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그를 ‘신동’이라 불렀다. 그런데 10년 후 그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치 외계인이 실험하기 위해 잠깐 데려가서 그의 뛰어난 능력이 탐나 빼앗은 것처럼. 신동이라는 수식어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름도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섯 살이던 그는 B612 소행성에서 온 어린 왕자처럼 생각이 자유로웠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의 비범함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더니 결국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진정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 됐다. 그 시절 어린 왕자의 영혼이 빠져나와 자신의 별로 돌아간 것처럼 껍데기만 남겨진 채.
그렇다. 그는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골프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하지만 몇 년 후 그는 깨달았다. 이 세상에 아니, 자신의 동네에만도 그런 아이는 넘치고 넘친다는 걸. 대회에 출전해 자신의 이름보다 항상 위에 놓인 이름을 보면서 자괴감과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은 ‘실패한 인생’이라며 낙담했고 결국 골프 클럽을 더는 잡지 않았다. 그는 지금 자그마한 회사 책상에 앉아 넥타이를 반쯤 풀어놓은 채 퀭한 눈으로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어떤가. 혹시라도 ‘내 아이는 절대 그럴 리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골프 대디나 골프 맘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아이는 현재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가. 자, 지금부터 몇 가지 조건을 나열하겠다. 그중 하나라도 해당되지 않는 게 있다면 그 아이는 ‘신동’이 아닐지도 모른다. 너무 냉정하게 표현해서 놀랐는가. 아니다. 그것이 서로의 정신 건강에 좋다.
신동은 타고난 것이다?
신동은 초능력을 발휘하는 아이를 뜻하는 게 결코 아니다. 신에게 부여받은 것과 같은 아주 특별하고 비범한 (잠재)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인간에게는 늘 그렇듯 변수가 존재한다. 그건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골프 관련 종사자 중 대학교수, 심리 치료 전문가, 골프 교습가, 프로 골퍼 등 20여 명에게 ‘골프 신동의 조건’에 관해 문의했다. 당연히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 결과를 취합해 분석해본 결과 크게 세 가지 조건으로 좁혀졌다. 그것은 바로 뛰어난 운동신경과 의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환경이다. 아마 대충 예상한 답변도 있을 것이고 의외의 부분도 있을 것이다.
먼저 신동의 세 가지 조건에 관해 알아보기 전에 반드시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필수 조건이라고 언급한 것이 하나 있다. 답변을 내놓은 전문가 집단 20여 명이 공통으로 강조한 부분은 ‘가르쳐주지 않아도’이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몸이나 머릿속에 동작 회로를 갖추고 있어 그것을 적재적소에 이어 붙이고 기름칠만 잘해주면 제대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식탁에서 어른들이 하는 젓가락질을 보고 한 번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흉내 수준이 아니라 완벽하게 따라 한다든지 처음 듣는 음악에 몸을 흔드는데 ‘정박’에 맞춰 계속 움직인다든지 난생처음 장난감 배트를 휘두르는데 하체가 흔들리지 않고 볼을 치는 타이밍을 잘 읽어낸다든지 하는 것만 봐도 전문가들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대로 신동의 첫 번째 조건인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신경은 주로 유전학적인 문제인데 부모의 운동신경이 뛰어나면 자식은 그걸 아주 일부라도 물려받게 된다.
다수의 프로 골퍼를 만들어낸 교습가는 “뇌에서 어떤 동작을 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몸이 그 동작을 만들어내는 데까지 짧은 시간이 걸린다는 건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라면서 “어린 나이일수록 생각과 동작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코치가 하는 동작을 그대로 흉내 내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고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덜컹거리지 않고) 움직이는 아이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 아이는 신동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주니어 골퍼를 가르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모 교습가는 “사실 평소에도 센스가 있는 아이라면 운동에 관한 센스도 뛰어나다고 봐야 한다. 교습가에게 배운 동작을 쉽게 이해한다는 뜻이고 향후 필드에서 영리하고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교습가나 부모가 구별해야 하는 부분은 ‘센스가 있다는 것’과 ‘눈치가 빠르다’는 것이다. 운동 센스는 눈치가 빠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5년 전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후 현재는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근무하는 프로 골퍼는 아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신동에 관해 정의를 내렸다. 그의 말이다.
