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아시안투어 기대주로 촉망받는 김주형(18)이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셰인 라우리(33, 아일랜드)와 같은 조에 편성된 것에 대해 놀라워했다.
김주형은 9일 홍콩 상수의 홍콩 골프클럽(파70, 6710야드)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홍콩 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를 엮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오전 조에서 먼저 경기를 끝낸 김주형은 오후 조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현재, 선두 장이근(27)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주형은 지난해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또 아시안투어 상금 랭킹 1위 재즈 제인왓타나논(태국)과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김주형은 "라우리, 재즈와 같이 쳐서 긴장했는데 정말 즐거운 라운드였다. 초반에 버디를 자신 있게 쳤지만 후반에 안 맞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두 홀에서 다 버디를 잡아 내일 경기를 위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화요일에 티 타임을 보고 (라우리, 제인왓타나논과 같은 조여서) 좀 놀랐다"는 김주형은 "라우리는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아서 하늘 같은 선배다. 많이 물어보고 많이 공부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김주형은 "특히 라우리는 고국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우승하지 않았나. 18번 홀 올라가면서 무슨 느낌이냐고 물어봤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도 큰 무대에서 잘 치고 싶다고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주형은 지난 11월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만 17세에 우승,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아시안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홍콩 오픈에선 라우리, 제인왓타나논과 1·2라운드 같은 조에 편성되기까지 했으니 아시안투어에서 촉망받는 기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김주형은 이날 라우리(1언더파), 제인왓타나논(2언더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김주형은 "그래도 아직 첫날이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쳤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근 임성재(22), 김시우(25)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을 주로 후원하는 CJ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어 이번 대회에서 처음 CJ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나온 김주형은 "먼 미래엔 세계 랭킹 1위도 하고 싶고 메이저 네 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 PGA 투어에서 일정하게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너무 멀고 배울 게 많아서 차분하게 천천히 가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해 긴장했다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78.6%(11/14), 그린 적중률 72.2%(13/18), 퍼트 수 29개를 기록하며 골고루 양호한 모습을 보인 김주형은 "생각한 것보다 스코어가 잘 나왔다. 코스가 짧지만 실수가 있었다. 골프는 완벽할 수 없으니까 그래도 잘 쳤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3일도 오늘처럼 차분하게 일정하게 쳐서 조금씩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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