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핫한 휴양지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곳이 베트남 다낭과 냐짱 사이에 있는 꾸이년이다. 아직 한국 여행객(골퍼)에게 생소한 곳이지만 겨울 골프를 즐기기에 최적인 골프장이 이곳에 있다. 오현택 골프 여행 칼럼니스트가 FLC꾸이년리조트&골프 마운틴 코스를 소개한다. 추운 겨울, 골프에 굶주린 골퍼에게 선물 같은 골프장이다.
겨울은 골퍼에게 무척 괴로운 계절이다. 겨울이 다가오면 골퍼들의 활동성은 줄어들고 라운드를 즐기러 가는 골퍼의 수는 급감한다. 골퍼나 골프장에나 야속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겨울은 무척이나 덥던 여름만큼 춥고 길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더 걱정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앉아서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추운 겨울, 라운드하지 못해 아쉬운 골퍼의 마음을 달래줄 지상 낙원이 존재한다.
열혈 골퍼를 위한 첫 번째 선물
베트남의 꾸이년 지역에 있는 고급스러운 FLC리조트&골프에 있는 두 개의 골프 코스 중 마운틴 코스(파72, 7101야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FLC리조트&골프는 ‘럭셔리’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리조트 시설을 자랑한다. 골프뿐만 아니라 단순 휴양을 즐기러 오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니클라우스디자인이 설계한 골프장 역시 리조트만큼 근사하게 잘 만들었다. 모두 36홀(오션 / 마운틴)의 골프 코스를 가지고 있어 겨울 훈련 장소로도 아주 적합하다.
베트남의 겨울은 생각보다 뜨겁지는 않다. 30도 이상을 가볍게 넘어서는 한국의 여름을 생각하면 안 된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골프를 즐기기 딱 좋은 날씨. 기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줄 수 있는 날씨가 바로 베트남 겨울 날씨다.
그렇기 때문에 이왕이면 조금 이른 시간에 티오프해 아침 햇살이 빚어낸 멋진 경치를 즐기는 것이 베트남 골프를 제대로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마운틴 코스의 시작은 점점 산을 오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오르막 공략으로 라운드의 시작을 알린다. 페어웨이는 넓은 편이고 한국의 지형과 제법 닮은 익숙한 느낌의 코스가 이어진다.
오르막 코스에서 마주한 아침 햇살의 따사로움은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과 같다. 한국에 있었다면 느끼지 못할 기분 좋은 설렘이 온몸을 감싼다. 산뜻한 기분과 함께 첫 홀을 빠져나갈 수 있다.
두 번째 선물
마운틴 코스 중간쯤부터 엄청난 경사의 오르막 홀을 만나게 된다. 그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 한계가 어디까지일까?’였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형태의 오르막 홀은 드라이버 거리에 자신 있는 골퍼에게 그린까지 최단거리로 치고 싶은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킨다.
필자 역시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한계를 시험해봤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았다. 몸이 덜 풀렸기 때문이라는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사실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강하게 자각한 곳이었다.
쉽지 않은 오르막 티 샷을 마치고 세컨드 샷 지점에서 바라본 꾸이년의 이색적인 풍광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모래언덕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베트남의 따사로운 햇살에 이은 두 번째 기분 좋은 선물이었다.
광활한 대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은 골퍼가 느낄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다. 라운드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받아 든 또 하나의 특권에 앞서 한 플레이의 아쉬운 결과가 말끔하게 잊혔다.
코스 안의 희로애락
FLC꾸이년리조트&골프의 마운틴 코스는 다이내믹함의 연속이다. 골퍼에게 긴장감과 짜릿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오르막과 내리막, 크고 작은 언듈레이션으로 코스 공략의 난도는 분명 어렵다. 한순간이라도 마음을 놓으면 어김없이 스코어카드에 높은 숫자가 아로새겨지는 그야말로 무서운 곳이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골퍼의 덕목 중 하나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던가. 쉽사리 공략하지 못할 것 같던 코스를 자신의 손과 발로 극복하는 순간, 무엇보다 큰 성취감이 보상으로 따라온다.
그렇다고 어려움만 존재하는 코스는 아니다. 때로는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로 시원한 장타를 내지르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골퍼에게 안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코스 곳곳에 숨어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코스를 공략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적응 능력을 키우는 데 딱 좋은 골프장이 바로 FLC꾸이년리조트&골프 마운틴 코스다.
마지막 선물
이 세상 어디든 그리고 무엇이든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다. 인내를 바탕으로 묵묵히 어려움을 극복해나간다면 마침내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설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마운틴 코스도 예외는 아니다.
마운틴 코스의 가장 높은 곳에 발을 내디딘 순간 웅장하게 자리한 FLC꾸이년의 럭셔리 리조트와 해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아! 이 멋진 골프장에서 딱 열흘만 골프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름다운 절경을 앵글에 담으면서 “떠나기 싫다”는 말을 여러 차례 되뇌었다.
18번홀에서는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서운한 감정이 밀려왔다. 이 멋진 곳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면 더 진한 여운이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
FLC꾸이년의 마운틴 코스는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에 좌절한 필자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더불어 겨울이라고 더는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겨울마다 골프를 즐기러 떠날 수 있는 여행지 하나가 내 골프장 리스트에 추가됐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낀다.
유난히 추울 것 같은 이번 겨울. 추위를 피해 떠나는 겨울 골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베트남 꾸이년에 있는 FLC꾸이년리조트&골프로 떠나보면 어떨까.
글·사진_골프 여행 칼럼니스트 오현택 / 정리_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tom@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