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노 단조는 자부심이다 [Equipment: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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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 단조는 자부심이다 [Equipment:1604]
  • 김기찬
  • 승인 2016.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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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 단조는 자부심이다 [Equipment:1604]

사진_한국 미즈노, 이명호

단조 오타쿠! 단조는 미즈노가 집착하고, 자부하고 열정을 불사르는 단어다.

단조 아이언 공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 있게 전부 보여준 미즈노 공장을 다녀왔다.

글_한원석

대 놓고 속 시원하게 말하겠다. 한국에 들어오는 모든 미즈노 단조 아이언은 완벽한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다. 아이언에 사용하는 철부터 연마, 가공, 마무리까지 미즈노의 협력 업체인 중앙공업과 요로 팩토리로 알려진 미즈노 테크닉스에서 100% 진행된다. 2박 3일의 견학이 끝나고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진실 그리고 팩트다. 미즈노골프는 품질을 고수하고, 단조만을 생각하고, 그리고 단조 아이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건 미즈노뿐만 아니라 단조 아이언의 제작이 시작되는 중앙공업도 마찬가지다. 최고라는 말보다는 좋은 제품, 그래서 아이언은 미즈노를 써야 한다는 명백한 이유를 심어주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확실히 느껴졌다.

루크 도널드는 미즈노 아이언을 사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너싱 필스 라이크 어 미즈노(Nothing Feels Like a Mizuno).” 유일무이로 이 세상에 미즈노 같은 제품은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손맛, 즉 타구감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성능, 품질, 디자인 그 어떤 아이언도 미즈노처럼 만들지 못한단 이야기다. MP-15가 출시된 2014년 루크 도널드는 “미즈노를 좋아하는 이유는 크래프트맨십(장인정신)과 기술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즈노 선수인 크리스 우드도 MP-5를 처음 시딩 받고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MP-4와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맨 처음에 한 말이 필, 바로 느낌이다. 다시 말해 타구감은 미즈노의 생명과도 같다. 퍼포먼스적으로 향상된 다른 부분과 살짝 디자인 차이가 있을지언정 결국 블레이드의 단조 아이언은 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필, 타구감은 미즈노의 그레인 플로 포지드 공법에서 비롯된다. 미즈노와 협력 업체 중앙공업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미즈노와 중앙공업

한마디로 신뢰다. 미즈노와 중앙공업은 1970년대부터 인연을 맺으며 협력해왔다. 1970년대 당시 중앙공업 사장과 담당자가 직접 금형을 싣고 미즈노 테크닉스(요로 팩토리)를 찾아가 “이런 형태의 금형을 제작했으니 미즈노와 일하고 싶다. 받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계속 찾아갔다. 지금도 히로시마의 중앙공업에서 요로 팩토리까지는 차로 6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다. 작은 아이언 헤드 제조를 위해, 그것도 1970년대에 그렇게까지 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후 다른 골프업체에서 함께하자고 제안했는데 단칼에 잘랐다고 한다. 심지어 미즈노에는 그런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믿음과 신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앙공업은 그저 미즈노를 위해, 아니 미즈노의 단조 아이언을 위해 굉장히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함께하고 있다. 미즈노의 클럽 개발 담당자인 도이 가즈히로는 “중앙공업은 미즈노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미즈노의 요구에 대한 자세가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중앙공업도 미즈노의 단조 아이언을 40년간 꾸준히 제작하는 이유가 또 있다. 중앙공업 요시카와 준 사장은 “우리 직원은 자신이 만든 제품이 고객에게 바로 가기 때문에 자긍심이 생기고 프라이드를 갖는다. 이 때문에 단조 아이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관계는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다. 양쪽 다 미즈노 단조 아이언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1 S25CM 재료를 절단하는 작업이다. 6m짜리 강철 둥근 봉을 장치에 물리고, 레이저를 이용해 10인치 길이로 절단한다. 빌렛 한 덩어리로 헤드 하나를 제작한다.

2 그다음 각 빌렛에 1200도의 열을 가한다. 재료를 늘리는 ‘롤’ 공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리저리 늘리고 구부리면 헤드와 호젤의 모습이 대략 갖춰진다. 그레인 플로 포지드 공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3 이렇게 만들어진 빌렛을 단조 금형에 장착하고 1000톤이나 되는 거대한 공압 프레스로 네 차례 찍어 누르는 단조 작업을 거친다.

