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거둔 박희영(33)이 "퀄리파잉(Q) 시리즈 도전으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 헤즈의 13번 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ISPS 한다 빅 오픈(총상금 110만 달러)에서 4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혜진(21)과 유소연(30)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2승을 기록 중이었던 박희영은 지난해 상금 랭킹 110위에 머물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투어 시드를 잃어 Q 시리즈에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12년 차 베테랑이 Q 시리즈를 다시 치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박희영은 "골프 그만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희영은 LPGA와 인터뷰에서 "이만하면 내 골프 커리어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Q 시리즈에 도전했고 2위로 마쳤다. 이 도전이 내게 또 다른 자신감을 줬다"고 돌아봤다.
박희영은 "신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올해 투어 13년 차고 지나치게 익숙해질 때에 Q 시리즈를 다녀와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많은 걸 느꼈다"고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했다.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우승 이후 약 6년 7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둔 박희영은 "나는 물론 가족, 남편에게도 좋은 보답이 됐다. LPGA 투어에서 뛰는 다른 한국 선수보다 나이가 있는 편인데, 나의 우승이 어린 골퍼들에게 영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2세인 박희영은 지난해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만 32세로 우승한 지은희에 이후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쌓인 경력만큼 강한 바람 속에서도 노하우가 있었다. 이번 대회 3·4라운드는 핀의 깃대가 크게 휘청일 정도로 경기 내내 강풍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선두권이 줄줄이 타수를 크게 잃을 때도 어떻게든 스코어를 지킨 박희영은 결국 4차 연장전까지 가는 인내심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박희영은 "바람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ISPS 한다 빅 오픈 공식 트위터]