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에서 6승을 쓸어 담은 스즈키 아이(24)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 랭킹 1위 신지애(31)를 불과 7700만 원 차이로 맹추격했다.
스즈키는 10일 일본 시가현의 세타 골프클럽(파72, 6,608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토토 저팬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3월 요코하마 타이어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둔 스즈키는 6월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과 니치레이 레이디스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8월 니토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추가했다.
왼손 부상으로 4주간의 휴식을 가진 뒤 최근 투어에 복귀한 스즈키는 복귀 두 대회 만인 히구치 히사코 미쓰비시 대회에서 시즌 5승째를 거뒀고, 토토 저팬 클래식에서 2주 연속이자 시즌 6승을 올렸다. JLPGA 투어 통산 15승째다.
스즈키는 2015년 시즌 7승을 거뒀던 이보미 이후 4년 만에 한 시즌에 6승 이상을 달성하면서 시부노 히나코(21)를 제치고 상금 순위 2위(1억2663만5165 엔, 약 13억4000만 원)에 올랐다.
특히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신지애를 725만1530 엔(약 7700만 원) 차이로 압박하고 있다. 신지애는 토토 저팬 클래식에서 공동 40위로 부진했다.
JLPGA 투어의 남은 대회는 세 개. 충분히 상금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스즈키는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을 위해 세계 랭킹 20위 안에 들어가고 싶고 일본 투어 상금왕에 오르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2013년 JLPGA 투어에 데뷔한 스즈키는 당시 안선주, 이보미, 신지애 등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일 때에도 일본의 자존심을 지킨 선수였다.
2016년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던 스즈키는 상금 랭킹 상위 자격으로 LPGA 메이저 대회 등에 15번이나 출전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US 여자오픈엔 네 번 출전해 올해 공동 22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이었고, 세 번 나선 AIG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선 2017년 공동 14위에 오른 게 가장 높은 순위였다.
ANA 인스퍼레이션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각각 55위, 76위에 그친 바 있다.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드린 끝에 홈 코스의 이점을 안고 LPGA 대회에서 우승한 스즈키는 오는 2020년 LPGA 투어 풀 시드를 획득했다. 스즈키는 "LPGA 투어는 내 꿈이니까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문제도 있고 가족과 상의해야 한다. 또 이동, 음식 등의 문제도 있다. 가고 싶은 마음은 70%이지만 모든 걸 고려하면 20% 정도 된다"라고 고민했다.
스즈키보다는 후배들이 먼저 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타오카 나사, 시부노 히나코 등 황금 세대가 바로 그들이다. 하타오카는 LPGA 퀄리파잉(Q) 스쿨을 통해 LPGA 투어에 진출했고, 시부노는 올해 JLPGA 투어에 데뷔한 신예인데 덜컥 LPGA 메이저 대회 AIG 브리티시 여자 오픈 정상에 올라 버렸다.
올해 JLPGA 투어 내에서도 20대 초반 황금 세대의 활약이 눈에 띄는 가운데, 20대 중반의 스즈키가 시즌 6승을 거두며 중심을 잡고 있다.
스즈키는 지난해 이정은이 처음 출전한 JLPGA 투어, 그것도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 파스 컵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자, "처음 일본 투어에 온 선수에게 우승을 내줄 순 없다"라고 투지를 불태웠을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스즈키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일본 투어의 레벨을 올리고 싶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