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송이(29)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감격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안송이는 지난 10일 충청남도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2, 6,63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데뷔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는 "전반에 흐름이 좋지 않아 위기도 있었는데 잘 극복하고 10년 만에 우승해서 좋다. 기다려주신 팬들께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송이는 "14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2등 정도 됐겠구나 생각했다. 우승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16번 홀에서 8m 슬라이스 라이의 버디 퍼트가 정말 운 좋게 들어가면서 나에게도 우승 찬스가 온 건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안송이는 "우승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전까지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있었다. 카메라 울렁증도 극복한 것 같다. 울렁증이 심해서 힘들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이 생겨 털어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같은 후원사의 전인지의 응원도 소개하며 "14번 홀에서 보기 하고 때마침 만났다. 그때 인지가 '언니, 결과 생각하지 말고 그냥 쳐'라고 했고,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힘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10년 동안 정규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준우승 세 번을 기록한 안송이는 우승 기회에서 흔들려 우승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안송이는 "우승권에 가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게 많았다.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다. 순위에 가면 몸이 많이 떨려서 스윙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올 시즌 하반기부터 함께하고 있는 캐디(장서원)가 스윙 코치까지 겸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동생인데 친구같이 지낸다. 오늘 1번 홀부터 긴장을 풀어주고 편하게 해줬다"라고 밝혔다.
안송이는 캐디 장서원의 조언으로 힘 빼는 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안송이는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캐디가 캐치하고 힘 더 빼라는 말 해줬다. 그때 내가 힘이 많이 들어갔다는 걸 알았다. 좀 더 부드럽게 치라고 조언해준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20대의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안송이는 "한국에서는 30대가 되면 노장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30대도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고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또 항상 응원해주고 안타까워해줬던 선·후배, 동료들을 위해 고깃집을 빌려 크게 쏘겠다고 덧붙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