“대부분 하나를 잘하는 아이는 거의 모든 종목을 잘한다. 야구나 축구나 골프는 히팅 포인트가 비슷하다. 평소 굴러가는 공을 발등으로 차는 동작만 봐도 그 아이가 운동신경이 있는지 없는지 가늠할 수 있다. 히팅 포인트가 뭔가 남다르다면 골프에서 임팩트 타이밍은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
방송에서 리포터로 활약하고 있는 프로 골퍼는 “사실 신동이 되려면 무엇보다 신체 조건이 좋아야 한다. 어릴 때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기본 골격과 팔다리 길이는 예측 가능할 정도로 눈에 보이는 부분이다. 부모의 운동 이력과 신장은 아이가 그대로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교습가 라이선스를 획득한 골프 코치는 “골프 스윙은 순간적인 힘을 사용한다”면서 “순발력은 훈련으로 향상시킬 수 있지만 타고난 기질이 더 중요하다. 물건이 떨어질 때 순간적으로 낚아채는 데 능하다거나 볼이 얼굴로 날아갈 때 손을 뻗어 쳐내는 능력은 순발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른이 자신의 눈높이에서 골프볼을 떨어뜨릴 때 아이가 땅에 닿기 전에 그 볼을 잡을 수 있다면 그건 대단한 능력이다. 다섯 번 중 두 번 이상 성공한다면 그 아이는 바로 운동을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해외 라이선스를 보유한 교습가는 ‘거리감’에 관해 언급했다. 그의 말이다.
“요즘 아이들이 구슬치기를 많이 하면서 자라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거리감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던져서 넣어보라고 해도 간단하게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혹은 잔디밭에서 목표 지점을 설정해놓고 골프볼처럼 다소 무게가 나가는 물체를 굴려보라고 해도 체크가 가능하다. 원하는 목표 지점으로 정확하게 또는 알맞게 보내는 능력이 있는 아이는 신동의 조건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최근 자신의 아이도 골프를 막 시작했다는 프로 골퍼는 “가장 중요한 건 하체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석의 골프 스윙이 아니더라도 클럽을 잘 휘두르는 아이는 하체가 흔들리지 않고 밸런스가 잘 잡혀 있으며 하체의 힘을 상체로 끌어올리는 능력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경우다. 그럼 신동이라고 부를 만하다.”
대학교수 중 한 명은 하체 밸런스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론을 들려줬다. 그의 말이다.
“하체의 밸런스. 이건 동양 문화권에 사는 사람과 서양 문화권에 사는 사람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애지중지하며 아이를 키우는 문화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제 막 서기 시작한 아이는 자신이 의지할 곳을 붙잡고 일어서서 한참을 자신의 오른발과 왼발에 힘을 번갈아 실어보다 간혹 균형을 잃어 넘어지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부모가 그 과정을 방해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혹시라도 아이가 넘어져서 다칠까 봐 사고의 흐름을 끊어버린다. 힘겹게 밸런스를 잡고 있는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린다. 그럼 그 아이는 앞으로도 밸런스를 잡기 위한 노력을 애써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제아무리 뛰어난 신체를 물려받았더라도 부모의 잘못된 행동 하나 때문에 평범한 아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국가 대표 출신의 프로 골퍼는 밸런스와 함께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이 바로 신체 리듬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몸이 정상적인 템포에 움직이는 것은 리듬감을 지니고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운동선수가 음치인 경우는 있어도 ‘박치’인 경우는 드물다. 몸뿐만 아니라 클럽을 가지고 노는 리듬감도 중요하다.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천천히 템포에 맞춰 휘두르는 아이는 신동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은 무엇이 특별한가
신동의 첫 번째 조건인 ‘운동신경’에 관해 알아봤다. 그럼 그다음 조건인 ‘의지’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실 의지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은 넓은 의미의 멘탈(정신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신력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의지에 관한 부분을 전문가 집단이 가장 강조했기 때문에 별도로 빼낸 것이다.
그들이 언급한 부분은 집중력이나 승리욕, 성실한 태도, 끈기 등 다양했다. 물론 다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지만 이것을 하나로 묶는 단어가 바로 ‘의지’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의지,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집중도 하는 것이고 승리욕도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성실하게 훈련받고 끈기 있게 연습한다.
5년 이상 주니어 골퍼를 레슨하고 있는 교습가는 “일단 생활 습관을 유심히 살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10세 전후의 아이들 열 명 중 아홉 명은 지는 걸 싫어한다. 승리욕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은 대부분 그렇다. 따라서 지고 난 이후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신동의 기질이 있는 친구는 왜 자신이 졌는지 원인을 파악하고자 주변 사람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바로 다음 연습으로 들어간다. 그것이 일반 아이와 신동의 차이점이다”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긍정적인 승리욕에 관해 덧붙였다.