4 처음에 두 번 단조한 후 쿠키 커터라고 부르는 기계로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5 630톤의 프레스 공정이 진행된다. 클럽이 다시 빨갛게 달아오른 상태에서 가열하고, 두 번째 금형에서 성형해, 이상적인 클럽 모양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도 가장자리를 다듬고  동시에 스코어라인(그루브)을 제작한다.

6 그리고 쇼트라는 표면 처리(Short-Blasting) 공정이 진행된다. 로고라든지 각인이 필요한 부분에 각인을 넣고 마지막은 검수를 진행한다.

그레인 플로 공법은 미즈노 단조 아이언의 자랑이다. 이 특허는 미즈노와 중앙공업의 공동 특허다. 그래서 갑을 관계라기보다는 협력 관계가 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직접 보고 협력하는 관계를 보면 미즈노가 중앙공업이고 중앙공업이 미즈노라고 할 수 있다. 단조 아이언 생산에 있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게다가 둘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 물론 생각도 같다. 단조 아이언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한 세트당 일곱 개, 많게는 열 개의 클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미즈노에서도 중앙공업에 “기계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가능한 한 대체해도 된다”고 했다. 중앙공업도 여기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아이언은 복잡하고 세밀한 작업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에서 손이 많이 간다. 예를 들면 중앙공업에서 하는 해머링이다. 철이라는 소재는 붉게 달아올라서 똑같이 보여도 온도가 각기 다 다르다. 다른 온도의 철을 똑같이 일정한 압력을 가해서 기계로 눌러버리면 어떤 것은 얇고 어떤 것은 두껍게 눌린다. 그러면 헤드 중량에 오차가 커진다. 미즈노에서는 절대 허용하지 않는 오차다. 대신 사람의 손을 거치면 그냥 누르는 것이 아니라 철의 상태를 일일이 보면서 해머의 압력을 조정한다. 세게 누를 때도 있고 약하게 누를 때도 있다. 해머링을 하는 사람을 해머 장인이라고 한다. 최소한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해머링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세심하면서도 중요한 과정이다. 확실한 품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고 투자다. 생각 외로 사람의 손이 가는 부분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선 클럽 개발 담당자 도이 가즈히로는 “프리미엄을 지향해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그저 단조 아이언이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조 아이언을 쓰는 사람들은 정확한 수치를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이 클럽을 손에 쥐었을 때 그 느낌, 쳤을 때 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을 빌려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 가지는 품질이라는 부분이다. 미즈노에서 요구하는 품질의 기준이 무엇보다 높다. 마지막 전수 검사 작업도 사람의 눈으로 확인한다. 중앙공업에서 제작된 모든 헤드는 전수 검사를 한다. 검수하는 것을 보니까 제품의 40%를 되돌려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40% 중에서 거의 90%는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부분까지 잡아낸다. 미즈노는 품질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 느껴졌다. 솔직히 하청업체였으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협력 업체이고 지향하는 바가 같고 이토록 오랜 기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중앙공업의 요시카와 준 사장은 “최선을 다해 만든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자랑할 수 있는 제품이다. 뛰어난 타구감과 품질을 자부하니 여기서부터 미즈노만의 단조 아이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재팬의 두 가지 장점

미즈노 아이언의 타구감은 그레인 플로 포지드 공법과 소재에서 시작된다. 그레인 플로 포지드 공법은 중앙공업의 제작 공정 중 하나이고 앞서 말했듯이 공동 특허다. 원통형의 연철 빌릿(Billet) 단류선을 끊김 없이 한 방향으로 연속되도록 하는 것이 특허의 핵심. 즉, 원통형 연철 빌릿의 한쪽 끝을 압축하며 늘어뜨려 유리병 형태처럼 만든다. 이런 작업이 완료된 후 헤드와 넥 부분을 구부린다. 헤드에서 넥까지 똑같은 숫자의 단류선이 유지되며 소실되는 부분이 없도록 한다. 그 후에 해머링 작업에 들어간다. 미즈노 아이언의 시작은 중앙공업이라고 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리고 중앙공업은 오직 미즈노만을 위해 이런 작업을 한다. 미즈노 클럽 제작 마이스터 노무라 다케시 장인은 “샤프트를 끼우기 위해 호젤을 파내는데 단류선의 손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단류선이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단류선 자체는 살아 있는 것이다. 도이 가즈히로는 “그레인 플로 포지드를 채택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걸리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타구감과 라이 조절에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레인 플로 포지드 공법은 최상의 타구감을 제공하려는 방법이다. 임팩트 때 손의 떨림, 그 느낌을 정확히 전달해준다.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정타와 미스 샷을 확연히 판단해 더 정밀한 샷을 칠 수 있게 해준다. 중앙공업은 미즈노의 자랑이다. 단조 아이언의 핵심이 여기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중앙공업 없이는 미즈노도 없었을 것이다.

