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거머쥔 한국 남자 골프 신예 이재경(20)이 롤모델 김시우(24)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배울 점을 되새겼다.
1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75만 달러, 약 115억 원) 2라운드가 열린 제주 서귀포시의 클럽 나인브릿지 연습 그린. 김시우가 2라운드를 마치고 퍼팅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 옆에 익숙한 얼굴이 김시우의 연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바로 이재경이었다. 이날 김시우의 18홀을 모두 따라다니며 직접 봤다는 이재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경은 "확실히 위기가 왔을 때 쇼트게임이 좋았다. 유틸리티로 굴리기도 하는 등 많은 경험을 통해 다양한 코스 공략을 하는 점이 놀라웠다. 갤러리 하면서 더 배우는 게 있다. 오늘도 (김)시우형 경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내년 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를 준비할 예정이라는 이재경은 "형한테 많이 물어봤다. 형이 미국은 잔디가 아예 다르다며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김시우가 알려준 팁 중 하나는 그립을 쥔 양손이 공보다 앞쪽으로 나가 있는 상태인 '핸드 퍼스트'를 고치라는 것.
이재경은 "어프로치 할 때 핸드 퍼스트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샷이 박히는 경향이 많다. 백스윙 때 손이 바깥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어, 시우 형이 손을 일자로 놓고 헤드를 살짝 열고 안쪽으로 스윙하면 뒤땅이 덜 난다고 알려줬다. 기본적으로 굴리는 것도 형한테 배웠다. 퍼터 그립을 잡을 때 무슨 느낌으로 잡냐 이런 것도 물어봤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더니 "형이 바빠서 짧은 시간에 많이 물어봤다"며 웃어 보였다.
이재경은 "시우 형의 남은 라운드를 다 갤러리 할 예정이다. 시우 형과 같은 조인 브룩스 켑카(미국)도 봤는데 역시 톱 선수들은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내년에 KPGA에서 잘해서 더 CJ컵 출전권을 획득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좋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1~3위는 더 CJ컵에 출전할 수 있다.
자신을 잘 챙기는 김시우를 보며 또 다른 꿈을 갖게 된 이재경. 이재경은 "나도 PGA 투어에 가서 잘하게 된다면, 어린 선수들이 궁금한 것 있으면 알려주고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이재경이 인터뷰를 마치자 연습 그린으로 모여든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그린을 떠났다. 그러면서 이재경에게 같이 가자고 손짓했다. 선배다운 모습이었다.
김시우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이재경 프로가 오늘 응원 온 걸 봤고 연락도 자주 한다. 플레이를 봤는데 거리도 많이 나고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PGA 투어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라고 후배를 칭찬했다.
이재경뿐만 아니라 미국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을 향해서도 "다들 잘하고 있다. 내가 PGA 투어에 온 뒤 임성재 프로가 왔고 첫해에 나보다 더 잘했다. 앞으로 많은 선수가 콘페리 투어에 진출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는다면 최경주 프로님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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