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제주도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75만 달러, 약 115억 원)에서 2년 만에 우승을 탈환한 저스틴 토머스(26, 미국)가 "한글로 내 이름 쓰는 법을 연습하겠다"고 밝혔다.
토머스는 20일 제주 서귀포시의 클럽 나인브릿지(파72, 7,24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13번 홀까지 대니 리(뉴질랜드)와 팽팽하게 공동 선두를 이어가던 토머스는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 대니 리가 흔들려 우승을 확정 지었다.
토머스는 "대니 리가 워낙 잘 쳤다. 내가 상승세를 타면 대니 리가 따라붙어 힘들었다. 하지만 17번 홀 보기를 빼면 샷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 우승 요인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대니 리가 먼 거리 이글에 성공할 뻔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던 토머스는 "솔직히 대니 리가 그 이글 퍼트를 잡았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좋은 퍼트감을 보여줬다. 18번 홀에서 대니 리가 그린에 볼을 잘 올리면 밀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글 퍼트가 굴러가는데 정말 들어가겠다 싶었다. 홀을 맞고 나왔을 때 안도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14번 홀이 큰 전환점이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샷이 14번 홀에서 나왔다. 65야드만 남았지만 깨끗하게 샷 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 홀에서 버디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더 CJ컵에서 2년 만에 우승을 탈환하며 PGA 통산 11승 중 4승을 아시아에서 거둔 토머스는 "아시아에서 잘 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코스를 좋아하고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차이점이라면 소고기를 더 많이 먹는 것?"이라며 "2주 동안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세 번 열린 더 CJ컵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토머스는 "코스가 특정 유형의 플레이에 맞는 건 아니다. 나와 브룩스 켑카(미국)가 우승한 걸 보면 장타자에게 유리한 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이언 샷감도 좋아야 하고 그린에서 그린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다단계로 이뤄진 그린이 많아서 볼을 잘 올려야 하고 바람이 관건이 되는 코스여서 볼 컨트롤이 중요하다. 이런 걸 잘했기 때문에 두 번 우승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1번 선두로 나서 8번 우승한 토머스는 젊은 선수 중 '베스트 클로저'라고 불린다는 말엔 "아직 통산 11승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칭호가 나에게 맞는지 모르겠다. 40승 이후면 기꺼이 받을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하더니 "그간 경험을 쌓으면서 최대한 많은 걸 배우고 성장하려고 했던 점이 비결이다. 우승을 놓친 때를 돌아보며 배우려고 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은 했지만 찬찬히 돌아보고 점검할 것이다. 이렇게 나를 발전시킨다면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토머스는 트로피에 우승자 이름을 한글로 새겨 더욱 특별한 우승 트로피를 하나 더 가져가게 됐다.
토머스는 "한글로 아직 완벽하게 내 이름을 쓰진 못하지만 내년까지 1년 연습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배우려고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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