 



미즈노 단조 아이언은 1025E라는 소재를 사용한다. 엄밀히 말하면 S25CM이다. S25C보다 더 순수 한 소재다. 인이나 황 같은 불순물이 반 이상 적다. 그리고 탄소 함유량은 0.25%가 가장 적당하다. 오차가 생기면 강도에 차이가 생긴다. 인이나 황의 함유량이 많으면 라이를 조절할 때 주름이 들어간다. 솔직히 좀 과하다 싶다. 하지만 미즈노는 곧 품질이라는 인식이 많다. 품질을 위해서라도 가장 깨끗하고 완벽에 가까운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타구감을 얻게 된다. S25CM은 일본의 아이치제강에서 구매한다. 미즈노 단조 아이언은 소재 구매에서부터 재단, 가공, 제작 그리고 연마하는 마무리까지 전부 일본에서 이루어진다. 미즈노의 단조 아이언은 완전한 메이드 인 재팬이라고 강조할 수 있다. 1 로프트와 라이를 검사하고 조정한다. 모든 헤드는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이 작업은 사람이 직접 한다. 2 1차 연마 과정이다. 헤드를 직접 손으로 그라인딩한다. 솔 호젤 그리고 헤드의 무게를 맞추는 작업이다. 헤드 형상을 마지막으로 검수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3 2차 연마는 1차 연마에서 넘어온 헤드를 부드럽게 만들고 반질반질하게 만드는 폴리싱 단계다. 4 3번 폴리싱 단계에서 넘어온 헤드는 플레이팅과 페이스 블라스트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번호와 로고에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 진행된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조금 있다. MP-15 같은 경우 배지를 부착한다. 이 모든 작업은 전부 사람의 손을 빌린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헤드가 탄생한다.

 

미즈노는 품질이다 에에 몬 쓰쿠리나하래야(ええ もん 作りなはれや). 좋은 물건 만들자. 창업주 미즈노 리하치가 직접 한 말이고 미즈노의 경영 이념이다. 품질을 철저하게 고집한 제품의 제공이다. 철저한 품질에 대한 고집은 중앙공업에서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미즈노 테크닉스의 장인은 더 심했다. 미즈노 아이언에 대해 말하면 바로 좋은 품질이다. 노무라 다케시 장인은 “품질 면에서 어떤 제품에도 절대 뒤지지 않는 클럽이다.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로 타협은 없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만든 아이언은 한 치의 오차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완강했다. 이토우 도모오 장인도 “미즈노 아이언은 좋은 품질에 아름답고 밸런스가 좋은 형상과 기능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들 장인은 중앙공업에서 선수들의 아이언 그리고 커스텀 아이언을 제작한다. 그리고 미즈노 테크닉스에서 마감되는 제품을 내놓기 전에 클럽 헤드를 감수한다. 솔직히 미즈노 단조 아이언에 대한 다른 장점을 말할 만하다. 하지만 다른 장인들도 전부 하나같이 품질을 첫 단어로 내뱉는 것을 보고 더더욱 신뢰가 갔다. 제품 개발팀의 이시이 다카시 부장에게 물었다. 미즈노 아이언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그는 “중독성이 강해서 한번 미즈노 클럽을 쓰면 다른 회사의 아이언을 쓰기 힘들다”고 말했다. 공장 견학을 통해 2016년에서 1960년대로 돌아간 듯하다. 최신의 대단한 뭔가가 있진 않았다. 누구한테는 엄청나게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다. 아직도 옛날 방식을 고집하고 지킨다. 그게 힘이 들어도, 시간이 걸려도 정확한 단조 아이언 그리고 미즈노가 생각하는 단조 아이언을 만들기 위해 타협이란 것은 통하지 않았다. 모든 단계에서 일본스러운 장인 정신이 느껴졌다. 그 감성이 왜 좋게 느껴졌는진 모르겠다. 아마도 미즈노 아이언을 만드는데 들어간 사람의 수고 때문일 것이다. 내 아이언이면 언제든 믿고 사용할 수 있다. 그게 미즈노, 중앙공업 그리고 장인들이 느끼게 하고 싶었던 점일 것이다. 미즈노 제품에 대한 신뢰. 그리고 루크 도널드도 중앙공업을 방문한 후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턴 볼이 안 맞는다고 함부로 클럽을 대하는 일은 한 번쯤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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