“분해서 눈물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신동은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칭찬받으려고 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만족을 위해 한 것이기 때문에 그 아이는 ‘진 것’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 그리고 다음에 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원인을 먼저 분석하고 자신이 이전보다 나아지길 원한다. 그것이 바로 긍정적인 승리욕이다. 칭찬을 받기 위해 하는 행동인지 자신이 나아지길 바라고 하는 행동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냐고? 그건 심한 말로 반려견이나 반려묘만 키워봐도 알 수 있다.”
집중력에 관해 언급한 전문가가 많았는데 이 부분은 약간 의견이 엇갈린다. 집중력이 신동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 전문가가 있는 반면 그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방송 활동으로 요즘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프로 골퍼는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이다.
“보통 아이들은 볼 몇 개 치고 딴짓을 한다. 그런데 1시간씩 같은 자리에서 계속 볼만 치고 있는 아이는 확실히 달라 보인다. 지금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민휘가 그랬다. 그는 초등학생 때 어른보다 집중력이 더 뛰어났다. ‘아기상어’ 노래가 흘러나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볼만 바라보고 휘두르는 아이가 있다면 신동의 기질이 다분하다.”
또 다른 프로 골퍼 역시 집념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골프는 오랜 시간 견디는 집념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집중력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을 내는 전문가도 있었다. 그는 이렇게 반박했다.
“집중한다는 것은 무언가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하는데 그 점에 난 동의하지 않는다. 어른은 못하지만 관심이 있는 것에 관해서는 1시간 이상 고도로 집중하는 아이가 의외로 많다. 그것으로 신동을 판단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집중력이든 승리욕이든 우리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의지’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는 몇 가지 행동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멘탈 트레이너 중 한 명은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것을 오히려 즐기고 더 잘하고자 한다면 1단계 정도의 의지를 가진 아이다.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옷을 입고 연습하러 갈 채비를 하고 있다면 2단계 의지를 보이는 아이다. 골프 채널에서 나오는 스윙 동작을 따라 하면서 누가 옆에서 불러도 동작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그건 3단계 정도의 의지력을 갖춘 아이다. 마지막 4단계는 자신의 의지와 각오를 일기에 써서 표현하는 아이다”라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골프를 하고자 하는 아이, 골프를 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아이는 일단 골프 신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골프 신동의 마지막 조건은 ‘지속 가능한 환경’이다. 이건 어쩌면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답변이지만 가장 현실적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단지 금전적인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환경을 뜻하는 게 아니다.
앞서 대학교수가 든 예시에 나온 넘어지기 직전의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는 부모 밑에서 신동이 계속 자란다면 그는 더는 신동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아이가 신동임을 알아챌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알았다고 한들 그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른 두 가지 조건인 ‘운동 능력’과 ‘의지’는 아이 중심적인 조건이라면 전문가 집단이 말한 ‘지속 가능한 환경’은 어른 중심적인 조건이다. 타고난 것이라기보다 어느 정도 노력으로 변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또 반대로 그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아 골프 신동이 필드가 아닌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인생을 보낼 수도 있다.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프로 골퍼는 “환경이라는 게 사실 동기부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짝꿍이다. 신지애를 예로 들어보자.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어머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또 다른 하나의 환경이 그에게 만들어졌다. 그가 꼭 성공해야만 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이 아니면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나는 상황이었다. 그런 아주 특이하고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신동의 잠재력이 무한대로 폭발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어 프로 출신 방송인은 “일곱 살짜리 아이가 드라이버 샷을 힘 있게 날리면 우리는 대부분 그 옆에 가서 신기하게 바라보며 ‘와, 신동이네’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릴 때 그렇게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아이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부모가 ‘내 아이는 신동이다’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했으면 그 아이가 관심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이 늘 신동이기를 바라고 변함없는 실력을 사람들 앞에서 선보이리라 기대한다”고 다소 격앙된 톤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 나이 때는 모두가 신동이고 신동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타고난 사람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 잘못된 방향의 기대와 관심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모가 ‘내 아이는 신동이 아니었네’라고 깨닫는 순간이 오면 실망감이 클 것이다. 오히려 부정하고 싶어서 아이를 다그치기 시작한다. 그러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고 뒤로 숨어버린다. 그 아이는 커서 국내 투어 상금 랭킹 50위권 선수도 되지 못한다. 그건 전적으로 부모의 탓이다. 제대로 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말은 꼭 하고 싶다면서 뜸을 들였다.
“나도 어릴 때 신동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난 타이거 우즈가 될 수 없었다. 박세리처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선수가 될 수 없었다. 신동이라는 말은 진짜 신동이 아닌 사람을 힘들게 하는 수식어일 뿐이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일러스트_김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