이것은 데이비드 레드베터가 리디아 고에게 가르친 A 스윙과 같은 원리다”라고 설명했다. 

임성재의 백스윙과 피니시는 업라이트한 편이다. 그러면 공의 방향성이 좋아진다. 하지만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그렇게 스윙하면 스윙 플레인(면)이 너무 세워지면서 효율적으로 공을 때리지 못한다. 이는 거리 손실로 이어진다. 계속해서 고덕호의 분석이다. 

“임성재나 박인비처럼 체구가 큰 선수들은 근력이 좋고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충분히 상쇄된다. 업라이트로 천천히 하는 스윙은 선수들이 자신의 체형에 잘 맞는 스윙을 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임성재가 처음부터 백스윙을 천천히 한 것은 아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동하면서 좁은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기 위해 스스로 스윙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웹닷컴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그는 자신의 바뀐 스윙을 꼽기도 했다. 

고덕호는 그의 스윙에서 상당한 배포가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그의 말이다. 

“PGA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포가 커야 한다. 세계적인 선수와 맞붙을 때가 많으니까 그 중압감을 잘 이겨내야 한다. 임성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모습을 보면 배포가 크다는 게 느껴진다. 마치 예전의 배상문을 보는 느낌이다.”

선수는 자신의 골프 스윙을 만들어갈 때 다른 선수의 스윙을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당시의 유행이라는 걸 따르게 되고 교과서 같은 스윙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도 임성재가 독특한 템포의 스윙을 할 수 있다는 건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고덕호의 설명이다.

“요즘 젊은 선수들을 보면 스윙이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 모두 교과서 스윙을 하는데 그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스윙을 고수한다는 것은 정신력이 무척 강하다는 방증이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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